라라윈 바다건너 여행가기 : 세부 씨홀스 다이빙샵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후기
생애 처음으로 스포츠 자격증을 받은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푹 잘 자고 일어났는데, 응?
팔목만 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멍청이. 온몸을 가리는 다이빙수트 입고 다이빙 슈즈를 신으니까 얼굴만 선크림 펴바르고 다른 곳은 선크림을 안 발랐어요. 이 날 부터는 얼굴, 목, 팔목과 손등까지 선크림을 덕지덕지 발랐어요. 래쉬가드도 수트 밖으로 빼내서 좀 더 가렸어요.
#세부 다이빙여행2. 세부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첫날
#세부 다이빙여행3.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세부 앞바다 첫날
세부 씨홀스 다이빙샵 아침
이젠 아무렇지 않게 집에서 아침먹듯 부스스하게 나갔더니, 다이버 선배님이 이리 오라고 하셔서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전날 처음 바다에 가보니 어땠냐고 물어봐주시고, 어드밴스드 과정이 어땠는지 얘기해 주셨어요. 어드 과정을 해보니 세부 앞바다가 그냥 커피라면 어드밴스드 때 가는 해양공원은 TOP라고 했어요. 앞바다에서도 예뻤지만, 해양공원에 가면 놀랍다고 합니다. 너무 맑고 예쁘고, 정말 좋다고...
저는 아직 오픈워터라 해양공원에 가는 것은 나중일인데, 기대가 되었습니다.
샵에서 아침에 된장찌개, 김치찌개와 계란후라이 등도 추가 주문이 된다고 합니다. 옆의 다이버 선배가 시키신거 얻어 먹었어요. 하지만 전 아침으로 나온 떡볶이 탕슉 계란 스크램블 샐러드가 더 좋았어요. (아동 입맛)
바다 입수를 기다리며...#일만 했더니 남은 것이 없더라...
일찍 나가서 수트 입고 그늘의 의자에 기대 있었습니다. 다이빙샵 마당에 야자수가 있는데 누워서 야자수 올려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아요. 다이버 선배님 한 분이 일찍 나오셔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었는데, 마흔쯤에 돌아보니 한 게 없는 것 같아 허탈한 기분이 드셨대요. 젊을 때는 지금 열심히 고생하면 나중에 나이 먹고 즐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동생 한 명이 말하길
"근데 나이 먹고 즐기려고 할 때면 어린 사람들이 좋아할까? 아무리 젊게 꾸미고 노력해도 함께 즐기기 어렵지 않을까요?"
라는 이야기를 했대요. 생각해 보니 나이 먹어서 클럽을 다니거나, 배낭여행을 하거나 하는 것들이 쉽지 않을 것 같았대요. 나중에 돈이 더 생겨도 젊을 때가 아니면 즐길 수 없을 것 같은 것들이 많다고 느껴지셨대요. 그래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즐기기로 마음 먹고 다이빙도 하시고, 여러 취미를 하기 시작하셨다는 얘기를 들려주셨어요. 저도 비슷한 허탈함을 느끼고 있던 터라 격하게 공감되었습니다. 2~30대 때 고생하면 여유롭게 살 줄 알았는데 계속 여유없어요. ㅠㅠ
유독 다이빙을 즐기시는 이유는 바다에 들어가면 머리를 싹 비울 수 있어 좋으셨대요. 멍때리는 것이 뇌에 좋다고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뇌가 쉬도록 멍하니 있기가 어려운데 바닷속에 들어가면 아무 생각이 안 나고, 그렇게 바다에 싹 털고 나오면 홀가분해진다고...
스쿠버다이빙 즐기는 사람들은 마냥 팔자 좋은 사람들일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각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람 사는게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마다의 십자가가 있고, 그것을 푸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뿐인가 봐요.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마무리
전날은 첫번째 입수하고 체력이 바닥난 느낌이었는데, 이 날은 여러 차례 물에 들어가도 좋았어요.
물에 들어가 샘 옆에 나란히 (실제로는 자꾸 샘 밀고 샘을 발로 차며...) 다니며 구경을 했습니다. 두 마리씩 함께 서서 다니길래 제가 커플물고기라고 이름붙인 바늘고기도 보고, 느릿느릿 플로그 피쉬도 봤어요. 예쁜 물고기를 무척 많이 보고, 해파리도 봤어요.
