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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썸남 썸녀 공략법, 대학원 생활에 대한 오해와 실제?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대학원생 썸남 썸녀 공략법, 대학원 생활에 대한 오해와 실제?

개강입니다. 저는 서른 살이 넘어서 직장 다니다가 다시 대학원에 입학했기 때문에, 조금은 편하게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30대 프리미엄, 왕고언니 프리미엄에다 자대생 프리미엄을 누리며 즐거운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학과에 어리고 예쁜 동생들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이런 자랑질을 하면 주위의 솔로남들이 도끼눈을 뜨며 소개팅을 해달라고 하곤 합니다. 실제로 예쁜 솔로 동생들이 많기도 참 많아요. 그 덕에 석사시절 동생들 팔아(?) 맛있는 것을 많이 얻어먹곤 했는데 (미안하다) 그다지 결과는 좋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대학원 생활에 대한 이해가 너무 적어 잘 안되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썸씽과 연애는 고사하고, 우선 소개팅을 주선했을 때 질문 2개에 끝이 날 때도 꽤 많았습니다. 


대학원생이 듣기 싫어하는 질문 2가지

1. 대학원은 원래 회사 다니면서 저녁때만 가서도 학위 따던데?

사실은 저도 회사 다니다가 대학원 진학 할 때, 상당히 여유로울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제가 대학시절에 봤던 (10년도 더 전에 본) 대학원은 회사 다니면서 쉬엄쉬엄 다니며 학위 따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대학원 별로, 학과별로 그렇게 조금은 여유롭게 다닐 수 있는 학과가 있기도 한데, 일반대학원은 아니었습니다. ㅠㅠ
딱히 월급을 주는 것은 아니나 9 to 6, 수업이 낮에도 있지만 저녁에도 많아서 9 to 10인 레알 풀~ 타임 학교에 들러붙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학과 별로, 교수님의 성향 별로 매우 다릅니다. 제가 속해있는 심리학과만 하더라도 팀별로 9 to 10을 넘어 거의 학교에서 숙식을 할 기세인 팀도 있고, 수업만 딱 듣고 사라지는 팀도 있습니다. 그러나 흔히(?) 이야기 하듯이 회사 다니면서도 다 하더라.. 라는 그런 분량은 확실히 아닙니다.

입학할 때부터 "합격하면 회사는 그만두겠다. 풀타임으로 공부하겠다." 라는 약속을 하고 입학하기도 했고, (입학 면접에서 확인하심) 개인의 목적이 학위를 노리고 왔던, 취업이 안되어서 왔던 간에, 대학원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왔다는 가정을 하고, 공부를 참 많이 시킵니다. 행여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고 띵가띵가 놀까봐 교수님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분량을 내주십니다. 해도 해도 끝나지도 않아요. 이 것이 매주 계속되다 보니, 대학원생들은 해야 될 일이 끝나지가 않는 스트레스가 커요. 고3 때처럼 해도 해도 공부라는 것이 끝나지는 않는 상태인거죠. 놀아도 노는 것 같지 않고,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은.

그런데 "대학원은 원래 회사 다니면서도 다니고 그러는거 아닌가?" "대학원생이 뭐가 그렇게 바빠요?" "대학원이 젤 땡보직 아니에요?"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 그냥 첫 시작부터 빈정 상합니다.


2. 졸업하면 뭐 할건데?

흔한 질문인데, 달갑지는 않은 질문입니다. 대학원생은 최연소라고 해도 대학졸업 후 입학하기 때문에 스물 서너살은 됩니다. 보통 스물 대여섯이고, 소개팅을 하는 대상은 같은 대학원생이거나 직장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풋풋했던 대학 새내기 시절과는 달리 이 때의 소개팅은 은근히 결혼을 염두에 둡니다. 그리고 질문도 현실적이에요.
졸업하면 뭐 할거냐는 질문이 순수한 호기심이었을지라도 그리 순수하게 안 들립니다.

현재 대학원생인데 2년만 기다려주면 취업을 해서 밥벌이를 잘 할 것인지..
아니면 행여 이 사람을 만나서 대학원 박사과정 등록금 까지 대며 뒷바라지를 해야 되는 것은 아닐지..
투자 대비 성과가 있긴 있을지..


