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고자도 쉽게 만드는 간단 도시락 레시피
치아교정을 시작하고 보니 먹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 중에는 교정기 끼고 먹기 힘든 것이 많고, 이상하게도 밖에서 사 먹으면 금방 배가 꺼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든든하게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요리를 워낙 못해서 간단한 반찬 하나 만드는데도 한 두시간이 걸리는데... 수고스러운 대신 도시락의 장점이 꽤 많길래 한 달 넘게 도시락을 싸고 있습니다.
제가 도시락을 싸보니 누군가 직장인 일주일 도시락 식단, (요리고자도 따라할 수 있는 쉬운걸로) 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계실까 하여 저의 허접한, 요리고자도 가능한, 1주일치 식단을 공유해봅니다.
도시락 첫날, 짜장
도시락 싸기의 시작은 우연히 만들어 본 짜장 때문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짜장 만들기가 아주 쉬웠어요. 저녁에 만들어 먹고 남은 것을 밥과 함께 싸가지고 갔습니다. 달랑 밥과 짜장만 사가서,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죽사고 받았던 무말랭이와 김치를 뜯어놓고 같이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괜찮길래 다음날부터 본격 도시락을 싸겠다며 '도시락통'부터 사러갔습니다.
짜장 간단 레시피
재료 : 짜장 분말 (2천원 정도). 감자, 양파, 청양고추, 냉장고에 있던 버섯, 새우, 목이버섯
1. 감자, 양파, 버섯을 깍두기처럼 썹니다.
2. 냉장고에 얼려져 있던 새우를 물에 담가 잠깐 해동시키고, 목이버섯도 물에 담가 불렸습니다.
3. 어설픈 칼질이 다 끝나고 난 뒤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를 달달 볶다가 청양고추를 넣었습니다.
4. 양파가 투명해지길래 감자를 넣고 볶았습니다.
5. 감자를 넣고 곧장 짜장 가루 절반을 넣고 물 3컵을 넣었습니다. 짜장가루를 다른 그릇에 풀어서 넣으라던데 그냥 가루 넣고 물 따로 부었습니다.
6. 대충 짜장과 비슷해지도록 쫄아들었을 때 새우와 목이버섯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주었습니다.
난이도 : 하
성공확률 : 짜장이 맛을 전담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매우 낮음. 다만 맛이 짜파게티 같음. (춘장을 넣어야 중국집 짜장 같다고 합니다.)
도시락 2일째, 계란 장조림 + 브로컬리 + 무말랭이
다이소에 갔는데, 마침 딱 식판처럼 칸막이가 된 밀폐용기가 있었습니다. 식판 도시락통처럼 생긴데다가 가격은 천 원 밖에 안 하길래 얼른 사왔습니다. 천원이니, 혹시 제가 작심삼일로 도시락 싸기를 그만두게 되어도 크게 아깝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예쁨보다 실용성, 가격이 훌륭한 도시락통입니다.
브로컬리 전자렌지로 데치기
1. 국그릇에 브로컬리 넣고 물을 찰람하게 채운 다음 소금 두 번 칙칙 뿌려서 덮개로 덮어 전자렌지에 넣었습니다.
2. 3분 ~ 5분 가량 데우면 잘 데쳐집니다.
난이도 : 하하
성공확률 : 실패할 이유가 없음. 성공 확률 100%
계란 장조림
1. 계란을 삶습니다. 찬물에 계란넣고 소금 칙칙 3번 정도 뿌리고 10분 끓입니다.
2. 꺼내어 찬물에 헹구면서 껍질을 깝니다. 바로 찬물에 헹구면 계란껍질이 잘 까집니다.
3. 껍질을 깐 계란을 냄비에 넣고, 물 한 컵, 간장 쪼로록, 꿀 쪼로록 (꿀 대신 설탕도 가능), 청양고추 한개 반 뚝 잘라서 넣고, 마늘 하나 4등분 정도 해서 집어 넣었습니다.
4. 물이 거의 없어질 무렵 불을 끕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간장이 많이 들어가면 짤 수 있음. 졸일 때 딴 짓하면 계란 밑면이 늘어붙을 수 있어서 지켜봐야 함.
무말랭이 무침
엄마한테 받아왔습니다.
