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바다건너 여행가기 : 필리핀 세부 스쿠버다이빙 여행 마지막날
전 날 일기도 못 쓰고 잠들어서 인지 아침에 6시 좀 넘어 깼습니다. 침대에서 뒹굴대다가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수영장 옆 쇼파에서 여유를 부리고 싶었어요. 마지막 날이니까...
큼직한 침대쇼파 위에 올라가 어드밴스드 자격증 교재를 읽었습니다. 교재말고 책을 가져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조트 수영장 옆의 침대쇼파에서 누워 뒹굴거리니 세상 행복했습니다.
수영장, 대숲. 참 좋은데 마지막 날 입니다....
#4 세부 씨홀스 다이빙샵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후기
#5 세부 해양공원 후기, 스쿠버다이빙 어드밴스드 첫날
바쁘니까 최대한 짧게 2박3일에 끝내고 싶다고 징징거렸는데, 5박6일도 너무 짧게 후루룩 지나갔습니다. 시간되는 사람들은 비행기표 변경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백분 공감했습니다. 그냥 여기 좀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씨홀스다이브샵 조식
아침 먹기 전 영상 찍어 주신 것 구경했어요. 바다뱀이 나오는데 어제 함께 다이빙했던 뱀박사님이 (생물학과 교수님이신듯) 뱀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머리에 노란 반점이 2개 있는 흰꼬리 뱀 어쩌고라고 알려주셨으나 이름은 잊어버렸고, 바다뱀들은 다 맹독이고 육지 코브라의 10배 정도의 독이 있다는 말씀이 뇌리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애초에 만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지만, 앞으로는 더더더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카레, 오뎅볶음, 소세지, 제육볶음. 늘 제 취향인 식사입니다.
마지막날이라 비행기를 타야 하니 멀리 가진 못하고, 근처에 갔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공기통에 산소가 21%인가 이고 질소가 79% 정도이고, 바다 속으로 내려가며 압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곧장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 이유가 맞았나 가물가물...)
다이빙 컴퓨터를 쓰면 개인에 맞는 정확한 비행금지시간이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12시간 정도를 지킨다고 합니다.
2박3일 와서 빡세게 마지막날까지 다이빙하고 바로 비행기 타는 계획은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쉬운 시간
이제는 익숙해진 세부 앞바다 마린스테이션 입니다. 물 맑고 예쁜 곳.
오픈워터 내내 여기에 왔는데, 마지막 날 본 마린스테이션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물고기도 굉장히 많고 예뻐요. 제가 바닷속이 예쁘다고 할 때마다 다이버 선배님이 "이제 보이기 시작하는거죠." 라고 하시더니, 같은 장소에 다시 들어가보니 확실해 졌습니다. 첫날 둘째날 정신이 하나도 없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참 예뻤습니다. 포근하고요. 이 예쁜 곳이 왜 그리 무서웠을까요.
첫번째 다이빙을 마치고 올라오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제서야 호흡도 잘 되고, 마스크에 물도 안 차고, 이퀄라이징도 잘 되고.... 물이 편안해졌는데, 가야 되네요. 멍하니 아쉬움에 투명한 바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다이빙. 내려가는데 발밑에 뱀이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바다뱀이 맹독이며 코브라 독의 10배라는 말씀이 떠올라 화들짝 놀라 옆으로 피했어요.
마지막까지 조류 복이 있어 둥둥 물살에 떠다니며 바다 공원을 구경했습니다. 참 예쁘고, 참 포근하고.... 마냥 좋았어요.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은데 가야 하다니.....
올라와서 수련회 마지막날 울먹이는 꼬마처럼 아쉬워 했더니, 한나샘이 거 보라고 했어요.
한나샘 말 듣기를 잘했습니다. 여기 이틀 더 있는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닌데, 오기 전에는 왜 그리 바쁘다며 조바심을 냈는지....
정말 저는 실질적인 시간의 여유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나봐요.......
씨홀스다이브샵 중식
조금전까지 배에서는 울먹울먹 아쉬워하다가 점심으로 찜닭이 맛있어 급 행복해졌습니다.
찜닭, 떡볶이, 오이무침, 수제비, 부침개, 깻잎전, 고구마 튀김, 계란조림, 샐러드. 마지막까지 씨홀스다이브샵 식사는 몹시 제 취향이었습니다.
스쿠버다이빙 어드밴스드 자격증
밥 먹고 샤워한 뒤에 마지막으로 어류식별 수업을 받고, 어드밴스드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첫날 전 못할거 같다며 파워 징징이 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2개나 생겼습니다. 감개무량이 이럴때 쓰는 말 맞죠...
운동고자 배틀 뜨면 다 이길 자신이 있을만큼 운동신경 없는 완전 몸치가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받게 되다니...
하지만 아쉽게도 떠날 시간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정들었던 리조트 안녕. 또 보자.
세부의 마지막 밤, 시마 마사지 & 골든게이트 레스토랑
마지막은 시마 마사지에가서 뜨뜻하게 스톤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마사지샵마다 특색이 있는 듯 합니다. 여기도 좋았어요.
그리고 골든게이트에서 만찬을 즐겼습니다. 제가 어드밴스드 자격증 딴 기념으로 다이버선배님이 밥 사주셨어요. (다이버 선배님들, 사랑합니다!)
골든게이트는 세부 막탄 중심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레스토랑 이라고 합니다. 한국인이 주문을 받고 개별 방으로 분리되어 있어 쾌적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해산물도 맛있고, 쌀국수도 맛있고, 스테이크, 깔라만시 주스도 맛있었어요.
다음에 다시 보게 된다면 인연이라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이제는 길도 조금은 익숙해졌습니다. 현지인처럼 일과 끝내고 나와서 밥먹고 놀다 다시 들어가는 날들이 재미있었는데....
돌아와 마지막 짐을 쌌습니다.
새벽 비행기라 시간이 남아 밖에서 스쿠버 다이빙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특별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스쿠버다이빙 동영상 봐도 감흥이 없었는데, 눈이 떠진건지 '저거 아까 본 물고기다!' '지혜샘이다! 크리스틴샘이다!' 이러면서 보니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멍하니 동영상 보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장님, 선생님, 다이버 선배님들, 헬퍼와 마스터님들...
너무 고맙고 아쉽고 그립고....
더 지체하다가는 눈물이 날 것 같아, 꾹 참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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