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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을 사다줘도 아내가 짜증내는 이유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남녀심리] 맛있는 것을 사 왔는데도 아내가 싫어하는 이유

저는 아직 미혼인데, MT를 갔다가 너무 빨리(?) 남편이 맛있는 것을 사와도 부인이 짜증내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개강 전 겨울에 대학원 생활의 꽃, MT를 갔을 때 였습니다.
여행의 낭만을 야외에서 먹는 바베큐에서 찾는 일행들이 있어서 추운 날씨에 덜덜 떨며 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구워서 접시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차갑게 식어가는 추운 날이었는데, 어쨌거나 이런 것도 재미라면서 춥다고 덜덜 떨고, 연기 때문에 눈 맵다고 울고, 딱히 앉을 곳이 없어서 주르륵 서서 다리 아프다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적당히 배가 차고 고기가 남기 시작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얼른 정리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여행의 낭만도 좋지만 너무 추웠거든요. (겨울에 야외 바베큐는 좀 무리인듯...ㅡㅡ;;)

배도 부르고, 춥기도 해서 실내에서 몸을 녹이며 2차를 즐기려는데, 후발대로 들어오시는 고연령 선배님들이 오셨습니다. 선배님들을 기다리는 어린양들을 생각하셔서 양손 가득 먹을 것을 사오셨습니다. (센스쟁이 선배님~ +_+)
그런데, 메뉴가....
이 추운 날 밖에서 조개를 구워먹자며 조개를 박스로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방금 전에 밖에서 떨면서 고기 먹다가 들어와서 아직 발 시려운 것도 가라앉지 않았는데, 떡하니 조개를 사들고 오셔서
"이런 데 와서 밖에서 불 피워놓고 조개 구워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 줄 아니~?"
하십니다. ㅜㅜ
아이들이 좋아할거라는 기대감과 여행의 낭만을 즐기겠다는 굳은 의지가 가득한 선배님의 얼굴을 보니, 차마 뭐라고는 못하겠는데, 그 순간 '아.. 왜 아내들이 남편이 맛있는 것을 사와도 구박하는 지 알겠다....'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MT오기 전에 후발대로 오면서 조개구이를 사온다는 이야기를 하시기에, 다른 학생들이 싫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조개구이가 맛있는 것은 알지만, 후발대로 늦은 시간에 오시는데, 밖에 나가서 조개를 구워먹기에는 너무 춥고, 조개구이를 밖에서 먹으려면 상 차리고 치우는 것도  귀찮으니까 늦은 시간에는 안에서 편안히 먹으며 이야기 할 사람은 하고 잘 사람은 잘 수 있도록, 깔끔하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회를 사오시라고 부탁드렸었습니다. 학생들이 원했던 메뉴는 1순위 회, 2순위 해산물 (멍게, 해삼, 산낙지 등..) 3순위 족발 등이었습니다. 모두 차리고 치울 것 없이 간단하게 펼쳐서 먹을 수 있는 것 들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알았다고 하시더니 결국은 고집스럽게 조개구이를 사오셨네요.
선배님 입장에서는 조개구이는 자신이 구워주는데, 여자아이들이 뭣때문에 귀찮다고 인상을 쓰는 지 이해 못하시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조개구이는 그냥 먹나요. 다시 종이컵에 술에, 젓가락에, 식사 안하신 후발대를 위한 식사에, 밑반찬에, 안주에, 한 상을 차렸죠. 펜션 바로 앞도 아닌 바베큐장까지 커다란 쟁반에 몇 번을 날랐는 지 모릅니다. ㅡㅡ;;
상을 차리는 것보다 싫은 것은, 그 상을 몇 시간 뒤면 다시 치워야 한다는 것 입니다.

종종 상차리고 치우는 일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남자분들이 있습니다. 
상 하나 차리고 치우는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기도 하는데, 상 차리고 치우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미치도록 귀찮고 싫을 때가 많습니다.
집에 남자 손님들이 왔을 때, 가장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집에서 간단히 먹죠." 입니다. ㅡㅡ;;;
손님이 오셨는데 상이 간단해 질리가 없고, 나가서 먹는 것은 싫다고 하시면 결국 안주인은 한 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안주인이 한 상을 차리는 동안 여자들도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같이 재료라도 다듬어주고, 도와드리고, 뒷정리도 해야 합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리든 소박하게 차리든간에 손이 참 많이 갑니다.

이런 입장 차이 때문에 생각하고 맛있는 것을 사와도 남편을 구박하게 되는 지도 모릅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매운탕을 좋아하길래 정말 좋은 매운탕 거리를 사왔는데 왜 짜증을 내는지 어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부인 입장에서는 일거리를 마련해 온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좋아해서 사왔다는 갈비 역시, 요리는 아내가 해야 하는 것이죠.
처음부터 재료를 사가기로 합의가 되어 아내가 요리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아내는 쉴 준비가 끝났는데 '널 위해 준비했어' 라고 하면서 아내가 요리를 하고 상을 차려서 먹어야 하는 음식을 사다주면, 맛있는 것을 사다주고도 욕 먹을 수도 있습니다. 늦은 시간 집에 들어갈 때 아내를 생각해서 사 간다면, 아내가 귀찮게 차리고 치울 것 없이 먹기만 하면 되는 완전조리 식품을 사 가는 것이 훨씬 사랑받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 차리고 치워야 하는 여자 입장에서 손 많이 가는 재료가 달갑지는 않지만, 정말 맛있는 것이라면 먹으면서 생각이 바뀝니다.
방금 치운 상을 다시 밖에 차리고 치우는 것이 귀찮고, 날씨가 너무 추웠지만, 숯불에 구워먹는 싱싱한 조개구이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 (그래도 추운 날이나 늦은 시간에는 손 안 가고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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