직장인 도시락 3일째, 던킨도너츠 스파이시 치킨 브리또
이제 도시락 싼지 세번째인데 나름 색다른 식단으로 던킨도너츠 치킨랩을 만들었습니다. 던킨에서 사먹을 때는 간단해 보였는데, 해보니 제가 요리를 못해서인지 하나도 안 간단합니다. ㅜㅜ
던킨도너츠 스파이시 치킨 브리또 따라한 치킨랩
재료 : 또띠아, 치킨텐더, 피자소스, 피자치즈, 밥
1. 마트에서 또띠아 (5천원), 닭가슴살 너겟 (8천원), 피자소스 (3500원)을 사왔습니다. (음.. 벌써 재료비가 에러)
2. 치킨 텐더를 튀겼습니다. 가스렌지 근처에 기름이 마구마구 튀고 난리가 납니다. 치킨을 다 튀긴 뒤에 접시에 담아 식힙니다.
3. 밥에 피자소스를 넣고 섞어줍니다.
4. 또띠아를 후라이팬에 살짝 구웠습니다. 후라이팬을 달군 뒤 또띠아를 올려서 김 굽듯이 살짝 앞뒤로 뒤집었습니다.
5. 드디어 합체의 시간입니다. 구운 또띠아 위에 피자소스에 비빈 밥을 펼칩니다. 아까 구운 치킨을 얹습니다. 피자치즈를 뿌립니다.
또띠아를 예쁘게 대충 접습니다.
6. 다시 한 번 후라이팬에 살짝 구워줍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피자소스, 치킨텐더, 치즈 모두 시판 제품이기 때문에 맛은 확실히 보장됨. 던킨 브리또와 제법 비슷한 맛이 남. 후라이팬에 구울 때 태우지만 않으면 됨. 재료 준비가 귀찮음.
텐더 치킨 샐러드
1. 남는 치킨은 새싹 채소를 대충 씻은 뒤에 그 위에 올리면 치킨 샐러드가 됩니다.
2. 소스는 올리브 오일 1숟가락, 발사믹 식초 1숟가락을 넣었습니다.
난이도 : 하
성공확률 : 샐러드가 망할 리 없음.
도시락 4일째, 마파두부 도시락
며칠 도시락을 만들다 보니, 매일 요리 레시피 검색하고 따라해 보는 것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파두부에 도전했습니다.
마파두부
재료 : 두반장, 두부, 청경채나 야채, 마늘, 고추
1. 두반장(6000원)을 삽니다. 이제 마파두부를 자주 해 먹는겁니다. +_+
2. 두부를 깍두기처럼 썰어둡니다.
3. 청양고추 쫑쫑 썰고, 마늘을 쬐그맣게 썰어놓고, 양파, 청경채, 버섯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저는 칼질이 서툴러서 하나 집어넣고 하나 썰었더니 다 타버렸어요. 그래서 마파두부 만들때는 미리 재료를 다 썰어둡니다.
4. 재료를 다 썰어두었으면, 팬을 달굽니다.
5. 식용유를 넉넉히 넣습니다. 그리고 청양고추와 마늘을 넣고 볶아서 향을 냅니다.
6. 양파를 넣고 함께 볶습니다. 계속 센불에서 달달 볶습니다.
7. 버섯과 청경채를 투하한 후에 두부를 넣습니다.
8. 두반장은 두부 한모에 한 숟가락 반 정도 넣고, 굴소스를 반 숟가락 정도 넣었습니다.
(마파두부 레시피에 두반장 3숟가락인 경우가 많길래 처음 만들때, 과감히 두반장 3 숟가락을 넣었더니 몹시 짰어요. 두반장 맛이 짜워요. 짜고 매워서 처음부터 냅다 3숟가락 넣기보다 한 숟가락 넣고 볶다가 맛을 조금 본 뒤에 조금 더 넣는 것이 나은 것 같습니다)
9. 달달 볶은 뒤에 불을 끕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두반장 비율을 잘못 맞추면 짜고 매워서 망함. 두반장을 냅다 집어넣지 말고 한 숟가락 넣고 볶아서 맛을 보고 더 넣는 것이 안전함.
계란부침
계란에 파를 넣고 대충 부쳤습니다.
