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차를 가지고 다니면서 종종 그럴 일이 생겼습니다.
처음 차를 샀을 때는, 너무 신이나서 어딘가 가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을 집까지 바래다 주기도 하였습니다. 친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차 타고 돌아다니고 싶고 운전하고 싶었던 것 뿐 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고마워하다가도 몇 번 바래다주자 금방 당연시했고, 바래다주는 것은 짜증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바래다 준다는 것이 돈과 시간과 체력이 상당히 소모되는 일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 것 입니다.
어릴 적에는 바로 집 근처만 동네이지만, 클수록 동네개념이 커집니다. 이제는 타지에서는 서울, 대전이라는 지역만 통해도 반갑고, 서울 내에서도 서쪽지역이면 같은 동네처럼 느껴집니다. 저희 집은 은평구인데, 직장에서는 은평구, 서대문구, 고양시, 일산이 동네인양 집이 가깝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 고양시에 사는 동료와 친해져서 몇 번 바래다 준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과 마음으로는 가까운 것 같더니, 실제 가보니 저희 집에서 20km 이상 더 가야하는데다 다녀오면 왕복 2시간 걸렸습니다. ㅡㅡ;;;; 운전하느라 피곤한데다가, 운전 중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음악감상뿐 일을 할 수는 없어서, 동료를 바래다주고 집에 와서 남은 일 하고 자면 늘 피곤했습니다. 기름값은 기름값대로 들고요.
그러나 그건 제 사정일 뿐, 그 동료는 차 있으면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입장이었습니다. ㅡㅡ;;
가만히 보니 남자친구에게 하던 행동을 제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친구는 거의 항상 집까지 바래다 주고, 남자친구보다 더 건장한 그녀를 보면서도 밤길 위험하다면서 좁은 골목길 끝에 집 앞까지 딱 모셔다 드린 모양입니다. 그렇게 하고도 여자가 들어가서 안 보일때까지 밖에서 서 있고, 집에 들어갔다고 확인전화하면 그제야 손 흔들며 잘자라고 하고 갔다고 합니다. 남자친구가 바래다 주던 것을 떠올리며, 집에 바래다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남자친구가 아니죠. 좋아하는 동료이긴 했지만, 남자친구처럼 희생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 동료를 바래다주다보니, 늦은시간 집에 바래다주는 것이 참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료에게 질린 덕분에 그 뒤로는 꼭 바래다 주고 싶은 경우가 아니면, 어지간하면 바래다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직장에서 같이 생활하다보면 상황상 같이 오게 되고, 집 근처에 내려주게 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집 근처 큰 길에만 내려줘도 고맙다던 사람이, 익숙해지면 피곤하니 자기 집 앞까지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택시기사 아저씨한테도 안 할 주문들을 마구 합니다. (돈 받는 택시도 골목 골목 들어가서 후진으로 나와야 하는 길은 싫어한다고. ㅡㅡ;;)
더욱이 남자친구가 데릴러도 가던 친구들은, 저에게도 집으로 데리러 오라고 합니다.
목적지에 가는 길에 조금만 돌면 (조금인데 1시간..ㅡㅡ) 자기 집이니까 자기를 태워서 가면 안되냐고 합니다. 근처를 지날 일이 있어서 태우고 가는 것은 괜찮지만, 보통 일부러 태우러 가면, 집에서 태우고 가서 다시 집에 모셔다 드려야 합니다. (나는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정말 못할 짓 입니다.
몰랐습니다.
남자들이 여자를 바래다 주는 경우가 많아서, 고맙긴하지만 나중에는 그냥 당연히 그러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주위의 다른 커플을 봐도 남자친구가 차가 없어도 버스타고 여자친구 집가지 갔다가 다시 두 시간 버스타고 돌아가는 일을 했고, 차가 있는 남자친구라면 거의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사는 분당인데, 여자친구 데리러 대학로에 왔다가 여자친구의 집인 분당에 내려주고 자기 집인 사당동에 간다는 밤새 운전만 할 것 같은 커플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어지간한 거리에서 남자들이 여자친구 데려다주는 것은 매너이자, 별 일 아닌 것으로 여겼던 겁니다.
오히려 바래다주다가 그냥 보내면 서운하고, 애정이 식었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보니 아닙니다. 참 피곤하고 힘듭니다.
사랑의 힘이 아니라면 쉽지 않은 일 같았습니다. 아니면 초인적인 기사도인 걸까요..
아이들이 바래다 달라고 하면, 택시를 잡아주고 택시비 만원을 집어 던져주고 보내버리던 선배의 심정과, 결혼하고 가장 좋은 점이 집에 바래다주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말하던 남자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먼 거리도 마다않고 집으로 데리러 와주는 남자친구나..
집에 데려다주는 남자친구가 있으시다면, 정말정말 감사해 주시길...
남자친구는 사람이 못 할 짓을 사랑의 힘으로 해내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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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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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라라윈님은 차가 있어서 확실히 그렇겠네요...
