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당연한 말 입니다. 하지만 너무도 당연한 이 말이 오히려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우선은 돈을 버는 것 입니다. 그것도 가능한 많이! 그러나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오가는 차비에 기타 경비 빼면, 남는 것도 없는데도 그냥 일을 하고 있거나,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답답한 경우도 많습니다.
너무나 기본이 되는 경영의 원점이기에, 원점을 출발한 다음에는 정작 이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잿밥에 눈이 멀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경영의 기본을 다시 배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이 책의 저자는 일본 경영의 3대 신(神)이라고 일킬어 지는 '이나모리 가즈오' 라는 점에서도 무척 끌리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경영의 신이 말하는 '경영의 정석'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경영의 신께 묻는 경영자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엮어 놓은 책 입니다. 저자가 강연에서 말한 내용들이 간략히 정리되어 있고, 그에 대한 질문들이 오가는 듯한 형식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 역시 강연장에 앉아 다른 참석자의 질문을 들으며, 함께 공부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완전 직설 화법의 문답
이 책에서는 16가지 질문이 오갑니다.
질문은 자신의 기업의 매출과 속내, 어려움, 고민되는 점 등을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습니다. 보통 질문의 내용만도 3~4쪽에 달합니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경영자들의 개별적인 사례에 대한 질문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나 공통적으로 고민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꼭 그 사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해도, 해답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질문도 구체적이고 정성스럽지만, 해답은 더욱 멋집니다.
빙빙 돌리거나 예쁘게 풀어주는 것 없이 정곡을 콕 찔러서, 경영자가 반성할 점과 먼저 생각해야 할 점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답변이 매우 현실적이며, 답변의 내용에서 사람들이 정작 기본적인 것, 더 중요한 것을 많이 놓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 줍니다. 답변 내용들을 읽노라면, 수없이 망치로 머리를 한 대씩 맞는 기분입니다.
특히 와 닿았던 이야기
1. 성과급보다 일정한 봉급이 더 효과적이다?
학교나 책에서는 사람들이 신이 나서 일을 하게 하려면, 그에 적합한 합리적인 경제적 보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무척 많이 나옵니다. 그러한 점에서, 실적에 따른 차등보상이 많이 거론되고, 연공서열제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식 되고 있는데, 저자는 그 부분에 대해 경영자의 입장에서 해법을 제시합니다.
실적에 따라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실적이 좋은 경우에는 아주 효과가 좋지만, 반대로 실적이 나쁜 경우에는 실적이 나쁘다고 해서 봉급을 급감하기도 어렵고, 실적이 좋지 못한 경우에도 봉급을 받는 입장에서는 실적부진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경영이나 외부환경의 탓을 하면서 보너스를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는 것 입니다. 결국 회사의 입장에서는 실적이 좋으면 좋으니까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실적이 나빠도 직원들의 반발에 떠밀려 엇비슷한 임금을 주어야 하기때문에, 임금지출에 대한 부담만 엄청나게 커진다는 맹점을 지적해주고 있었습니다.
2.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의 목표!
기업의 공동목표가 조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으고, 목적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나오고, 엇비슷한 책에도 많이 나옵니다. 그만큼 중요한 부분일텐데, 이 책에서도 이 이야기가 귀에 딱지 앉도록 많이 나옵니다.
특히 저자는 ‘창업 이후 100년이 넘고 창업자가 사망해도 높은 실적을 내는 기업의 공통점은 직원들이 얼마나 경영이념을 공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믿음 하에, ‘물심양면으로 전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인류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한다'는 한 차원 높은 숭고한 경영이념을 정립하여 이를 직원들과 철저히 공유함으로써, 놀라운 성과를 거둬냅니다.
어찌보면 참 뻔한 소리인데, 작은 식당에서도 "내가 해주는 이 밥이 사회의 일꾼들이 일을 하는 힘이 되게 하므로, 궁극적으로 사회의 원동력이 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것과 "에이. 이 놈의 밥장사." 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자는 참으로 뻔한 소리를 몸소 실천하여 기적을 일궈냈고, 사람들에게도 그 뻔하고 다 아는 사실의 실천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3. 기업이 살아 남는 것은 오직 높은 이익.
책에서 질문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회사의 여러 가지 수치들을 어려운 용어와 함께 묻고 있지만, 저자는 수학을 싫어하고 경영 전문용어를 모르는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게 이익에 대해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 줍니다.
세전수익이 10%라고 해도 세금을 빼면 남는 이익이 얼마 밖에 안된다는 점이나, 결국 이익에 대해서 이거 떼고, 저거 떼는 것을 이해 못한다 해도, 간단히 생각해보면, '복잡스런 모든 계산을 마치고도 남는 돈이 이익'인 것 아니냐는 말로 이익의 개념을 단순화 해줍니다.
그리고 기업이 더 오래 기업을 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모든 원동력이 되는 것은 이익이 많아야 가능하다는 기본적인 점을 되새겨 줍니다. 또한 사람들은 단순히 매출을 올려서, 다른 업체의 수주를 늘려서, 자회사의 상품을 개발해서 이익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욕심이나 시도를 냉정한 시선에서 위험성을 짚어주면서, 그러한 방식보다 생산업체라면 생산성을 높이고, 회사 내부의 비용을 줄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제시해 줍니다.
많은 경영자들은 회사가 어려워질 때, 새로운 투자를 하거나, 다른 사업에 손대보는 방법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돈이 들며, 빚이 늘어나게 하는 위험성과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한 리스크 부담 등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자신이 기존에 해 오던 일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뜯어고치고 노력하게 되면, 돈은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도 지금보다는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보다 실용성있는 방안을 말해주는 것 입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누구?
이나모리 가즈오(Inamori Kazuo, 1932-)
책을 읽다보니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저는 일본의 교세라라는 기업이 얼마나 큰 곳인지도 잘 몰랐고, 저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도 정확히 몰랐기 때문입니다. ^^;;;;
이나모리 가즈오는 1959년 27세의 나이에 300만 엔의 자본금으로 교세라를 창업하여 오늘날 종업원 5만4천명, 매출액 5조 엔을 넘보는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쇼 이치로와 더불어 가장 존경받는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힙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를 존경하는 청년기업인들은 세이와주쿠(盛和塾)라는 자발적 경영모임을 만들어 그의 경영철학을 연구하고 있는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이곳 출신인데, 현재 브라질, 중국, 일본 등에서 55개가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기업은 경영자의 꿈을 실현하는 도구도, 경영자의 배를 불리는 도구도 아니다. 종업원과 그 가족의 장래를 챙겨주고 나아가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 이처럼 크고 고매한 ‘대의명분’을 기업하는 목적으로 삼을 때 그 회사는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하였는데, 그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분은 현재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불교에 귀의하셨다고 합니다.
큰 뜻을 품고, 나의 기술과 노력으로 나와 가족뿐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경영의 방향 뿐 아니라 성과에 있어서도 차이가 엄청나게 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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