자연보호의 대가 한나샘은 바다생물 안 만지고 눈으로만 보고 조심하는데, 해파리를 보자 저 녀석이 제 손 물었던 녀석이라고 손짓하고 모래로 때찌해줬어요. 해파리 때찌하는데 왜 이리 좋던지.. (해파리 나쁜넘)
미리 배웠던 수신호는 제대로 못 알아듣는데, 수신호가 아닌 의사소통은 손짓 발짓으로 신기하게 잘 알아들어요.
스쿠버다이빙
배우다 보니, 가르쳐주는 샘이 엄마 같습니다. 물 속에서 아기가 되는 학생을 돌봐주는 엄마 같아요. 엄마가 자 이리 와봐, 라고 하면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가듯 샘한테 가고, 잘 안 되면 엄마 나 도와줘 하듯 손 내밀게 돼요.
엄마처럼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려주며 우쭈쭈 잘
했다고 해주고요, 실수해서 제가 위험할 뻔 했으면 저보다 놀라서 위험하다고 큰 소리로 얘기하는 모습들도 참 엄마 같아요.
이 날은 바다 들어갔다 나오니 음료수와 간식을 챙겨주셨어요. 바다에 갔다가 나와서 사과주스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요. 이 땐 몰랐는데 지금보니 짠물 먹고 단거 먹어서 단짠이라 더 맛있었나봐요.
평온하고 예쁜 바다를 바라보며 쉬다가 다시 바다에 들어갔는데, 이 날도 한 건 했어요.
전 날 해파리 쏘인데 이어 성게에 찔렸어요. 또
해파리에 쏘인 줄 알고, 해파리가 수트 위로도 쏜다고 그랬더니, 아니래요. 해파리는 위에 붙을 뿐이라 수트 위로 쏘는 경우는
없고, 수트를 뚫고 들어 왔으면 성게 가시에 찔린 것 같다고 했어요. 나중에 상처 보더니 성게에 찔린거라고...
그런데 성게는 야행성이라 원래 낮에는 바위 틈에 숨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성게에 찔리기 쉽지 않대요. 산호 사이로 무릎을 쑤셔 넣어 성게에 찔리는 어려운 일을 해냈어요! ㅠㅠㅠㅠㅠ
해파리, 성게에 이어 저에게 쓸모없는 복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조류 복이 있었어요. (어복도 아니고...)
전 날도 조류가 셌는데, 제가 있는 내내 조류가 있었어요... 조류 때문에 자꾸 쓸려 내려가는데, 대신 제가 잘 못한걸 조류 탓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샘과 다이버 선배들이 조류 셀 때 오픈워터 배워서 나중에 잘 할거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오픈워터 과정으로 공기통에 공기가 똑 떨어진 상황을 가정해서 BCD에 바람 불어 넣는 것을 했는데, 굉장히 애 먹었어요. 수면에서 어푸어푸 빠져 죽을 사람처럼 삽질을 하다가 간신히 성공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제가 물 속에서 발 안 닿는 것에 대해 엄청난 공포가 있기 때문에 머리가 잠기며 어푸어푸 거리면 패닉이 오는데, 이 날은 괜찮았어요.며칠간 물에서 놀다 보니, 제가 쉽게 안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공포심이 줄어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지켜보는 샘은 마음이 안 좋으셨던거 같아요. 제가 물 먹고 빠져죽을 것처럼 어푸거리고 있는데, 이 과정을 해내야 나중에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대처를 할테니 대신 해주거나 대충 넘어갈 수도 없고, 스스로 해 낼 때까지 알려주면서 지켜볼 수 밖에 없어 짠 했나봐요.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과정을 해보니, 마스크에 물 들어갔을 때, 귀 아플때, 코에 물 들어갔을 때, 물에 빠졌을때, 물 속에서 멘붕 왔을때, 물 속에서 죽을거 같을때 등등의 상황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 차근차근 배우고 될 때까지 실습을 하니까 물 공포가 줄었어요.
앞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지 않을지라도 생존 훈련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펀다이빙
오픈워터 과정을 다른 분들보다 더디한 대신 선물이 있었습니다. 오픈워터 끝나고 펀다이빙으로 물놀이를 더 했어요. 펀다이빙은 말 그대로 물에서 노는거라 교육받는거 없이 재밌다고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한나샘과 마스터님과 (그 날 엄청 감사하며 성함을 기억했는데... 까먹...) 함께 들어가서 바다 구경하며 놀았어요. 알록달록 산호와 물고기 구경하고, 물 속에서 장풍 쏘기 놀이하고, 공기방울로 원 만들기 놀이도 했어요. 수중 셀카 찍고 사진도 굉장히 많이 찍고요. 마스터님이랑 셋이서 찍었는데 그건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 찍었나봐요. 저는 교육생이라 제 한몸 건사하기도 바쁜데 샘이 사진과 동영상 엄청 많이 찍어 주셨어요.
