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 것 같았지만, 사실은 진짜로 목숨을 건 생존게임이라는 것이 바로 밝혀지고, 본 게임(진짜 목숨 건 생존게임)이 시작되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한 게임에서 한 명씩 죽어나가는데, 바로 다음 게임의 희생자가 누구일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어서 더욱 흥미진진했습니다. 그러나 중간이 넘어서면서 다음 희생자가 예측되기 시작했고, 긴장감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던 장민철 PD역을 맡은 박희순씨 입니다. 어떤 역을 맡던지 배우가 아니라, 실제 그 사람인 듯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 분은 이 영화에서도 카리스마와 광기를 작렬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대로 미친 듯 하면서도, 놀랍도록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때문에, 도대체 무슨 사연때문에 저렇게 된 것인지 정말 궁금해지도록 만듭니다.
영화는 이야기의 전개과정을 통해 궁금증과 몰입을 증폭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마지막이 약합니다.
오히려 중간의 팽팽한 긴장감과 흥미로운 전개와 호기심을 극도에 달하게 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마지막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워 놓았기에 그만큼 맥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제작자들이 마지막을 위해 너무 압박이 컸던 티가 팍팍 납니다. 별로 반전같지 않은 반전, 이 어마어마한 일의 이유라고 하기에는 어느 정도 공감은 가지만 좀 미약한 이유, 신민아의 대사를 통한 억지 감동 구현때문에 마지막에 김이 새버립니다. 마지막에 반전, 감동, 긴장감, 임팩트 모두를 선사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의도가 낱낱이 읽히기에 갑자기 교육비디오 보는 기분이 들어버립니다. 전설의 고향 맨 마지막에 나오던 "이 이야기는 OO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웃에게 못되게 굴면 천벌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 입니다." 라는 마무리 멘트를 조금 현대적으로 바꾼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 인간은 사실 악하다, 현대인의 무관심, 방관적 태도에 대한 비판 등의 인간 본성에 대한 비판과 고찰에 대한 의도가 너무 읽혀버리기에 이 흥미진진했던 영화가 한 순간에 교육영화로 탈바꿈해버리고, 100분이상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영화가 엔딩크레디트 올라가기 전에 나가려고 일어서게 만드는 허망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10분이 너무 아쉬웠던 영화였습니다.
마지막이 너무 아쉬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신민아씨가 마지막 생존자인데, (이 부분은 영화보자마자 몇 분내에 나옵니다..^^;;;) 신민아씨가 맡기에는 좀 안 어울리는 면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박해일씨와 박희순씨가 놀라운 연기력으로 극을 절정으로 치닫게 할 때도, 신민아씨의 빽빽대기만 하는 어색한 절규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였고, 극의 중간중간에도 별 이유없이 혼자 착한 척을 하는 장면이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다른 참가자보다 남을 챙기는 착한 사람이기에 최후의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합리화시키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전혀 합리적이지 않아 보였습니다. 지속적으로 이유없이 착한 척을 하다가 혼자 살아남은 신민아씨가 말하기에는 마지막 대사는 거북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민아씨 무척 좋아하는데, 이런 진지하고 어두운 역의 영화배우로서 보다는 모델로서 예쁜 보조개가 쏘옥 들어가는 밝고 화사할 때가 더 잘 어울리는 분인 것 같습니다.
촬영중 찍은 사진인듯한데, 이런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
맥 빠지는 마지막 때문인지, 중간까지는 새롭던 이 영화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확 듭니다.
큰 상금을 두고, 서로 뭉쳤다가 흩어지기를 번복하는 얍삽한 인간성을 드러내는 코믹영화들도 많았고, 이런 식의 레이스를 주제로 한 영화들도 많았는데, 그런 영화들이 떠올라 버립니다.
총 110분 러닝타임 중에 100분은 흥미진진한데, 마지막 10분이 아쉬워서...
너무 안타까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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