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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말버릇에 미치는 악영향

· 댓글개 · 라라윈

아이들 욕 나쁜 말버릇 원인은 TV?

요즘 아이들은 참 빠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저를 보며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빨라' 이랬을 수도 있는데, 저도 어른이 되어서인지 아이들을 보며 참 빠르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조숙(?)하다 느껴질 때는 어른보다 배려적이고 좋은 생각을 할 때와 요상한 말버릇을 쓸 때 입니다. 욕이나 이상한 말버릇은 대체로 인터넷이나 TV에서 배워오는 듯 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도 한 몫 하는 것 같고요.


테레비보고 배웠어요.

'쩐다'가 유행할 때의 일 입니다. 어느 날인가 부터 한 아이가, 말 할 때마다 "쩐~다!" 라며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쩐다 뜻을 몰랐습니다. 그냥 삶에 찌들다, 지치다 등의 고전적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TV를 보니 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이 '쩐~다'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개그맨, 연예인들의 입버릇으로도 모자라, 자막으로도 나오기도 하고요.


쩐다 자막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아이들의 유행어를 빨리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 트렌드 때문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종종 봤는데, 예능에 나오면 여지없이 며칠 뒤 아이들이 그 말을 쓰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테레비의 영향력은 강력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공중파 뿐 아니라 케이블 방송도 볼 수 있고, 19금 영화 등도 그냥 볼 수 있고, 범죄 영화 등에서 나온 찰진 욕을 다시 연예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따라하다 보니, 아이들이 욕도 잘 배워왔습니다.
 
1학년: 형, 나 이제 '씨팔~'도 쓴다. 욕 디따 많이 알어.
3학년: 난 1학년때 존나랑 이런 것도 다 띠었어.
7세:  우와, 형은 몇 살때부터 욕을 쓰기 시작했어? 나도 이제 한 두마디 할 수 있는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대화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욕을 잘하는 것이 중고딩때 좀 노는 친구들이 괜히 멋져 보였던 것과 같이 그들 나름의 잘 나가는 표상인 듯 했습니다. 영리한 아이들은 어른들 앞에서 욕하면 혼나니까, 조심하기도 하나, 말버릇으로 착 달라붙은 욕은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곤 했습니다.



나쁜 말버릇 고치는 방법

학원강사 시절에는 어떻게든 아이들 말버릇을 고쳐보겠다며 갖은 방법을 구사해 보았습니다. 욕 할 때마다 혼내 보기도 하고, 살짝 톡 치기도 하고, 당근을 주어 보기도 하고요. 아이들 욕 안쓰게하고 나쁜 말버릇 고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욕의 어원부터 시작해서 욕을 가르쳐주고, 욕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발음 지적하면서 제대로 하라고 하니 흥미를 잃었습니다. 예를 들어 뻐큐라고 하면, 그거 아니라고 발음 틀렸으니 다시 해보라면서 훠억큐우 이런 식으로 발음해야 한다고 교정해 줬습니다. 존나라고 하면 존나 아니라고 철자 틀렸다면서 교정해주고요. 그랬더니 근사한 단어가 아니라, 받아쓰기 할 때 틀리는 단어 느낌이었는지, 욕 쓰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애써서 말버릇을 고쳐 놓아도, 며칠 후면 TV에서, 인터넷에서 또 다른 불편한 단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무한탄창 끼운 TV와 인터넷의 나쁜 말버릇을 비루한 방패로 막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나쁜 말버릇이나 욕이 멋있어 보이는 것도 한 때일때니 그냥 못 들은 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제는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으니, TV나 인터넷에서 나쁜 말투를 옮아오는 것에 대한 고민은 다소 남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걱정입니다. 테레비, 인터넷, 유튜브, 넷플릭스 등등을 달고 있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욕이나 안 좋은 말투가 있으면 입에 빠르게 달라 붙더라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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