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Stick, 사람들의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전달합니다. 한 달, 일 년이면 우리가 들은 이야기들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10초 전에 들었는데도 기억이 안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음의 두 이야기를 볼까요?

한 남자가 술을 마시러 갔는데, 한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말을 걸었다. 같이 술 한 잔 하겠냐고 물었다. 남자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그녀와 근처 호텔에 까지 가게 되었다. 호텔에서 그녀는 분위기를 잡으며 샴페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
그녀와 샴페인을 한 잔 한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없었다.
눈을 떠보니, 남자는 욕조에 누워있었고, 옆에는 "움직이지 말고 바로 119에 연락할 것"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알게 된 남자는 119에 전화를 했고, 119에서는 남자의 이야기를 듣자, "최근에 기승을 부리는 장기절도범들에게 당하신 것 같습니다. 신장 한 쪽을 도둑맞으신 것 같네요. 지금 바로 응급차를 보내드릴테니, 가만히 계세요." 라고 하였다.

최근의 경제 불황과 개인주의 문화 팽배 등의 원인으로 믿기 힘든 사건들이 여러 가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륜을 잊은 파렴치한 행동이 바탕이 되는 범죄가 벌어지기도 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신장 절도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건의 극악무도함이나 인륜을 저버린 정도가 너무나 심각하여 우리의 인권에 대한 생각과 사회의 현주소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 두 가지 이야기 중에 어떤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으시나요?
아마도 두 번째 이야기보다 첫 번째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스틱'이라는 책 첫 부분에 소개된 이야기 인데, 저 역시 읽은 지 2주가 넘었는데도 대략적인 내용이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는 지금 바로 읽고 옆 사람에게 이야기 하려해도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머리 속에 찰싹 달라붙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의사를 전달하기위해 같은 말을 여러 번 해야 하는 일을 피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유용한 점이 많을 것 입니다. 감사하게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연구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연구가 성과를 이루어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1초만에 착 달라붙는 메세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한 마디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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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이 순식간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다는 것...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참 아쉬운 일입니다. 특히 다른 것보다 중요하고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래서 100번 반복했는데도 상대방이 제대로 기억 못하고 있다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사실은 100번까지 갈 것도 없이 3번만 넘게 같은 말을 하게 되어도 울컥 하게 되는 때도 많습니다. "사람 말을 뭘로 듣는거야?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등의 핀잔이 바로 튀어나가게 되는데, 이 책을 읽다가 뜨끔하게 된 점이 있었습니다.


지식의 저주?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말을 못 알아 들을 때 버럭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를 바로 '지식의 저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라는 것은, 자신은 설명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그것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을 전혀 배려하지 않게 되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면, 자신은 지하철 타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신처럼 알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전제해 가면서 이야기하는 식 입니다.
"지하철 타서 합정 방향으로 가. 거기서 6호선 갈아타고 오면 돼."
"지하철 표는 어떻게 사는데?" "앞에 가보면 기계 있어. 거기서 버튼만 누르면 돼."
"그래. 그 다음에 갈아타는건 어떻게 하는거라고?"
"아까 말 했잖아. 왜 그것도 못 알아들어?"
"ㅡㅡ;;;"
비단 지하철 이용법에 대한 설명에서 뿐 아니라, 우리는 이런 실수를 많이 저지릅니다. 이제 나에게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들을 타인에게 설명할 때, 그 상대에게는 생소한 일일지라도 어느 정도 알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대충 한 뒤에,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버럭 화를 내거나, 화를 내지 않아도 못 알아듣는 것에 대해 왜 그런지 모르는 것 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이상하게 사람들이 내 얘기를 못 알아 듣는 것 같다면, 지식의 저주에 걸려있는 것은 아닌 지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상대방이 내 말을 잘 이해 못하는가에 대해, 지식의 저주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제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얼마나 잘 다듬어져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메세지들을 분석하여 중요한 6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여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그 6가지 특성은,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 입니다.
쉬운 예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속담이 대표적입니다. 속담은 벌써 몇 천년 세월을 살아남은 강력한 메세지입니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속담을 보면, 단순하면서도 피가 섞인 친척보다 남인 이웃이 나은 상황도 있다는 의외성을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구체적이고, 실제로 속담의 내용에 공감하게 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믿음이 가면서, 마음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속담들은 짧은 한 줄 뒤에 속담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이야기도 한 세트처럼 엮여있기에 스토리부분도 풍부합니다. 책에서 발견해 낸 6가지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지 않다 해도, 우리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메세지들의 대부분이 저 특성 중 일부분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우리도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저러한 특성을 가지도록 가다듬으면, 오래도록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메세지를 만들 수 있는 것 입니다.


책이 설명하고 있는 것이, 머리에 달라붙는 메세지를 만드는 방법인 것처럼, 책 내용 역시 단순 명료하게 기억에 남는 내용입니다. 특히 각 방법을 설명하면서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예시를 많이 설명해 주어 더욱 즐겁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한 줄의 문구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광고나, 한 줄의 제목이나 글을 위해 고심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책 인 것 같습니다. 또한  학교 선생님들께서 이 책을 읽으셔서 기억에 오래 남는 메세지 전달 방법을 익히신다면, 학생들이 이해를 못해 괴로워지는 일이 확 줄어들 것 같아 강력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었을 때는, 제목이 바뀌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스틱!'(Stick)이라고 하면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우리의 영어사용 정서로는 '막대기'이지, '고착시키다, 달라붙이다'라는 스티커(sticker)의 스틱(stick)의 의미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달라붙는 책 내용과는 달리 책 제목은 그다지 우리에게 달라붙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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