오픈워터 마지막 과정의 죽을 것 같던 그 시간은 금세 잊힌 채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자격증 빨리 따고 나중에 펀다이빙 실컷 하고 싶었어요.
씨홀스다이빙샵 점심
이 날 점심은 닭도리탕과 라면사리 였어요.
밥과 반찬도 푸짐히 나오고요. 밥이 입맛에 잘 맞아서 햄복해요.
점심 먹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와서 샵을 구경했습니다. 일과 시간을 약간 비껴서 리조트 밖에 나와보면 모두 느긋하게 있어서 덩달아 여유로워지는 기분이 들어 좋았어요. 제가 구경을 하든 말든 누가 뭘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편했어요.
티셔츠, 래쉬가드, 워터레깅스도 구경하고, 매점 메뉴도 찬찬히 살펴 봤습니다.
더치커피, 망고쉐이크 말고도 생망고도 있고, 라면, 담배, 비누, 치약 칫솔, 면봉, 면도기, 탐폰, 생리대 같은 것도 있습니다. 면봉이 20페소 (약 400원)이네요. 약간 충격 받은건 담배 가격이었어요. 말보로가 100페소 (약 2,000원)이에요. 이런. 면세점에서 선물로 산 담배보다 더 싸다니....
구경하다 먹먹한 귀 청소를 하려고 면봉 하나를 사들고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드디어 오픈워터 자격증 취득!
좀 일찍 나와서 수영장 옆에서 놀았어요. 흔들의자에 앉아 흔들흔들 놀다가 강의실로 갔습니다. 수영을 못해서, 수영장 수업 이후로 수영장 안을 이용한 적은 없으나 수영장 옆 흔들의자와 침대는 애용했습니다. 동남아 여행이라고 하면 수영장 옆 선베드에서 발 뻗고 쉬는 모습이 연상 되어서인지 수영장 옆에 앉아 있으면 무척 기분이 좋았어요.
특히 이 날은 흔들의자에서 노는데 레스큐 과정 하시는 분이 수영장 수업 받고 계셔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했어요. (다음날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오픈워터 자격증을 건네 받을 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제 평생 스포츠 자격증은 처음이에요.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앙!!!!! 제가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어요!!!!!!!!!
네, 지금껏 장장 4편에 걸쳐 세부 막탄 여행기를 쓴 이유는 오픈워터 자격증 딴 걸 자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에게는 역사적인 일이에요. 수영, 스키, 볼링, 스케이트 뭐 하나 제대로 해 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눈꼽만큼도 없었고, 솔직히 제가 못할거라 생각했어요.
그랬는데..... 제 손에 자격증이 쥐어지니 정말 눈물 핑 돌았어요.
운동고자 몸치를 책임지며 고생 많이 하고, 환하게 웃어주는 한나샘에게 성은이 망극했습니다. 찬양하라, 한나샘을!!!!
오기 전부터 한나샘에게 인생의 위긔가 될거라고 예고를 했었습니다. 제일 가르치기 힘든 학생이 될거라고.... 수영, 스키, 볼링, 스케이트 등등 수 십년에 걸친 실패의 역사도 읊어 줬고요. 만약에 저를 가르칠 수 있다면 진심으로 존경하리라 생각했었습니다.
보통은 2일에 걸쳐 하시는 오픈워터를 일대일 교육 받고도 3일 걸렸으니, 제가 쉬운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못해도 우쭈쭈해주고 계속 물 속에서 함께 놀아주며 재미를 붙이게 해주고, 오픈워터 과정을 마치게 해줘서 정말 정말 고마웠습니다. 한나샘 뤼스펙트!
오픈워터 과정을 하기 전에는 오픈워터 가르치는 것이 제일 쉬울거라 생각했습니다. 개론 가르치듯 개론이 쉽고, 심화 과정으로 들어갈수록 어려운 건줄 알았죠. 그러나 바다생활은 오픈워터 첫 단계 교육이 가장 힘들어 보였습니다. 한나샘께 오픈워터가 제일 쉬울 줄 알았는데 오픈워터 교육이 젤 힘든거 같다고 했더니 오픈워터할 때가 샘들도 제일 긴장하고 신경 많이 쓴다고 합니다..
아무튼 제가 오픈워터 과정을 마쳤어요~~~~~~~!!!!
저 오픈워터 다이버에요!!!!!!!!!!
저 물 면허 있는 여자에요!!!!!!!!!!!!!!!!!!
