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먹거리 이야기: 두레생협 후기, 안전한 무농약 유기농 식품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
저도 드디어 두레생협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두레 생협, 한살림 같은 유기농 매장이 괜찮다는 추천은 많이 들었으나,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 불광천에 운동하러 다니다보니 응암역 옆에 작은 두레 생협이 있었습니다.
입소문을 많이 들었던 두레 생협, 한살림 유기농 매장
화학조미료 전혀 안 쓰시고, 일일이 새우 빻고 홍합 빻아서 천연조미료 만들어 쓰시는 분들, 다른 곳에는 짠순이면서도 식구들 안전한 먹거리에는 돈 안 아끼시는 분들이 애용하는 유기농 매장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유기농 매장이나 쇼핑 정보는 주로 여자분들에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생협은 남자분들이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우리 와이프는 아이들 먹는거 아무 거나 안 먹여요. 빵 하나도 생협가서 우리밀 빵 사 먹이고, 식구들 먹는 것은 안전한 유기농 식품만 먹여요. 와이프가 주는대로 먹어보니 생협이 가격이 조금 있긴한데 괜찮더라고요."
"저희 와이프 피곤해도 생협까지가서 장봐요. 와이프가 해주는건 전부 무농약 유기농 ㅋㅋ"
이런 자랑을 종종 들었습니다. 남자분들도 아내가 좋은 먹거리 챙겨주는 것이 내심 좋으신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고, 생협 매장이 괜찮은가 보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이런 이야기를 들을 당시 저는 집에서 아무 것도 해 먹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한 귀로 듣고 흘렸었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생협 매장을 찾으니 괜시리 반가웠습니다.
매장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바로 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사던대로 시장과 슈퍼에서 싼 먹거리를 사 먹었는데, 며칠 전에 유전자조작콩의 위험성에 대한 기사를 또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출산 전의 미혼여성은 제발, 절대로, 유전자조작식품 먹지 말라는 것을 보니 싸다며 1000원짜리 수입콩두부를 매일 사다 먹은 것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흠... 그래서 유전자조작없는 non gmo 두부를 사러갔어요.
생협, 한살림 등을 이름으로만 들었지 로고나 간판을 처음 봐서 낯섭니다. 이러니 눈에 안 띄었나 봅니다.
유기농 무농약 식품임에도 착한 가격, 그러나 조합원 번호 없으면 구입을 못해...
입구에 "두레생협 조합원은 언제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이 약간 걸렸지만, 용감하게 들어가 보았습니다.
유기농 식품, 무농약 식품이라서 이마트 유기농 제품 가격대를 생각했는데 훨씬 쌉니다.
우선 non gmo 두부 가격이 1800원입니다. 마트에서 풀무원 CJ 국산콩 두부 한 모에 3,500원 정도거든요. 두부가격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요즘 사과 당근 케일주스를 열심히 먹고 있는데, 케일이 한 봉지에 천원이었습니다. 이마트 (유기농 아닌) 케일이 1400원 정도인데 유기농 케일이 1000원이라니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농약 당근도 3개 2천원이었습니다.
가격이 전체적으로 유기농, 무농약 채소임에도 싼 편입니다.
기분이 좋아져서 몇 가지를 신나게 담았습니다.
계산대에 가지고 가니 조합원 번호를 말해달라고 합니다. 조합원이 아니라고 했더니 두레 생협 조합원 가입은 현금 3만원을 낸 뒤, 1주일에 한 번씩 천원을 내면 된다고 했습니다. 지갑을 열어보니, 운동 나오면서 현금 만원이랑 카드만 들고 나와 3만원이 없었습니다. ㅠㅠ 신나게 장 본 것을 내려놓고 털레털레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잽싸게 머리를 굴리며 계산을 해보니, 두레 생협 가격대가 이마트 유기농 제품의 반값 정도라서 3만원 어치만 사도 본전을 찾을 수 있고, 3만원어치 이상 구입하는 순간부터는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은행 CD기에서 돈을 찾아서 다시 갔습니다.
두레 생협 가입 방법
'조합원'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재건축 조합원, 노동 조합원 같은 투쟁의 이미지가 떠올라 좀 낯설었습니다. 조합원이라니....
3만원을 내고,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서 드리니 가입이 되었습니다. 가입 기념으로 EM 비누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가입비가 아니라 출자금, 탈퇴 시 환급 가능
제가 낸 3만원은 가입비가 아니라 '출자금'이라고 합니다. 생협 운영 용도로 사용이 되나 봅니다. 3만원 외에 매주 장을 볼 때 1천원씩이 출자금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1주일에 여러 번 장을 보더라도 천원이고, 3주에 한 번 갔다면 갔을 때만 1천원을 내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돈은 가입비가 아니라 출자금 이기 때문에, 나중에 생협 조합원 탈퇴를 하겠다고 하면 전부 돌려준다고 합니다.
