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춘천 데이트 코스 추천 :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 진짜 원조 춘천 닭갈비 맛집
춘천 닭갈비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어봤으나, 정작 원조 석쇠 닭갈비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뽁냥과 미스티러브님,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님이 추천하셨던 춘천 원조 닭갈비는 석쇠에 구워주는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이었습니다. 원래 조그마한 집에서 시작하여 옆집까지 늘려서 외관은 볼품없고, 이름도 따로 없이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이나 맛 만큼은 끝내준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춘천 가는법, 용산역 ITX 청춘
요즘 차가 고장난 덕에 기차 여행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춘천 가는법은 용산역에서 ITX 청춘 기차를 타면 1시간 남짓 걸려 춘천역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ITX 청춘 타는 곳은 KTX 타는 곳이 아니라 1호선 지하철 역 입구에 붙어 있었습니다. 지하철 개찰구 한 쪽이 열려 있고 그곳으로 ITX 청춘 탑승객들이 드나듭니다. 왠지 지하철 요금 안 내고 타는 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 들어가면서도 괜히 뒤통수가 따갑게 느껴졌습니다.
으아... 이거 무슨 기차여행이 이런가요. 기차여행의 여유, 낭만 따위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이고, 번잡한 지하철 역 포스를 펑펑 뿜어내며 사람들이 버글버글합니다. 그리고 용산역에서 15분 전부터 여유로이 탑승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기차는 정확히 출발시간에 맞춰 역으로 들어옵니다.
타는 곳에 ITX 청춘 표지판이 없으면, 이 곳이 ITX 청춘 기차 타는 곳이 맞는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하철인 줄 알고 타셔서 남의 자리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도 많으셨습니다. 계속 기차내에서는 "이 열차는 별도의 티켓을 구입하셔야 하는 ITX 청춘 열차입니다.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으신 분은 내리셔서..." 라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기대했으나 서울에서 춘천가는 ITX 청춘 열차는 도떼기 시장 분위기 였습니다. 제가 기대한 건 이게 아니었어요... ㅜ_ㅜ
중간 중간 가평과 강촌을 지나니 그제서야 기차여행 온 기분이 났습니다.
강촌역을 보면서는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십 수년 전에 강촌으로 MT 올 때는 이런 풍경이 전혀 아니었는데...
지금도 방만 어마어마하게 큰 단칸방의 허름한 MT촌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기차여행이 실감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용산역에서 춘천역에 가는 내내 지하철 프리가 잡혀요. 지하철 프리존이어서 오가는 동안 데이터 무료인 것은 무척 좋았는데, 그래도 기차 탔는데 지하철 프리가 되니 자꾸 지하철 탄 기분이었어요.
더불어 주말 경춘선은 정말로 청춘들이 많았습니다. 뒷자리 커플의 오글거리는 대화가 들려서 제 손발이 소멸할 것 같았어요. 차창밖을 내다보며 "자기야, 우리 나중에 저런 곳에 집 짓고 살자." "좋아 자기야." 이런 대화가 난무하는 주말의 ITX 경춘선입니다. 솔로들은 이어폰 필수입니다.
춘천역
춘천역에 내리니 102 보충대 가는길 표지판이 나옵니다. 저는 무덤덤하나, 102 보충대 가는길 표지판을 보자마자 남자분들은 침울해지셨어요...
도떼기 시장같던 ITX 청춘 열차 상황을 보며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춘천역에 도착하니 조용했습니다. 조용하고 황량하리만치 넓게 하늘이 보였어요.
진짜 춘천 원조 닭갈비 맛집,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
춘천역에서 진짜 춘천 원조 닭갈비 맛집인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까지는 1km 남짓이라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고 하나 저는 초행길이라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기본료 나와요.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 이요." 라고 하면 기사님이 바로 데려다 주십니다. 2시쯤인데도 "그 집은 가서 줄 서야 할텐데.." 라고 하시더니... 도착해 보니 정말로 줄이 길었습니다.
그래도 석쇠에 구운 진짜 춘천 닭갈비를 먹어보고픈 마음에 기다려서 들어갔습니다. 1층의 본점, 옆집, 본점 2층, 옆집 2층까지 있는데도 줄이 이렇게 길다니...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줄을 서는지 궁금했습니다.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 메뉴
춘천 닭갈비 집 가면 닭갈비와 막국수를 패키지로 팔아서 당연히 그러는 줄 알았는데,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은 메뉴에 닭갈비만 있습니다. 뼈없는 닭갈비, 뼈 있는 닭갈비, 오돌뼈 닭갈비, 닭내장, 닭똥집, 닭발 뿐이에요. 막국수는 없어요. 1인분 300그램에 만원입니다.
뜨끈뜨끈 열이 펄펄나는 숯불부터 들어옵니다.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는데 뜨거워요.
뼈없는 닭갈비를 주문했더니 쟁반에 담아가지고 오셔서 석쇠에 얹어주셨습니다.
밑반찬으로 부추 야채 무침과 신선한 상추, 깻잎, 고추가 나왔습니다. 야채 무침 양념이 새콤하고 감칠맛나서 여러 번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흔한 야채 무침인데 향긋한 야채들과 양념의 조합이 기가 막혀요.
옥수수 동동주도 하나 시켰는데 노란 빛이 도는 탁주였습니다.
양념된 고기를 석쇠에 구우면 잘 타니까 자주 뒤집으라며 집게를 두 개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부지런히 뒤집으니 금방 익습니다.
처음에 한 점 넣고는 "이 집이 왜 그렇게 유명한 지 잘 모르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서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야채 무침 양념이 기가 막힌 것처럼, 닭갈비 양념이 기가 막혀요. 자극적인 것도 아니고 매운 것도 아니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데 맛있어요. 자꾸 젓가락이 가는 감칠맛이 있습니다.
방에도 드럼통이 놓여 있는데 아래쪽에 바람구멍이 있습니다.
석쇠는 말씀드리면 갈아주시는데, 뜨겁지 않아서 직접 집어다 갈았어요. 양념 고기라 석쇠가 금방 까매져서 6인분 구워먹으며 네 번 정도 판을 갈았어요.
된장찌개 입니다. 시골집 할머니 된장찌개처럼 맛이 강해요.
김치도 직접 담근 무김치에요.
춘천의 진짜 원조 닭갈비집에 왔으니 1인당 2인분씩 먹자며 욕심껏 주문했는데, 1인분 300그램 양이 꽤나 많아서, 중간쯤에 배가 불러 허덕거렸습니다. 그러나 마성의 닭갈비라 결국 한 점도 안 남기고 다 먹었어요.
포장도 된다는데, 집에는 숯불이 없으므로... 포장은 참았습니다. 찾아간 보람, 기다린 보람이 있는 아주 맛난 집이었습니다.
상 호 원조 숯불 닭불고기집
위 치 춘천역에서 1km 거리,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 2가 70
전 화 033-257-5326
메 뉴 닭갈비
<춘천 데이트 코스>
- 한국 원두 커피 원조, 춘천 이디오피아 집 더클래식 이디오피아
<4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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