난이도 : 하
성공확률 : 음.. 요리고자는 계란부침도 때때로 비린내나게 만들 수 있음. 소금 꼭 넣을것.
샐러드 & 단무지
새싹채소 어제 먹다 남은 것을 다시 싸왔습니다. 단무지도 그냥 사서 크기만 쪼그맣게 잘라서 담았습니다.
도시락 5번째, 오므라이스 & 두부 동그랑땡
오므라이스
재료 : 햄, 야채, 계란, 밥, 굴소스, 소금
1. 애매하게 남은 밥을 밥솥에서 꺼냅니다.
2. 밥이 약간 식는 동안 햄, 양파, 당근 등 냉장고에 있는 애매한 야채들을 꺼내어 쬐그맣게 썹니다.
3. 기름을 두르고 양파나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냅니다. (기름에 먼저 볶으면 향이 난대요) 나머지 재료를 투하하여 볶은 뒤에 밥을 넣고 볶습니다.
4. 소금을 칙칙 3번 정도 뿌리고, 굴소스를 반 스푼 정도 넣고 볶습니다.
5. 다 된 볶은밥은 한 쪽에 두고, 후라이팬에 계란을 대충 풀어서 넓게 부칩니다.
6. 도시락 통에 계란을 반쪽만 깝니다. 밥을 얹고 나머지 계란으로 덮습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굴소스 반 숟가락 넣고 볶으면 대체로 맛있음. 계란 부치기가 어려움.
두부 동그랑땡
재료 : 두부, 야채, 청양고추, 소금, 계란,
1. 재료 : 어제 마파두부하고 남은 두부 반 모, 볶음밥 하면서 썰었던 야채
2. 야채를 가능한 쬐그맣고 쫑쫑 썰어줍니다. (볶음밥 하면서 썰었던 것 남겨서 씀)
3. 두부를 으깹니다. 숟가락으로 으깨거나, 위생장갑 끼고 주무르면 됩니다. 야채를 넣고 섞습니다. 동글동글하게 뭉칩니다.
4. 계란 하나를 까서 계란물을 만듭니다.
5. 동글동글하게 뭉친 두부 동그랑땡을 계란물을 입혀서 부칩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두부와 야채 계란의 조합에 구웠기 때문에 맛있음. 두부가 흐물흐물해서 동글동글 모양 잡을 때가 어려움.
무말랭이 & 방울토마토
아직 남아있는 엄마표 무말랭이 무침과 어디선가 많이 본 도시락에 꼭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방울토마토로 빈 칸을 채웁니다. (왠지 도시락통에 빈칸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6일차 도시락, 햄 계란부침 브로컬리 양배추 샐러드 도시락
고작 일주일 도시락을 쌌는데, 매일 한 두시간씩... (네.. 고작 반찬 하나 하는데 한 두시간..ㅜㅜ) 요리를 했더니 귀찮아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햄과 계란을 부쳐서 도시락을 쌌습니다.
햄 & 계란
마늘햄(천원)을 잘라서 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계란은 후라이팬에 깬 뒤에 파를 섞어서 대충 부쳤습니다.
데친 양배추 & 브로컬리
양배추와 브로컬리를 조금씩 꺼내서 그릇에 넣고 물을 좀 부은 다음에 소금 두 번 칙칙 뿌리고 전자렌지에 3분 돌렸습니다.
횟집에서 받아온 초장을 함께 가져갔습니다.
샐러드
깻잎 산 것이 많이 남아있길래 씻어서 대충 자른 뒤 위생봉지에 담았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그릇에 담으면 제법 근사해집니다. 소스는 발사믹 식초 1 숟가락, 올리브오일 1숟가락을 넣고 섞었습니다.
김
허접한 도시락은 김으로 완성됩니다. ^^;
건강 도시락 7번째, 전복죽
도시락으로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박민진 이사님께 요리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이사님이 알려주신 전복죽 레시피를 따라 만들었습니다.
1. 전복을 사와서 잘게 썰고 내장을 터트려서 냉장고에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킨다.
2. 참기름에 살짝 볶다가 불려둔 쌀을 넣고 같이 볶은 뒤에 쌀이 투명해질 무렵에 물을 넣고 끓인다.