걱정이 당연히 될 것 같습니다. 집이 부유해서 계속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이런 질문이 대수롭지 않게 들리겠지만, 넉넉치 않은 형편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경우는 누가 묻지 않아도 매일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대학원 논문 통과를 하려면 친구들보다 나이는 두 세살 더 먹게 되고, 대학원 학비는 2천만원 정도는 더 까먹게(?) 되는데, 그렇다고 확실히 보장된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직장생활 하다가 대학원 진학 한 사람들도 비슷해요. 대학원 졸업하고 되돌아 갈 수 있을지 어떨지도 불안한데다가, 그나마 모아놓은 돈은 대학원 학비로 계속 쓰기 때문에 대학교 4학년 때 보다 더 불안해 합니다. 그나마 대학교 4학년 때는 나이라도 어렸는데, 대학원 졸업하고 나면 나이도 먹기 때문에 결혼 문제도 간과할 수 없으니까요.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개팅 등에서 아주 순수하게 "졸업하면 뭐 할거에요? 취업은 잘 돼요?" 라고 물어도 예민하게 울컥하기 십상입니다. ㅠㅠ



대학원생 썸남 혹은 썸녀가 있다면

1. 시간에 너그러워질 것

수업 없는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낮 수업에서 과제 폭탄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교수님이 지시하신 것이 있을 경우에 저녁 약속은 물 건너 갑니다. 세미나가 8시에 끝날 줄 알고 약속 잡아놨는데 토론이 길어지면 9시 10시에 끝나는 날도 있고요. 이렇게 몇 번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서 시간 약속을 깨게 되면, 너무너무 미안해 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몇 번 약속이 어그러지면, 보통은 오해를 합니다. 여자가 싫어해서 피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거나, 개념이 없어서 그런다고 오해해서 끝납니다. ㅜㅜ

"그쪽만 바쁜게 아니잖아요.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할 일이지, 왜 자꾸 시간 약속을 어깁니까."

라며 울컥합니다. 소개팅해서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에 대학원 생활의 비애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어렵고, 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약속을 어긴 것은 사실이니 미안해서 남자가 마음에 들었어도 말도 잘 못합니다.

"이래서 대학원 다닐때는 그냥 공부만 해야겠다. 이걸 이해해 줄 사람이 없어."

라는 자조적인 한숨을 쉬며, 무적의 솔로부대의 결속력을 다질 뿐 입니다.
그래서 대학원생의 연애가 순탄한 상황은 오래 사귀어서 서로의 스케쥴에 관대한 경우, 남자도 바빠서 약속 깨지거나 변경되는 것에 아주 관대한 경우였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남자가 시간이 많으면서 이해심도 많은 경우이나.. 드물고요. ^^;;;


2. 경제적 부담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경우, 우선 먹고 살만할거라는 예상을 많이 합니다.
집이 좀 살만 하니까 대학원 보내주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실제로 부자집 딸래미들도 많지만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어차피(?) 학자금 대출 받는거 더 받는다는 개념으로, 정말 공부가 더 하고픈 나름의 열정 때문에 생활고를 감수하는 경우도 있어요.

부잣집 딸을 만난 경우는 예외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원생의 경우는 거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ㅜㅜ
직장생활 좀 하고 대학원에 온 사람들도, 한 학기가 지나면 점점 위축돼요. 모아놓은 돈에서 학비 내고 생활비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거든요. 공부만 하는 것 같은데도 무슨 생활비가 그렇게 많이 나가는지....
아무튼 소득이 있는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원생을 만날 경우 아무래도 직장인인 쪽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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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든든한 지원군


에혀. 무슨 연애야. 그냥 빨리 논문이나 쓰고 졸업해야지.

라고 하면서도 연애하고 싶어합니다. 입시생 때와 비슷해요. 입시에 전념해야 되는데 무슨 연애냐고 하면서도,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심리 입니다. 그래서 서로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을 만날 경우 다른 때보다도 더 끈끈해져요.

저희 과는 남학생이 아주 희귀하다보니 CC 탄생율도 아주 높습니다. 한 명 있는 남학생이 대체로 졸업과 동시에 여자친구 (곧 부인이 되곤 함)까지 얻어 나가는 분위기입니다. 대학원 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하면서 서로 의지가 되어 더 끈끈해지는 듯 합니다.

그래서 대학원생 썸녀가 정말 마음에 든다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잘 통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본 몇 몇 학교의 대학원생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대학원 생활을 하는 분들도 참 많을 겁니다.
그러나 대충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썸남 혹은 썸녀가 제 주변의 대학원생들의 생활과 비슷한 것 같다면, 그들은 팔자 좋아보이는 외관과 달리 상당히 예민하고 힘든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이 맞춰줘야 됩니다. 힘들 때를 함께 해 준다는 것이 말은 참 멋지지만, 그걸 견뎌야 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지가 않습니다.
2년여 정도를 좀 기다려 준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연애를 해야 될 상대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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