두레생협은 다 이용 가능
은평 두레 생협이길래 여기서 가입하면 불광점, 구산점에서도 쓸 수 있냐고 물어보니 우선 은평 두레 생협에서는 다 되고, 타지역 두레생협을 가도 조합원 번호를 이야기하면 물품 구입을 할 수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두레생협 식품은 국내산, 유전자조작 없음, 성장호르몬제 및 식품첨가물 사용안함
두레 생협의 생활재는 국내산이고, 유전자 조작 없고, 성장호르몬제 및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생산이 되지 않는 커피, 생선 등은 민중교역을 통해 공급한다고 하는데, 민중교역의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를 팔고 있었는데, 비슷한 의미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외에 안내 문자 발송, 반품 등에 대해 안내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식품을 교환, 반품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야채도 반품이 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배송안내가 있는 것을 보니, 배송도 되나 봅니다.
만족스러운 두레 생협 유기농 무농약 식품들
조합원에 가입한 뒤 사려던 것들을 다시 담아서 계산을 했습니다.
케일, 당근, 두부, 김, 율무, 차조, 고추장을 사왔습니다.
non gmo 두부인데 1,800원이라 아주 마음에 듭니다.
무농약 농산물이라고 합니다. 농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가급적 권장시비량의 3분의 1 이내만 사용한 농산물이라고 합니다. 농약에는 아직 그리 민감하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기왕이면 무농약 농산물이 좋겠지요. 사과 당근 케일주스 만들어 먹어보니 맛있었습니다.
김도 다 먹어서 사왔는데 김 가격은 마트와 비슷합니다. 유기가공식품이라고 인증 마크가 붙어있는데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격이 그냥 김과 똑같으니까 기왕이면 유기농 김이 좋으려니 하면서 사봤습니다. 맛은 괜찮습니다.
만족도 ★★★★★ 짜리 고추장입니다.
합성보존료, 인공감미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적혀있습니다. 두레 생협에서는 이마트에서 파는 2.5kg짜리 큰 네모난 통에 들은 것은 있지도 않았습니다. 작은 병 하나에 9500원이면 좀 비싸다 싶긴 했는데, 어차피 고추장을 많이 안 먹으니 좀 좋은 것을 사도 될 것 같아 사보았습니다.
국산 무농약 고추가루 30%, 국산 메주가루 5%, 국산 무농약 찹쌀가루 12%, 조청, 천일염, 엿기름 매실발효액, 간장, 사과즙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고추장을 사왔으니 한 숟가락 찍어서 먹어보았는데, 오오오오오오오!
엄마가 만든 고추장과 맛이 비슷했어요. 맵고 칼칼 개운합니다. 들쩍지근한 고추장이 아니라 진짜 고추장이었어요. 맛있어서 밥도 비벼먹고, 장떡도 만들어 먹고, 수시로 찍어먹고 있습니다. 예전에 마트에서 사온 고추장은 2년 정도 먹었는데, 이건 맛있어서 금방 다 먹게 될 것 같습니다. 된장도 떨어지면 생협 된장 사다 먹어봐야겠어요.
두번째 쇼핑: 좀 당황스럽기도 한 못난이 식품
처음 사온 것들이 만족스러워서 두번째 쇼핑을 갔습니다. 이번에는 양파, 계란, 감자 등을 사러갔어요.
양파 1kg 한 망에 2200원이고 감자도 4천원 정도라 마트보다는 확실히 싸고, 재래시장 가격과 비슷했습니다. 무농약 식품 또는 유기농 식품임에도 가격은 괜찮은데, 못나고 조그만 것들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양파망에 알이 굵은 양파들이 고르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들쑥날쑥한 크기가 담겨있고, 어떤 망에는 레몬보다 작은 쬐그만 양파만 잔뜩 들어있기도 했습니다.
늘 알이 굵은 큼직한 것들만 사 먹다가 유기농 무농약 매장의 들쑥날쑥 못난이 식품들을 보니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원래 유기농 식품, 무농약 식품들이 못난이가 많다고 듣기는 했으나, 막상 사려고 보니 머뭇거려졌습니다.
또 한 가지 당황스러웠던 것은 늦게 가서인지 떨어진 것들도 꽤 있었습니다. 유기농 우유도 사려고 했는데, 이미 우유는 매진되어 없었습니다. 마트처럼 많은 양을 잔뜩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두레 생협 장점 단점 간단 정리
장점
1. 유기농 무농약 식품이 싸다.
마트의 유기농 제품과 비교하자면 거의 반값 입니다. 시장에서 사는 그냥 식품 가격과 비슷합니다.
2. 채소 뿐 아니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품목이 꽤 다양하다.
5대 영양소를 고려한 식품은 다 있고, 비누, EM 용품 등도 있고, 뜬금없는 도자기와 냄비도 팝니다. 유기농 과자같은 간식도 종류가 꽤 많습니다.
3. 인터넷 쇼핑도 된다.
http://dure-coop.or.kr/ 두레생협 들어가보니, 매장에서 봤던 것보다 더 많은 품목이 있네요. 다만 카드결제 안되고 CMS 결제를 해야 하고, 배송일이 1주일에 한 번이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단점
1. 마트처럼 화려하지 않다.
작은 매장에 정갈하게 꽤 많은 것들이 놓여있지만, 그래도 바로 옆의 8층짜리 이마트에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2, 종류가 한정적이다.
생각보다는 종류가 다채롭지만, 그렇다고 제가 좋아하는 것이 다 있는 것은 아닙니다.두부, 채소, 장류 등을 구입하는데는 문제가 없으나 과일은 종류가 적고 선도도 좀 떨어졌습니다.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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