3.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소금으로 간을 제대로 못 맞춰서 약간 싱거웠고, 전복 3개에 밥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전복 내장 빛깔이 잘 안 났으나... 처음 도전해 본 전복죽이라 저 혼자 만족했습니다. 상당히 든든한 전복죽이었습니다.
난이도 : 중
성공확률 : 재료 손질과 인내심을 가지고 저어야 하는 것이 어려우나, 맛있음.
직장인 도시락 8일차, 오뎅볶음 & 야채무쌈
오뎅볶음
재료 : 오뎅, 느타리버섯, 청양고추, 간장, 고추가루, 꿀(설탕)
1. 오뎅을 썰고, 느타리 버섯을 찢고, 청양고추 하나를 썰어두었습니다.
2. 후라이팬에 식용유 넣고 청양고추를 먼저 볶아 향을 내고, 오뎅, 버섯을 투하합니다.
3. 간장 쪼로록, 고추가루 퍽퍽, 꿀 쬐금 넣고 달달 볶습니다.
난이도 : 하
성공확률 : 오뎅 자체가 가진 맛이 있기 때문에 양념이 실패해도 별로 문제없음.
어디선가 많이 본 야채 무쌈
재료 : 무쌈 (2500원), 야채, 겨자소스
1. 파프리카, 당근을 썰었습니다.
2. 무쌈에 넣고 돌돌 맙니다. 겨자소스를 넣어도 맛있고, 안 넣어도 괜찮았습니다.
3. 어디선가 본 대로 파란 식물로 중간을 묶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잘 안 되길래 한 개 묶은 뒤에 포기했습니다.
난이도 : 하
성공확률 : 맛은 뭐 시판 무쌈이라 그 맛임. 손이 많이가고 귀찮은 것에 비해 도시락 반찬으로는 별로.
도시락 장점 vs 단점
벌써 한 달 가량 도시락을 쌌습니다. 도시락을 싸서 가지고 다녀보니 몇 가지 장점, 단점이 있었습니다.
도시락 단점
1.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
저는 원래 요리와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라 집에 소스 같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뭘 만들어도 양념을 사와야 해서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진간장, 국간장, 두반장, 굴소스, 설탕, 꿀 등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2. 준비 시간이 걸린다
저녁에 한 시간 정도씩 만들어서 간신히 반찬 1~2개를 쌌습니다. 다행히 계속 했더니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많이 미숙해서 4~50분 걸립니다.
3. 아침에 들고갈 때 무겁다
도시락통이 아침에는 약간 무겁고 저녁에 챙겨올 때는 귀찮습니다.
4. 밖의 음식이 부담스럽다.
도시락 먹다가 밖에서 파는 간이 센 음식을 먹으면 속이 아픕니다. 예전에는 강렬한 음식 정말 잘 먹었는데.... 요즘은 조미료 많이 들어간 음식, 간이 센 음식 먹으면 속이 불편합니다.
도시락 장점
1. 속이 편하고, 배가 고프지 않다
이상하게 저는 밖에서 사 먹으면 금방 배가 고파요.. 제가 만든 도시락은 맛은 없지만 속은 든든합니다. 조미료도 안 넣거나 적게 넣고 만들었더니 속이 편안합니다.
2. 쓸데없는 시간이 줄어든다
"오늘은 뭐 먹지?"하는 고민이 없고, 점심시간 되면 바로 꺼내서 먹고 치우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점심시간에 COC 게임 실컷 할 수 있습니다.
3. 돈이 많이 아껴진다.
초반에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었으나, 점점 도시락의 가성비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도시락 하나 싸는데 2천원 남짓 들어서 식비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점은 간식비, 음료비가 확 줄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밥을 먹으면 돌아오는 길에 군것질을 하거나 커피, 음료 하나씩 사들고 오곤 했는데, 점심에 안 나가니 군것질 비용도 아주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4. 피부에 도움이 된다
뾰루지 같은 것이 덜 납니다. 집 밥 먹고, 군것질 안하고, 이러니 얼굴도 좋아집니다. 혁신적으로 피부가 좋아지지는 않더라도 뾰루지 같은 것들이 줄어들었습니다.
제게는 단점보다 장점이 크게 느껴져서 앞으로도 좀 더 도시락을 싸 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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