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수지에게 남자가 고백했다면 받아줬을까?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건축학개론 수지에게 남자가 고백했다면 받아줬을까?

건축학 개론의 승민과 서연의 엇갈린 첫사랑을 보노라니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건축학개론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연애질 이야기인줄 알고 봤다가 친구와 둘이서 목놓아 오열하고 온 야릇한 영화이기도 했어요. 다시 만난 서연과 승민의 관계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다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남자가 고백했다면, 여자가 사귀었을까요?"...
친구는 사귀었을거라는데 한 표, 저는 남자가 막상 고백하면 사귈까 말까 고민해서 그 사이 남자가 제풀에 지쳐 포기했을거라는데 한 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우선 건축학개론 이제훈 역할 같은 스타일의 남자는 고백 자체를 안한다는거죠...^^:;
이런 스타일 남자는 우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하고, 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지 모를거라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말은 몇 마디 했는데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지 잘 모를거라고, 또는 그냥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놀기는 했는데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지 모를거라고....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대부분은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그 여자는 눈치를 채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자관계가 깨끗한 남자 일수록 여자가 눈치를 잘 채요. 남자는 그다지 티 안낸 것 같아도 티 다~~~ 납니다. ^^;;;
좋아하는 여자와 안 좋아하는 여자에게 대하는 것이 "응" 조차 달라요.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자신도 모른채 슬며시 미소지으며 "응~^^" 이런 느낌이라면 안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ㅇㅇ" 이런 느낌... ^^;;
남자분들은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기꺼이 귀찮음을 백번도 감수해 줄 기세이지만, 안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귀찮음 바로 표현 (속으로 꺼지셈. 귀찮음.) 하는 것이 여실히 보입니다. ^^;;;

니가 나 좋아하는거 다 알고 있음..

여자는 남자가 고백하도록 멍석깔 기술이 없다.

좋아하는지는 눈치를 빨리 채지만, 여자가 싫어하는 남자라면 혼자 좋아하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습니다.
이 남자가 덥썩 고백이라도 할까봐 걱정스러운 사이라면 미리부터 선만 긋습니다. 가령 동창이라 두고두고 또 볼 사이인데 여자는 안 좋아하는데 남자는 좋아하는 것 같고 그 남자가 고백하고 끝장을 보려고 들 것 같으면 미리감치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야! 그렇지. 우,정.은 영원하다."
이러면서 선 쭈욱 긋고, 후배가 그런다면,
"넌 참 좋은 남.동.생이야. 너같은 남.동.생이 생겨서 참 좋아. 귀.여.운. 녀석."
이런 식으로 선 쭈욱.
"오빠는 정말 좋은 오.빠.에요. 우리는 친한 남.매."
이 경우는 사실 별 고민도 아닙니다.

문제는 여자도 좋은데, 남자가 좋아하는 티는 다 내면서 고백을 안 하는거죠.. ㅠㅠ
여자 입장에서도 정말 고민 많이 됩니다.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남자가 적극적으로 대쉬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지 백번 고민해요.. 그리고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한 두번 해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고민을 주위의 다른 남자에게, "남자니까 남자심리는 알잖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가 있는데 이건 사귀는 것도 아니고 사귀지 않는 것도 아니야. 정확히는 별 사이가 아닌데.. 어떻게 해야 돼?" 라고 물으면 남자 고수들은 비슷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남자가 고백하도록 멍석을 깔아 줘야지."

어떻게? 라고 물으면 이어서 돌아오는 대답은 "그것이 연애 고수와 하수의 차이지. 하하하" 이런 식 입니다. ㅡㅡ; 연애 잘하는 여자는 남자가 고백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만드는 여자라나요... 그러나 여자도 연애 쑥맥이기는 매한가지인데, 고백을 받아내는 기술이 있을 리 없습니다... ㅠ_ㅠ

고백하지 않는 남자 + 고백 받지도 고백하지도 못하는 여자

결국 서로가 싫어서가 아니라, 연애 쑥맥끼리의 만남은 N극과 N극, S극과 S극의 만남처럼 일정 거리가 붕 뜹니다.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서로 알아요. 그렇다고 누가 먼저 딱히 고백을 못해요. 자신이 고백을 하지도 상대가 고백을 하게 만들지도 못하니.. 그냥 이런 간극이 좁혀지지가 않습니다... ㅠㅠ
건축학개론 수지와 제훈 사이의 기둥만큼 공간이 남아버리죠...

비슷한 사람이라 끌렸을 수도 있는데.. 연애경험 부족한 것까지 비슷해서... 이런 모양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이 상황이면,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좀 강하게 들이대 주기를 바랍니다.
여자는 남자의 고백이 원기옥을 모으는 공력이 들어가는 것인지는 정말 모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워낙 저돌적일 정도로 여자에게 달려드는 남자상이 그려지기 때문에,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다 그런줄 알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좋으면 "정말. 확실히. 분명하게. 좋다고" 확신을 주기를 바랍니다.
(물론 남자입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하는 얘기입니다. ^^:;)

그러나 남자가 원기옥 모으는 사이에 건축학개론 수지 선배처럼 방해꾼이 나타나, 기껏 모으고 있는 원기옥 공력을 뚝뚝 떨어트려 다시 모아야 되게끔 자신감 상실을 시켜버리는 경우... 그냥 끝이 납니다. 건축학개론 수지는 안 그랬지만, 어떤 여자들의 경우는 좋아하는거 알고 나도 좋아서 고백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가 고백을 안하니까 너무 답답하던 차에, 더 적극적인 남자가 나타나면 질투 유발 작전으로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려고 합니다.
문제는 애초에 주저하느라 고백을 못하고 있던 남자에게는 질투 유발 작전이 잘 안 통합니다. 질투에 더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확 튕겨져 나가 버릴 수도 있습니다.. ㅜㅜ

누군가가 좋아지면... " 내 마음 같으면..." "나와 같다면..." 이라는 생각 참 많이 하게 됩니다.
너도 나처럼 내 생각 했으면... 너도 나처럼 좋아하고 있었으면...
이런 바람을 갖게 되는데, 여기에 추가해서, "상대도 나처럼 미숙할 수 있다"는 것도 꼭 감안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점점 연애경험의 양극화가 심해져서 30대 모태솔로의 비율이 25%라고 합니다. 그리고 50% 가까이는 연애경험이 다섯손가락 이내, 2~3명이 전부인 사람이 태반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랑 오래 사귀었던 사람들의 경우 서른이 되도록 한 명, 두 명 밖에 못 사귀어 본 사람이 대다수라고 합니다. 한 두명 사귀고 연애 휴강기가 더 길면 역시 연애경험 횟수로 보면 매우 적어집니다. 극히 일부에서만 수 백명, 수천명을 사귀어 봤을 뿐 절대 다수는 연애초보라고 보면 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거 알겠는데 그러면 고백 좀 화끈하게 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여자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으면 니가 먼저 다가올 수도 있었다는 남자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하지만 자석의 같은 극끼리의 만남처럼 연애 초보와 초보 사이에 생길 수 밖에 없는 어색어색의 거리라 이해해주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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