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일상생활 이야기: 부모님이 부르시는 애칭?
"엄마가 많이 편찮으신데,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고...
(중간은 기억 안남)...
늘 강아지라고 불러주시던 엄마가 이제는 80이 되셨네요.
엄마가 불러주는 강아지라는 말이 너무 그립습니다..."
강아지라고 부르는 엄마?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가 부르는 말이 아닌가 의아해하고 있는데, 이어서 진행자의 멘트가 나옵니다.
"누구나 부모님이 부르시는 애칭이 있게 마련이죠.. 어머님이 부르시는 강아지란 말에 따뜻함과 애정이 담겨있었죠."
누구나? ㅡㅡ;;;
누구나 부모님께 불리는 애칭이 있다는 말에 저도 그런 것이 있었나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 봐도, 저는 엄마 아빠께 애칭으로 불려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저를 부르실 때는 "미정아.". 잘못한 일이 있으면 거리감있게 "최미정"? 정도. ㅜㅜ
가끔 엄마가 '세실리아'라고 하실 때가 있기는 합니다. 세실리아는 성당에서 쓰는 본명인데, 그렇게 부르면 좋다시면서 엄마가 가끔 그렇게 부르시지만, 네 글자나 되다보니 엄마가 의식하고 부르실 때나 그렇게 부르지 보통은 그냥 "미정아." 일 뿐 입니다.
아빠는 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른 적이 있었던가...
음...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기억 속에 없습니다.
그럼 엄마 아빠가 아닌 할머니는 저를 애칭으로 불렀던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음... 우리 이쁜 손녀딸 정도? 울 애기?
기억 속에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라디오 사연처럼 "우리 강아지" "우리 OO" 이런 이름으로 불리워진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ㅠㅠ
저는 나중에 엄마 아빠가 불러주는 애칭이 그리워질 일은 없겠군요. ㅡㅡ;;
그러나 저를 가리키는 말이 있기는 했습니다.
아빠와 아빠 친구분들을 뵙게 된 때였습니다.
인사를 드리자,
"아~ 이쁜 딸이구만."
하는 센스 만점 답을 하십니다. 딸에게는 이쁜 딸, 아들에게는 잘생긴 아들 이런 답이 최고죠.
이어서 다른 어른을 만났는데, 역시나
"아~ 그 이쁜 딸이구만,"
하는 센스있는 인사를 하십니다. 역시 어르신들은 살아오신 지혜만큼 무슨 말을 해줘야 애가 좋아하는 지를 아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외모도 마음도 예쁘다고 하면 최고겠지만, 어르신들 눈에는 그냥 어리니 귀엽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예쁘다는 말은 기분 좋습니다. ^^
기분 좋아져서 므훗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한 어른이 설명을 해 주십니다.
"어찌나 딸래미 자랑을 하는지. 늘 예쁜 딸 예쁜 딸이라고 해서, 우리 사이에서 별명이 예쁜 딸이라니까."
"이 딸이 바로 그 예쁜딸이구만 그래."
오오오오오... +_+
아빠가 자상하고 가정적이시지만, 절대 손발오그라드는 대화는 하지 않으시기에 밖에 나가셔서 저렇게 딸래미 자랑을 하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밖에 나가서는 저를 "예쁜 딸"이라고 주위 분들 귀 따갑도록 이야기 하신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 순간 아빠의 표현하지 않는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애칭 하나 없다고 서글퍼하고 있었는데, 저의 애칭은 "예쁜 딸" 이었어요. ^^V
이렇게 가슴 뭉클하면서 눈물고이는 선에서 딱 끝나면 좋으련만,, 그 순간 머릿속에 또 다른 생각이 듭니다.
'밖에 나가서 팔불출처럼 그러시지 말고, 나한테 직접 그렇게 불러주시지...'
말하시지 않으면 저는 모르잖아요.ㅜㅜ
여러분은 부모님이 불러주시는 애칭이 따로 있으신가요? ^^
<말, 말>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흥, 거짓말!
- 아내를 두고 혼자 온 남편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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