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빠의 동생 자랑을 근거로 쓴 책?
그러나 이 책은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가족이 이야기하는 미셸에 대한 칭찬을 주된 근거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미셸 오바마의 뛰어난 면에 대해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이웃집 아줌마의 자식자랑 수다를 듣고 있는 것처럼 지루하고 재미없습니다.
아무 자랑할 것 없는 아이라도 그 가족이나 형제에게 들으면, 아주 대단한 사람처럼 들립니다. 자기 자녀와 형제는 송유근보다 더 뛰어난 천재였으며, 어릴 적부터 스티브 잡스보다 기발한 행동을 많이 하였으며, 더 이상 잘났을 수가 없다는 듯 이야기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본인 앞에서는 "저 자식은 어릴적부터 속 썩이더니 지금도 그런다.." 고 할 지언정 남에게 자식이나 형제이야기 하실 때는 대부분 상당한 자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가족이 이야기하는 "그 애는 원래 똑 부러졌어요." "원래 콧대가 셌지요." "어릴 적부터 그런 기질이 보였어요." 하는 등의 말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미셸 오바마의 오빠인 크레이그가 서술하고 증언(?) 하는 "미셸은 원래 이런아이였어요."라는 식이다 보니, 너무나 지루하고 듣기도 거북스러운 면이 컸습니다.
뚝뚝 끊어지는 내용이 거슬리는 책.
책의 번역상의 문제인지, 원 저술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내용이 계속해서 뚝뚝 끊깁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랑스러워한다. 부모님이 자식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저의 버팀목이었어요." 라고 미셸은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말했다.
이 글의 경우,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이유'가 뒤이어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냥 "자랑스러워요." 하고 끝입니다. 뒤이어 아버지에 대한 설명이 간단히 나오지만, 자녀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이 보기에 아버지 모습이 이랬다..' 하는 것이라서, 왜 자녀들이 아버지를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겼는지에 대한 설명은 그냥 읽는 사람이 알아서 생각해야 합니다. (무슨 추리상상물도 아니고...ㅡㅡ;;;)
계속 이런 식입니다. '미셸 오바마는 ~ 했다. 이유가 있다.' 라는 문장은 잘 나오는데, 뒤이어 그 이유에 대한 설명들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책을 읽을수록 짜증이 납니다. "도대체 어쨌다는 건데? 왜 그런건데?" 하는 질문이 마구 생깁니다.
옛날 위인같은 느낌이 들게하는 흑백사진
출판할 때의 비용문제 때문인 것 같은데, 책의 사진이 모두 흑백이다보니, 불과 몇 년 전, 몇 달전의 일이 아주 오랜 옛날 일 같이 느껴집니다. 그 덕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인물에 대한 이야기 임에도 이미 죽고 없는 인물에 대한 일대기를 읽는 느낌이 듭니다.
결론은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를 나오고, 콧대가 높아야 한다는 것?
물론 작가가 글을 쓸 때는, 미셸 오바마의 열정과 뛰어남을 배우라는 의도였겠지요.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마음으로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 어떠한 면에서 뛰어난 사람인지, 매력적인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해 그런 점을 배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딸과 함께 읽는 미셸 오바마 이야기' 라는 부제처럼 어린아이와 함께 읽고 정리해준다면, 딱 한 마디 해주게 될 것 같습니다.
"너도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가고, 어지간한 남자가 대쉬할 때는 눈도 꿈쩍하지 말고, 콧대가 세야 오바마 대통령같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단다."
미셸 오바마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책에 대한 기대가 커서였는지 실망도 무척 큰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미셸 오바마에 대해 더 알게 되고 배우게 된 것이 아니라, 갈증날 때 마신 탄산음료처럼 오히려 그녀에 대해 알고 싶다는 갈증만 크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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