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떨어져 있던 상황에서 우는 모습만 보게 된다면.....
큰 일이 벌어집니다.
학원에서 쉬는 시간에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면서 놀던 중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엄마신가 봅니다. 방실방실 웃으며 놀던 아이는 엄마에게 전화가 오자, 울먹거리며 고자질을 합니다.
"(지금 OO오빠랑 노는 중인데) 엄마~~ OO오빠가 나 괴롭혀~ㅜㅜ 오빠~ 때리지 마~~~"
아이의 말 한 마디에 어머니는 바로 폭발 하십니다. 멀리 앉아있던 저에게까지 어머니 목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십니다.
"어떤 놈이야? 당장 바꿔봐!"
어리버리 초등학교 1학년은 엄마의 말에 같이 놀던 초등학교 3학년 아이에게 전화기를 건네줍니다.
"야, 너는 뭔데 우리애를 때려? 혼날래? @#^!$#@^%%*&^&!"
장난치다 말고 갑자기 혼이 난 3학년 아이는 이내 울음을 터트리고, 한참을 화를 낸 어머니는 뒤이어 선생님을 바꾸라고 했나 봅니다. 아이가 저에게 전화기를 줍니다.
"아니! 선생님은 뭐하는 사람이길래, 우리애가 맞았다는데 가만있어요? 애들을 어떻게 관리하는거에요? #$^%$&"
"어머니. OO이가 맞은 적 없는데요. 지금 쉬는 시간이라 아이들 둘이서 서로 장난치면서 노는 상황이었어요. 아이들 간에 때리고 싸웠다면, 제가 먼저 혼냈을 거에요........"
"우리애가 맞았다고 하잖아요! 애가 울먹거리는데! @$^#%&&^(*&)"
"..................ㅠㅠ (힝.. 나도 울고싶다...ㅜㅜ)"
아이들끼리 어울리다가, 한 아이가 울 때는 원인이 있습니다.
정말로 아무 이유없이 놀려서 한 아이가 울거나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울던 아이도 함께 장난을 칠 때가 대부분입니다. 손뼉도 맞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고, 장난도 한 쪽에서 받아줘야 되는 것이지 장난을 쳐도 반응이 없고 무시하는 아이에게는 아이들도 장난을 치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상황은 한 아이가 먼저 메롱을 한다거나, 놀리면, 놀림을 받은 아이가 반격을 하고, 그러다가 둘 중의 하나가 울어 버리는 것 입니다.
아이들은 우는 쪽이 피해자로 보인다는 사실을 상당히 잘 알고 있습니다. (약은 것들...) 그리고 울면 어른 들이 달래주고, 울린 아이를 혼내준다는 사실도 아주 잘 압니다. 그래서 울린 아이를 무조건 혼내면,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울지 않은 아이까지 분해서 울어 버립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혼낼 때는, 꼭 양쪽 말을 다 들어 봐야합니다. 비단 아이들 혼낼 때 뿐 아니라, 모든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의 기본이 양쪽 입장을 들어보는 것이겠죠... ^^:;;
그러나 요즘은 자녀수가 적고, 자신의 아이가 제일 귀하다 생각해서 인지..... 자초지종이고 뭐고 필요없이 뒤집어 놓고 보시는 부모님들의 수가 꽤 됩니다. ㅜㅜ
자기 아이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난 자체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십니다. 그렇게 만든 아이, 방치한 선생, 아이를 그 따위로 가르친 그 아이의 부모에게 마음껏 화를 내야지 일을 잘 해결했다 생각하시는 것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한 부모님이 그렇게 난리를 치고 나면, 상대편 아이의 부모님도 못 참습니다.
"아이들끼리 놀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것을 가지고 엄마가 쫓아와서 혼을 내요?
그리고 그 집 애가 먼저 메롱하고 말로 약을 올렸다잖아요!"
하면서 아이들의 장난은 학부모들간의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ㅜㅜ
이런 일이 일어날 때면,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님들부터 인성교육을 새로 받으셔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부모님도 고역이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엄마는요, 옛날에는 제가 울면 학원이나 학교에 전화도 한 번씩 해 줬는데.. 요즘은 안 해줘요. 그리고 아빠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왜 울고 들어오냐고 때리고 오라고 뭐라고 해요.. 우리 엄마 아빠는 나를 미워하나봐요...ㅜㅜ"
아이가 운다고 매번 쪼르르 전화하기도 난감하고, 더욱이 아버지까지 나서서 때린 아이를 불러다 혼낸다는 것도 참 볼썽사나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는 응징을 해주지 않고 가만히 있는 부모님이 서운한가 봅니다. 아이의 생각에는 오히려 바로 울컥해서 울린아이를 혼내주고, 그 아이의 집까지 뒤집어 놓는 엄마들이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내 아이가 울고 들어오는 순간 분노게이지는 폭발할텐데...
그렇다고 대신 싸워주고 혼내주면 아이는 스스로 대인관계를 해결하는 능력이 없어질테고..
아이만 위로하고 나서주지 않으면 저렇게 서운하다 할 수도 있고....
자녀를 키우는 것은 참 많은 고민을 하게 되시는 일인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은 정말 위대하신 것 같습니다.....
'생활철학 > 생각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대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때 (68) | 2009.07.24 |
---|---|
남학생들을 패싸움을 하게 만든 전설의 얼짱 (72) | 2009.07.17 |
버스에서 만난 꽃미남이 두고내린 서류봉투 (46) | 200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