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번호따는 방법?
지난 번에는 길에서 번호 물어보면 어떤 심리인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번호를 주건 안주건 기분 좋은 추억거리라는 이야기였어요. 불쾌하기 보다는 기분좋은 일로 여길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 입니다. 그러나 번호를 묻는 입장에서는 번호를 받고 연락을 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일 겁니다. 어떻게 해야 상대가 번호를 알려 줄 가능성이 쪼금 더 높아질까요?
신원 증명
길에서 낯선 사람이 번호를 물어보면, 불안합니다. 정말로 호감이 있어서 그러는 것인지 사기 등 악의적 목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명함 등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을 주면 좋습니다. 학생이라 명함이 없으면 학생증을 슬쩍 보여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소한 이 사람이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지라도 알면 덜 수상하게 느껴집니다.
단,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서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 주절주절..." 이러면 더 수상합니다. 보통 사기꾼들이나 누구를 속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말이 많거든요.
쪽지 비추
전화번호를 묻는 것이 아니라, 쪽지를 건네주고 연락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쪽지를 받고 연락을 해주는 고마운 여자도 있긴 하나, 성공률이 매우 낮습니다. 모태솔로 후배가 1년 간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쪽지를 주었으나, 연락 온 여자는 0명이었습니다. ㅠㅠ
쪽지를 줬을 때 연락률이 낮은 이유는 애초에 상대방은 적극적인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한 건 쪽지를 준 사람이지 그 쪽이 아니잖아요. 설령 연락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더라도 처음에 연락해서 뭐라고 할 지 어색하고 부끄럽습니다. 굳이 어색함을 무릅쓰고 먼저 연락하기 싫어서 연락 안 하는 경우도 많아요.
쪽지를 줬는데 연락이 오면 다행이지만, 대체로 연락이 안 오고, 연락이 안 오면 혹시 연락하지 않을까 하면서 혼자 애가 탑니다. 혹시 모를 연락을 기다리며 쪼여드는 감정을 즐기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쪽지는 비추 입니다.
확률에 대한 다른 관점
번호따기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외모와 조건 등이 평균 이하인 친구가요. 얼굴이 처음 보는 여자가 번호 줄 얼굴이 아닌데 어떻게 맨날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지, 그것도 전부 길에서 번호 물어봐서 사귀는지가 느무느무 궁금했어요
방법을 물어보니, 확률에 대한 관점이 달랐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100% 번호따는 법은 한 번 물어봤을 때, 한 번 번호를 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도전 횟수가 아니라 성공 결과에 촛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10번 물어봤던 100번 물어봤던 길에서 처음보는 여자에게 번호를 물어봐서 사귀게 되었으면 100% 성공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로또 당첨확률을 810만 분의 1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내가 당첨 안 되면 0, 내가 당첨되면 100%이다 라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이 친구는 후자였습니다.
그래서 번호 물어봤는데 안 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호감가는 여자에게 또 번호를 물어본다고 합니다. 다름은 쿨했어요. 번호를 묻는 것은 자신의 자유이되, 주고 말고는 그 여자의 자유라고. 고로 될때까지 여러 명에게 물어보는 것이 방법이었습니다. 물어보다 보면 누군가 한 명은 호기심이든 거절 못하는 성격 때문이든 번호를 준대요. 어쨌거나 그 친구가 솔로였던 때가 거의 없기 때문에, 100% 번호따는 법이라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100% 솔로탈출 방법은 맞았습니다.
단, 이와 같은 지속적 도전에도 선은 필요합니다. 전화번호를 전단지 뿌리듯 하면, 사기꾼으로 뉴스를 탈 수 있습니다.
여의도 직장가에서 번호가 적힌 쪽지를 수 많은 여자들에게 뿌리는 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분이 꼬리를 밟힌 것은 안 좋은 기억력 때문이었습니다. 쪽지를 받은 여자분이 연락을 했는데, 며칠 뒤에 다시 "그 쪽이 마음에 드는데 연락 주세요." 라면서 쪽지를 줬대요. 그런데 번호는 같고 이름이 달라서 수상하게 여긴 여자분이 커뮤니티에 올리고, '여의도 헌팅남 사건'으로 뉴스도 탔습니다.
될때까지 도전한다고 무작정 번호를 묻거나 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번호를 물어보거나 준 사람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소개팅으로 만난 것보다 길에서 번호 물어봐서 잘 되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만큼 적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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