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더 잘나보이는 한 마디, "잘했어"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남자친구가 존경스러워지는 한 마디 "잘 했어."

“잘했어.”
예전에 남자친구에게 감동했던 말 중 하나가, "잘했어." 라고 한다면 싱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잘했어" 라는 한 마디 말이 모자라서 싸웠던 적도 참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속이 뒤집어지는 상황은 돈을 썼을 때 입니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넷북을 50만원 주고 새로 사서 좋아하고 있는데,
"그 제품 인터넷 최저가가 38만원이야. 너 어디서 샀어? 바보. 그거 인터넷 최저가로 10만원 더 싸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면 노트북 사면서 사은품은 더 받았어? 매장가서 샀으면 사은품으로 마우스라도 하나 더 달라고 하든가, 최소한 마우스 패드라도 하나 얻어와야지.."
라면서 에누리와 다나와의 신이라도 빙의된 듯 여자친구가 헛돈 썼다는 이야기를 하면 여자친구는 속상해집니다.


불편한 심리상태가 되는 "인지 부조화"

컴퓨터를 100만원 주고 사서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는 똑같은 컴퓨터를 50만원에 샀다면?
그 상황에서 심기가 불편해지면서 머릿속에 충돌이 일어납니다.
같은 제품은 같은 가격이어야 한다는 인식과 동일한 물건을 돈을 더 주고 사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는 인식, 그리고 그런 멍청한 짓을 한게 "나"라는 것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서 결합되는 순간 못 견디겠는것이죠. 이런 불편해 죽을 것 같은 상황을 인지부조화 상태라고 하는데, 사람은 이 불편한 심리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뭔가 액션을 취합니다.

1. 100만원짜리 컴퓨터를 환불하고, 친구가 산 곳에 가서 50만원에 산다.
2. 자신에게 똑같은 제품을 50만원이나 더 비싸게 판매한 가게에 가서 따진다.
3. 친구가 산 것과 자기가 산 것은 뭔가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거죽이 똑같더라도 속에 부품이 친구껀 이상한거거나, 리퍼제품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구입한지 며칠 안되었고, 환불이 된다면 1번의 방법을 쓸 수도 있지만, 환불기간이 지났거나, 따지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3번을 택하여 불편한 심리상태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기에 비싼 것이겠거니 하면서 "싼게 비지떡"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편히 다스리는 겁니다.
사실 자기 스스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한 어떻게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생각을 바꾸지도 못하게 하는 남친의 지적

이미 돈을 지불한 많은 일들이 생각을 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자동차 수리를 받았는데, 알고보니 다른 곳에 가면 더 싸게 할 수 있었다거나,
(하지만 그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고장난 상태로 되돌려 주세요. 라고 할 수는 없죠... ㅜㅜ)
새로운 기기를 샀는데 알고 보니 보다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었다거나..
(하지만 이미 사서 잘 쓰고 있던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계속 "잘못했다."고 하면, 인지부조화 상태에서 생각을 바꿈으로서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는 것 조차 방해를 받습니다. 

남자친구도 여자친구가 몰라서 바보같이 돈을 쓴 상황이 속상해서 한 마디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 '아'와 '어'는 많이 다릅니다.

“지금 그거 사는 것보다는 다음 모델이 곧 나오는데. 조금만 기다리지. 다음 모델 출시된다고 어제 발표났단말야. 니꺼 어떻게 해? 바로 후진거 되잖아.”
하고 하면 내가 성급하기는 했어도, 뭐든지 사면 연이어 신제품이라는 것이 나오게 마련이기 때문에 갖고 싶었던 것을 조금 더 빨리 가진 것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고, 다음에는 더 알아보고 구입해야 겠다는 깨달음도 얻습니다.

하지만
“얼마주고 샀는데? 그거 원래 더 싼데, 왜 그렇게 비싸게 주고 샀어? 그리고 그런거 샀으면 사은품을 달라고 해야지. 뭐 받아왔어? 암 것도 안 줬어? 제대로 바가지 썼네. 그러게 그런거 살꺼면 가서 어리버리하게 굴지말고 더 따졌어야지. 너 암말도 안 했지?”
라고 했다면, 같은 지적이라도 전혀 방향이 다릅니다.
전자는 내가 정보가 부족했던 것 뿐이지만, 후자의 지적은 나라는 인간이 뭔가 바보같고 부족해 보입니다. 그리고 후자는 또 다른 이유로 자존심을 상하게 합니다. 나 였기에 바보같이 당했지만 자기 였다면 안 그랬을거라는 비교가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ㅡㅡ;;
가뜩이나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면서 꼬인 마음에 이런 소리를 들으면, 점점 더 삐딱하게 들립니다.
"다 자기 손을 거쳐야 제대로 되고, 남이 하면 마음에 안들지?'
"그렇게 잘났으면 니가 다 하던가."
등의 "그래, 너 잘났다."가 될 뿐 입니다.


"잘 했어."

여자친구도 인터넷을 검색할 줄도 알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불안하기 때문에 더 꼼꼼히 알아보기도 합니다.
블로그 후기도 하나하나 읽어보고, 어떤 부분을 비교해 봐야 되며, 뭘 알아가야 사기당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지도 꼭 보고 나서, 자신의 정보를 종합해서 "판단"과 "결정"을 한 겁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너라서 바보같이 당했고, 자기였다면 나보다는 더 잘 했을거라고 하면 짜증만 날 뿐인겁니다. 
여자친구가 전화해서
“나 지난 번에 알아본거보다 더 싸게 했어~”
라고 신이 나서 떠들 때,
“얼마 줬는데?”
“바보냐? 지금 더 최저가는 더 싸고, 남자가 갔으면 더 쌌을꺼고,
 그리고 그렇게 했으면 서비스로 뭘 더 봐달라고 했어야 되고, 아니면 다른 업체를 갔어야 하고..“
하면서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내 남자친구는 정말 많이 아는구나.”
하면서 감격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그래? 많이 싸게 했어? 얼마 줬는데?”
라며 상황에 대해 얘기는 듣고, (자초지종도 안 듣고 잘했다고 하면 건성인 느낌이라 무심해보이니까요..^^;;)
“잘했어.”
라고 해주는 남자가 더욱 감동적 입니다.

여자친구도 이미 남자친구가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굳이 여자친구가 고민해서 결정한 일의 결과에 대해 한 번 더 잘난척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돌이킬 것이 아니라면 그냥 "잘했어." 라고 따뜻하게 한 마디 해주면, 그 모습이 오히려 칭찬도 해줄줄 아는 잘난 남자로 보입니다.
남자친구가 핏대를 세운다고 매번 환불할 것도 아니고, 이미 지난 상황에서 다시 가서 말하기도 곤란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원래 잘 모르는 분야라면, 누군가 특별히 정보를 주지 않는한, 여자친구는 앞으로도 쭉 자신이 싸게 잘 했다고 생각하고 살 겁니다.
그러니 괜한 인지부조화가 일어나게 할 필요도 없고, 설령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도 생각을 바꿔서 해결할 수 있는데, 생각을 바꾸지도 못하도록 여자친구가 바보짓을 했다는 것만 인정하라며 몰아붙여서 여자친구를 불편한 심리상태로 몰아넣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남자친구의 "잘했어" 라는 말 한마디에 감동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썼지만,
남이 뭔가 했으면 늘 잘못했다고 하면서 지적하는 사람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잘했다"면서 격려해주는 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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