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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는 누가 만들까? 무대미술전공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뮤지컬 후기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2층에서 관람해보니, 무대미술 아름다움이 한눈에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보고 너무 감동한 나머지, 곧장 표 다시 구입해서 친구와 다시 보았었습니다. 5월에 본 뮤지컬 후기를 이제야... (참 부지런한 라라윈 ^^:;;;) 류정한 옥주현의 무대가 너무 보고 싶어서, VIP석까지는 넘 비싸고, S석 예매하려고 보니 벌써 1층의 좋은 좌석들은 다 예약이 꽉 차버렸더군요. ㅠㅠ 1층 뒤쪽 보다는 2층 앞이 차라리 낫겠다 싶어서 친구와 2층 앞좌석을 예매했습니다. 2층에서 관람하신 다른 분들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후기를 읽어보니, 신성록 정수리만 보인다, 는 등의 주연배우 머리통만 보인다는 서글픈 후기도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2층 가운데 좌석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잘 보였습니다.
1층 앞쪽 좌석은 배우들이 잘 보여서 좋고,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경우 앞 좌석 중간으로 배우들이 행진하는 장면이 있어서, 예전에 신성록씨를 무척 가깝게 볼 수 있는 장점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층은 뮤지컬 무대가 한 눈에 들어와서 폭 빠져드는 매력이 있었어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특히 무대가 너무 예뻤거든요.
처음 봤을 때도, 배나 바다, 그리고 성을 표현하는 무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한 편의 동화 속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는데 2층에서 무대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니 그런 아름다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친구와 둘이 무대의 밤하늘이 진짜 밤하늘 같고, 무대의 성이 진짜 성 같아서 폭 빠져들었어요.

의상도 멋지고, 배우들의 성량이나 연기력도 놀랍고요.
뮤지컬은 보노라면 종합예술의 진수를 확실히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도 미술전공이라 그런지 요즘들어 뮤지컬에서 더 눈에 띄었던 것은, 예전에는 무대가 단순히 "나무로 된 무대" 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영상미술과 결합해서 정말 실감나는 장소로 4D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었습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도 지하감옥 탈출 장면에서 바다속을 헤엄치는 듯한 그 장면이나, 나폴레옹을 만날 때, 정말 외딴 파도치는 섬 같은 장면 연출이 놀라웠어요.
몬테크리스토에서는 다른 장면들이 더 아름다워서 이런 부분이 눈에 들 띄였던 것 같은데,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는 이렇게 무대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헬리콥터 탈출 씬과 자동차 장면이 세계적으로 유명했습니다.

미스 사이공 헬리콥터 씬


눈 앞에서 헬기가 떠서 제 머리 위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었으니.. 그 놀라움이 엄청났어요.
이제는 무대미술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무 짤라 노가다 모드가 아니라 뮤지컬이라는 종합예술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도 무대미술은 그 위에서 음악과 배우와 연기가 춤출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주었지만, 제 친구 중에 무대미술을 전공하던 친구가 늘상 노가다 노가다 거려서... 저도 그런줄만 알았거든요. ^^;;;



저는 학부에서 서양화 전공이어서, 같은 미술전공이라도 방향이 많이 달라서 친구가 배우는 것이 궁금해서 자주 물어봤었어요.

"무대미술, 멋찌다~ 뭐하는거냐?"
이러면 친구는 대수롭지 않은 듯
"노가다야, 완전 노가다. 그 큰 무대 만들려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
라면서 고충을 먼저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러.나.
알고보니 학생때니까 무대세트 미니어처 만드는 정도나 스스로 했을 뿐, 나중에 큰 무대는 무대디자이너는 설계만 하고 노가다는 다른 분들이 해주시는 거였더군요... ^^;
그리고 시작은 겸손하게(?) 노가다야. 이러면서 말을 시작해놓고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대미술은 저같은 서양화 페인팅 하는 사람처럼 혼자 캔버스 보고 그림그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 감독, 연출자들과 협력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로 배우와 연예인들을 상당히 많이 보게 된다고 합니다.
친구가 학생시절에도 같은 학교의 연기영화과 학생들 (지금은 이름대면 누군지 아는 연예인이 된 그들)과 우와.. 할 ㅈㅈ 감독님등과 학생시절 연극무대, 학생 뮤지컬 무대 만들 때 같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친구는 무대미술 그만두고 결혼해서 아들래미 키우는데 열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입만열면 자신이 했던 무대미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제가 미술학원 선생님을 하던 시절에 학생들이 뮤지컬에 관심 많다며 무대미술 전공하고 싶다고 해서 알아보니까, 요즘은 아예 뮤지컬 스쿨도 있었습니다. 서울예술전문대학,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도 뮤지컬 스쿨 무대미술 전공이 있었습니다. 요즘 다시 찾아보니 위대한 탄생의 백청강과 김태원 음악 스쿨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음악 선생이 아니니 패스. 미술 쪽을 더 살펴봤더니 무대 제작 뿐 아니라 전체적인 음향, 분장 등을 포괄하는 과정에 국가자격증 취득까지 독려한다고 합니다.

몬테크리스토 커튼콜


뮤지컬 볼 때마다, 도대체 저런 무대는 누가 만들었을까 궁금해 관련 전공까지 찾아 봤네요.

아무튼 뮤지컬 무대를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면서도 눈을 의심하게 환상적인 공간을 재현해냈는지, 무놀라운 마술사들 같아요...
의심많은 성인들을 2시간 30분동안, 저것이 진짜라고 믿게끔 홀딱 빠져들게 만들면서 그 장소로 데려가는 무대미술 마술사들이요. ^^ 어떻게 넓다면 넓지만 좁은 무대 위에서 바다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성을 짓고, 무대디자인만으로 하나의 무대위에서 수십군데의 공간을 느끼게 만드는지... +_+

그 2시간 30분의 무대를 위해 그 분들이 들이신 수고도 엄청났겠지만, 볼수록 감탄하게 되는 천재들 같습니다. ^^
예전 사진들 정리하면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사진보다가 2층에서 감상하면서 무대가 너무 아름다웠던 것이 떠올라 뒤늦게 써보는 뮤지컬 무대 이야기 였습니다.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이 뮤지컬 보는 위치에 따라서도 작품이 달라보인다며 이 자리 저 자리에서 보라고 추천하시던데.. (보고 싶지만 티켓 가격의 압박이..ㅜㅜ) 2층 좌석에서 봤던 아름다운 무대는 몇 달이 지나도 그 아름다움이 잊혀지지 않네요. 1층의 배우들의 얼굴에 집중하게 되던 것과는 다른 매력이었어요. 아마도 몇 달 뿐 아니라, 언제고 뮤지컬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또 2층에서 봤던 아름다운 무대 이야기를 빠트리지 않고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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