바레다주는것도 참 마음이 많이 쓰이는 일이에요
받는 입장에서는 그걸 알고, 당연시하면 안되겠지요
rind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집 근처, 정말 가까이 사는 게 아니라면 바래다 달라고 그러기가 참 미안하더군요.
왔다갔다하는 왕복 시간이며 피곤함까지 더하면 그렇죠.
그런데 친구분들 태워가시고 데려다드리려면 참 힘드시겠어요.
어쩌다 한 번도 힘든데... ㅎㅎㅎ... ^^;;;
jkim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근데 문제는 여자가 자기친구는 남친이 그먼거리를 매일 바래다준다는 걸 알면
자기한테는 왜 그렇게 못해주냐고 비교하고 투덜거리기 시작함
사실 그 친구는 남친이랑 거리가 가까워서 기름값도 덜 걸리는건데
여자가 그런 거리개념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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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리 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번주에 본 솔로 천국, 커플 지옥이 생각나요..ㅋㅋ
추노 본방 사수하고 싶은데 여자친구 집에 데려다 주니라 예고만 봐야 하는 커플들이 부럽습니까??
ㅋㅋㅋㅋ
용팔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연애할때는 정말 이렇게 하는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알고 모든 남자가 이렇게 행동을 하죠.
그런데 왜 이런 마음들이 결혼후에는 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마음은 똑같은데 단지 귀찮아서 일까?
연애탐구 박사 라라원님의 생각은 ? ㅋ
그라나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정말 남자들 마음 잘 대변하는 듯해요 ㅋㅋ
잘보고 갑니다~!
황팽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 잘 안 바래다 줍니다.ㅎㅎㅎ
몰랐을 때는 무조건 바래다줘야 하는 걸로 알았는데,
정말 지치고 힘들고
안 바래다주면 뭐라고 하고
참 힘들게 되더군요.
남자친구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남자인데 완전 공감합니다.
글의 내용과 같이 남자친구들이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고 하는 여자분들~!!
가끔씩 남자친구 차에 기름 한번씩 넣어줘 보세요~!!
남자친구가 완전 고마워 하고, 더 잘 데려다 주고 할 겁니다~!!
제 여자친구가 그렇거든요~ㅎㅎㅎ
⎿ 쪼구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부럽네요;;;;
그러고보니 전 그런적이 한번도 없었군요..3년간...ㅋㅋㅋㅋ
산들바람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를 한 4년동안 일주일에 4~5번 만났는데 그 때마다 항상 집에 바래다 주고 오곤 했죠. 당시 여친집은 잠실 나는 목동...여친을 만나러가고 집에 바래다주고 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내가 지하철을 탄 거리를 생각하면 2호선 순환선을 한바퀴 도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부분 지하철 막차를 놓쳐 버스 막차 타는 경우가 많았고 집에 들어오면 빨라도 12시 대부분이 1~2시 사이였죠. 차가 있을 때는 가끔씩 바래다주고 올 수도 있어 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차몰고다닌다는게 워낙 힘든일이라서 그리 많지는 않았었죠...
헤어진지는 한 4년 되어가네요 ㅎㅎ
벌써 시집가서 아이낳고 잘 살고 있다던데...
나도 빨랑 좋은 여자 만나서 이젠 노총각탈출을 해야하는데 ㅋㅋ
이 글 읽다가 옛날 생각나네요
그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절대 여자를 그렇게 자주 집에 바래다주는 거 아니다라는 소리였는데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얘기가 맞는 거 같아요 ^^
왕방홀릭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마지막 글은 아무래도 남보원에 보내야 할듯!~ ^^
근데 솔직히 여자친구가 집에 들어가는걸 눈으로 확인하는데 익숙해지다 보면,
그냥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찜찜한 것두 있어요... ^^; 물론 정말 귀찮을때도 있지만 말이죠 ^^
근데 그게 남자들이 여자를 다 위해서 하는 거란거, 알아주면 고맙죠 머 ^^
이건 정말 남자들에게 고마워 할 일이라는 거 인정!!^^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 남자친구 동네가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 곳에서 데이트 하는 게 편해 자주 간 적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남자친구 집 앞에서 헤어지고 돌아온 적이 많은데 그것만 해도 장난이 아니게 고생이었거든요. 거기서 놀았기 때문에 데려다 준 축에도 안 속하지만 저희 집에서 버스-지하철-버스로 갈아타고도 편도 2시간 거리라서.
그러니 여자친구 데려다 주는 남자들은 얼마나 고생이겠어요.
자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놀다가 여자친구 데려다주고 아무 말 없이 자기 집으로 돌아오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한 일이랍니다^^
역시 커플은 가까이 살수록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걸어서 30초 거리에 사는 커플 봤는데 깨질 때까지 남자가 데려다 줄 수 밖에 없더군요. ㅋㅋㅋ
여자 입장에선 부러운 커플. 남자 입장에선 편한 커플.
차 있으면 공짜로 가는줄 아는 정신병자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차 있으면 공짜로 가는줄 아는 정신병자들
민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완전 공감이네요... 역시 라라윈누나~^^ 포스팅.. bb
민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완전 공감이네요... 역시 라라윈누나~^^ 포스팅.. bb
넓은 마음으로...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별한 여자친구가 생각나네요...
