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면 친구로 지내자고...
새 책이 나오며 팜파스 출판사에서 소소한 이벤트를 기획하셨습니다. 댓글에 연애 고민을 남겨주시면 제가 상담을 해드리는 것이었는데요, 당초에는 다섯 분만 답을 해 드리기로 했으나, 읽다보니 답을 해야할 것 같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출판사의 "연애할 기운은 없지만 사랑하고 싶어요" 포스트 시리즈에 좀 더 많은 이야기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좀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에 답글을 남겼고 그 중에 추려서 올려주셨던 것 입니다. 팜파스 출판사 포스트에 소개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제 블로그에 이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려면?
첫번째로 반가운 대학원생님의 이야기 입니다. 저는 모태솔로로 살아가고 있는 불쌍한 대학원생이에요..
쑥스러워서 아직 소개팅 한번 제대로 해 본 적 없고, 여자랑 단 둘이 영화 본 적도 없네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항상 좋은 사람인데 왜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하냐며 난리에요.
가족 중에 누나랑 여동생도 있어서 저도 여자라는 존재가 어색하지는 않은데 왜 그런 걸까요.. 친하게 지내는 여사친들도 많은데.. 결국에 제가 고백을 하면 저는 그냥 좋은 친구로만 지내고 싶대요.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이제는 더 이상 혼자 벚꽃보고 싶지 않은데, 여러 번 그런 말을 들으니 용기는 사라지고 저도 계속 친구 관계까지만 좋아하고 말아버리는 것 같아요ㅜㅜ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고 싶은 불쌍한 저 좀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하려면 '확신을 주는' 고백이 효과적일 것 같아요
처음 든 생각은 정말 좋은 친구 분이라서 이런 좋은 남사친 만들기 어려우니 관계를 깨지 않으려고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벚꽃 혼자 보기 싫으시다는 말씀에 또르르.... ㅜㅜ
어떨 때 친구 관계가 깨지는 것이 불안함에도 덜컥 사귀기 시작하고, 어떨 때 좋은 친구로 남자고 하는지 상황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친구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했을 때 단점은 누구나 압니다.
잘 되면 다행이나, 깨지면 뒷감당이 난감합니다. 특히 친구들까지 얽혀 있으면 둘 중의 한 명이 모임 나오면 다른 한 명은 못 나올 수도 있고, 친구들이 갈리기도 하고요. 한 명과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한 무리의 인간관계가 깨집니다.
사귀는 중의 주변 사람들의 쑥덕쑥덕도 불편할 수 있고요. 그렇다고 주변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사귀는 것도 불편하고요. 여러모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걸리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에는 덜컥 '아 몰라 나중 일은 나중에...' 라며 사귀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죠. 보통은 상황 상 이건 안 사귄다고 하기 어렵게 확정적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대학원을 예로 들면, 대학생 시절 '그냥' 궁금해서 순수한 호기심으로 교수님께 대학원 진학을 여쭤보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정보만 주고 선택은 네가 하는거다 라는 스타일로 전혀 부담주지 않으시는 교수님이 계신가 하면, 그 날부터 예비 대학원생처럼 챙기시며 아주 당연히 그 교수님의 랩으로 올거라고 생각하시며 확 끌어 당기시는 교수님도 계십니다. 전자의 경우는 다른 학교로 갈 수도 있고, 그냥 대학원에 안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대학원 진학을 안 하거나 다른 교수님께 가기가 아주 부담스럽습니다.
사귀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입 밖으로 사귀는 거라고 선언만 안 했을 뿐 연인처럼 지내고 있던 상황이라, 이제 와서 친구로 지내자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면 사귀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고백부터 하고 연인이 되는 것보다, 이미 연인처럼 지내고 나서 고백은 안 하거나 그냥 확인하는 정도로만 하시는 것이 좀 더 편하고 확실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꼭, 굳이, 반드시 고백을 하고 싶으시면, 선택지를 주는 것보다 확신을 주는 것이 낫습니다. 친구에서 연인이 되었을 때의 안 좋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살짝 두렸습니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는 것이 설렘 반 두려움 반이 있잖아요. 이 때 누군가 강하게 끌어 당겨주면 불안이 확신으로 변합니다.
가령 대학원을 가는게 좋을까 가지 말까를 고민하는 누군가가 있을 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정보를 주고 “선택은 너에게 달린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범적인 답일 수는 있으나 당사자는 여전히 불안하겠죠. 반면, “입학해. 내가 도와줄께. 나를 믿어” 같은 말을 한다면 뒷감당하기 어려운 말일 수도 있으나 상대가 결정하는데 힘이 될 겁니다.
보통 친구사이에서 사귀자고 하면 친구 사이가 깨질까봐 친구 사이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선택은 너에게 달린거다. 네가 뭘 결정해도 우린 계속 친구다' 같은 뉘앙스로 고백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상대는 온전히 자기 선택이기 때문에 더 불안할거에요. 거절하기도 쉽고요. 차라리 "쟤가 너무 강하게 얘기해서 안 사귀면 안 될 것 같았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확실히 끌어주는 것이 상대가 한 번 미친 척(?) 사귀어 볼까 라고 확신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내년 벚꽃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시길 간절히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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