샘들과 함께 한 저녁
한나샘과 크리스틴 샘과 함께 막탄 심야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크리스틴 샘은 다이빙은 멘탈 게임이라고 정의하셨습니다. 익숙해질수록 몸의 움직임은 적은데 명상하는 시간이 길어진대요.
모든 분들이 얘기하시는 내용을 관통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 받고, 사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어딘가 사라지고 싶을 때 바닷속으로 뛰어 들면 완벽히 차단이 되며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 했습니다. 생각들은 바다에 던져놓고 물 속에 몸을 맡긴 채 둥둥 떠 있을 때 그 황홀함이 좋은가 봅니다.
아직 제 몸을 못 가누기 때문에 둥둥 떠 있는 황홀경을 느끼진 못했지만, 무서운데 예쁘고, 불편한데 편안하고 묘한 것이 있었습니다.
무서워... 어머! 파란 물고기다 엄청 예쁘다, 아, 무서워, 우와아아 형광 물고기 진짜 예쁘다, 대박. 무,. 우와 뱀이다! 대박 대박! (뱀은 매번 봐서 이제 신기하지도 않음)
망망대해다,
무서워....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대박. 물고기 떼 진짜 예쁘다.... 우와 좋다... 신기하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물 속에서 편히 숨쉬고 있고요.
물 밖으로 나오면 힘든데 또 들어가고 싶고요.
겸손한 마음도 생겼어요.
거대한 망망대해 앞에 저는 정말 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잘 살아 있었던 것도 스스로 기특하게 느껴지고, 제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정말 쪼그마했다는 것도 느껴지고....
선생님들은 이미 달관하신 것 같았습니다. 바다는 어떨지 들어가보지 않으면 모른대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아침 다르고 점심 다르고...
전문가로 수 년간 매일 바다에 들어가고 있지만, 바다는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제 어땠는지는 말해줄 수 있는데 오늘 어떨지 내일 어떨지는 알 수가 없다고....
자연 앞에 좀 더 겸손하고 내려 놓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겸허한 마음으로 배를 채우고, 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이 날은 리트리트 스파 마사지에 갔어요. 미리 설문지를 받고 마사지 후에 만족도 평가를 해서 관리하는 곳이래요.
한국 스타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고,
환영 음료를 준 뒤 설문지부터 작성했습니다. 한국어였어요.
여기 오니 영어와 필리핀어 못해도 즐기고 노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편했습니다. 마사지사 분들도 간단한 한국어를 잘 하셨어요. "안 아퐈요?" "괜챠나요?" 같은 것을 물어 보십니다. 영어로 해도 "Are you okay?" 정도라 큰 문제는 없었어요. 언어 스트레스가 없고, 마사지 가격은 한국의 몇 분의 1 밖에 안 되니 흡족했습니다. 근육이 쫙 풀리게 마사지 받고 나면 너무 감사한데, 팁으로 50페소(약 1천원) ~ 100페소 정도 (약 2,000원)로 감사를 표할 수 있어 좋았어요.
마사지 노곤하게 받고, 씨홀스 다이브샵으로 걸어오는 길에 허니 트리 라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허니트리에서 벌꿀 아이스크림 사 먹고 옆 가게도 구경하다 보니, 근사한 바 레스토랑이 있어 내일은 옆가게에 와서 저녁 먹기로 했어요.
여행지 가면 맛집 찾느라 바빴는데, 이번에는 세부 막탄 맛집을 한 번도 검색하지 않고 그냥 다니니 재미있고 편했어요.
제게 이 번 여행이 너무나 좋았던 것은 '검색'을 안 해서인가 봐요. 그냥 동네 사람인양 혹은 주변 직장인 인 것처럼 오늘은 저기 가볼까 하면 쫄래쫄래 따라 다니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걸어오는 길에 본 필리핀 유심 클래시오브클랜 결합 상품이에요. 지금은 COC 함께 하는 분들이 줄었으나, 한창 COC 할 때 필리핀 팀들이 정말 무서웠거든요. 이것들은 밥먹고 게임만 하나 싶을 지경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여기는 게임 프로모가 있어서 게임을 하면 데이터를 주거나 특정 게임은 데이터 차감을 하지 않는 무료 앱으로 지정되어 있더라고요. 1.5GB 상품인데 클래시오브클랜 게임은 데이터 무제한이거나 클래시오브클랜만 1gb를 따로 주는 식이었어요. 지금은 다른 게임 프로모를 해서 클래시오브클랜에서 무시무시했던 필리핀 팀들이 줄어들었나봐요.
어느덧 세부에서 4일이 갔습니다. 느링느링 흐른거 같은데도 시간이 참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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