하루는 일하는데 오늘은 짐이 많다고 바래다 달라기에 기쁜마음으로...
그러나 어디서 선물들을 잔뜩 받아가지고...대표적으로 큰 곰인형..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속으론 난 남자고 진흙탕 싸움?하기 싫어서 장난식으로 큰 곰인형 발로 몇번
찼습니다..ㅠ.ㅠ왜 차냐고 화내더라고요...ㅠ.ㅠ
또 하루는 일끝나고 바래다 달라기에 바라다 주는데 자기 어머니가 순대국밥(나름 유명한집)사가지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기들렸다 가자고 하더라고요~여자친구 가족을 위한 일이기에 저도 자식에 입장으로 효도하는 기분도 들고 좋았습니다 그러나...여자친구 집앞에서 싸웠죠..전 여자친구에게 식기전에 빨리 가지고 들어가서 가족들하고 먹으라고 한 말인데..왜 빨리 들여보낼려고 하냐고 틱틱 거리더라고요..지금 생각해보니 차 타고가니 일직 도착해서 식사시간도 이르고 좀더 차에서 놀다 가려고 생각 했었나 봅니다..ㅠ.ㅠ
지 남자친군 냄새 맡으면서 배고파 죽는 줄도 모르고..ㅠ.ㅠ
다이어트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끝나고 회사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작?ㅋ 걷기 배드민턴등...
전 일끝나고 허기지고 배고픈데...ㅠ.ㅠ 여친 운동끝나면 여덟시...집에 바래다 주고 집에오면 열시...배가 오그라 붙어서..ㅠ.ㅠ
운동끝나고 지하철까지만 몇 번 바래다 주니 문자로..요즘은 토닥토닥(집앞에서해주었죠"오늘하루도 고생만힝했다고"하면서) 도 안해준다고 투정 부리더라고요...난 매일 매일 배고파 디지겠는데..ㅠ.ㅠ
배드민턴도 같이 안쳐준다고 틱틱거리고 같이 걷자고 했는데 제가 "난 운동 안해도 되는데~"했더니 삐져서...
결국 여자친구 생각엔 "다 잡아놓은 물고긴 밥안주지!!"생각하면서 저에게 직장 동료 사이로 지내자고 하더라고요...
아직도 가슴이 먹먹한데...
⎿ 쪼구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공감가네요..저도 정말 독하게 다이어트하는데...그 운동을 포기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면 또 여자친구는 굶길수 없으니 무엇이든 먹이러 갑니다...그 앞에 음식들을 놓고도 안 먹고 참는 남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ㅜㅜ 그래도 얼굴 보는 것으로 참고 견딘건데...
다이어트도 사랑도 쉽지가 않네요...휴
아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제 남친은 버릇된다고 첫만남때 한번 이후로 한번을 데려다준 적이 없습니다.
데려다달라고 해도 비효율적이라며 절대절대 데려다주지 않네요;;;
제 회사와 남친 집이 지하철로 2정거장 차이라 남친 동네에서 만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래도 데려다주지 않습니다.
지하철 중간까지만 데려다 달라해도 안데려다줍니다.
별거 아니지만 그냥 서운하네요
⎿ 룰루랄라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버릇 된다고 알고 계시는건 이미 해봤다는겁니다.
해본 입장에서 헤어져본 사람이라면
데려다 주는 일이 점점 당연한것이 되어가고
호의가 권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고마움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이 당연하게
김기사 생활 시키려는 모습 보면서
미래를 생각하면 안데려다 주는것이 나을까요?
데려다 주는것이 나을까요? 어차피 이득될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죠...
쪼구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항상 먼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는데...왜 몰라주는 걸까요....
ㅜㅜ 가슴이 아픕니다...그래도 이렇게 글이나마 사랑의 힘으로 해낸다는 글을 읽으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정말로..제 사랑의 힘은 아직 쌩쌩한데..여자친구는 제 사랑의 힘이 약하게 느껴지나 보네요
보고있나 모르겠다 용지야
항상 널 먼저 생각했어 정말로...진심이야...ㅜㅜ
기리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편도 신호등 다 걸리면서 가는 한시간 거리 여자친구 데려다 주곤 하다가 그닥 별로 고마워하는것 같지도 않고.. 나중에는 데리러와달라는 얘기도 하고.. 전남친은 데려오고데려다줬다 이만큼 사랑받았었다 하는 얘기듣고 좀 속으로 빡쳤었는데.. 이런 이유도 하나가 되서 헤어졌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줄 아는 태도는 사랑도 훼손합니다. 그거 들이는 시간 비용 스트레스 만만치 않아서 차몰고 20분 거리 반경 내에서만 소개 받는거로 기준 잡았습니다
제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애인이 무슨 애도 아니고 그냥 지 집구석 겨들어가는데 꼭 데려다줘야 하나요 집구석도 혼자 못가면..대체 어쩌자는건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되는 겁니다 알아서 겨들어가라고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