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 미래기업포럼 후기
포럼 연사에 반기문 전 UN총장님, 강금실 전 법무장관님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다른 연사님들도 훌륭하시고, 특히 이 두 분의 특강이 굉장히 기대되어 재빨리 포럼 참가 신청을 하고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갔습니다. (4월달에 다녀온 후기를 이제야...)
주요 내용은 신 기업가 정신과 가치, 혁신 성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영,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배웠어요. 어떤 방향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는지는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료 포럼이었으나 구성이 알찼어요.
참 달랐던 반기문 전 총장님과 강금실 전 장관님
연사님들 중 제가 기대했던 반기문 전 총장님과 강금실 전 장관님은 극과 극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분께는 실망을 하며 다음에 이 분이 특강하시면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한 분께는 감동을 하며 다음에 이 분이 특강하시면 다시 듣고 싶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님은 준비를 하나도 안 해오신 듯 했습니다. 총장님께 주어진 기조강연 시간은 40분이었고, 계획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시작했으나 20분 이상 오버해서 1시간 넘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준비를 많이 해와서가 아니라, 준비를 전혀 해오지 않아 중언부언하느라 시간이 많이 오버되었습니다.
준비없이 그냥 자신이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때우실 작정이셨는지, 계속 본인 자랑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신의 업적 자랑이 계속되었는데, 교황님, 대통령님 등이 반기문 전 총장님에 의해 움직인다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분들조차 약간 발 아래로 보시는 것 같기도 했고요. 총장 정도의 자리이시면 많은 것을 결정하고 많은 일을 하시나,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따로 있고, 어떤 업적을 내기 위해 참여하고 도와준 사람도 참으로 많을텐데 그 모든 것이 자기 혼자 하신 것처럼 말씀하셔서 거북스러웠습니다. 저런 상사 밑에서 일하면 공은 가로채고 과만 넘겨줄 것 같아, 더 불편했어요. 어찌되었거나 유엔총장으로 계시며 만난 사람, 겪은 일은 많다 보니, 똑똑하고 재수없는 할아버지의 자기자랑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태도와 내용이 어떻든 간에 전 유엔총장이셨고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이 크신 분이라, 이 분 기조강의 끝나자 우르르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갔습니다.
마지막 클로징 기조강연은 강금실 전 장관님이었는데, 이 분은 자신의 발표 순서가 아니라 꽤 일찍 오셔서 다른 연사들의 강의를 다 듣고 계셨습니다. 유명하신 분들은 시간 딱 맞춰 오시거나, 좀 일찍 오셔도 다른 분들과 환담을 나누시지 강의를 듣지 않으시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여 앉아 열심히 강의를 듣는 모습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PPT도 열심히 만들어 오셨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님은 PPT도 없었음.) 자료집에 실린 것과 다른 것을 보니, 다시 한 번 수정을 거쳐 가져오신 듯 했습니다. 현재는 법무법인 대표이시니 본인이 만드신 것이 아니라, 직원이 만들고 수정만 하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발표자료를 손보고,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시간에 맞춰 준비해 오셔서 좋았습니다. 시간도 딱 맞추기 위해 신경을 쓰셨습니다.
무엇보다 발표에서 베어나오는 태도가 매력적이었어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 자기 혼자 많은 것을 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이것을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자신의 실제 성품이나 모습이 짧은 강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일 수도 있고, 발표력의 차이일 수도 있고, 다른 상황에서 보면 또 다를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짧은 하나의 세션에서 보여지는 두 분의 모습이 참 달라 인상적이었습니다.
'생활철학 > 전공 직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은 얼마나 행복할까? (feat. 심리상담 받는 팁) (1) | 2019.06.13 |
---|---|
개강 멘붕, 교수도 학교 가기 싫다 (15) | 2018.03.03 |
전업 작가 인세 수입, 과연 생계유지가 될까? (17) | 2015.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