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계열의 '좋은 하루 보내,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도 힘내 또는 유사한 이모티콘 등을 보내며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인사에 대한 반응이 꽤 극단적으로 나뉩니다.
긍정적 반응은 '매일 생각해서 인사해주는 사람이 있어 좋다'면서 '이어져 있는 느낌'을 받으며 좋아합니다.
부정적 반응은 '왜 쓸데없는 것을 보내서 사람 시간을 뺏는거야'라면서 '방해받는 느낌'을 받으며 짜증을 냅니다.

소위 말하는 T형 vs F형
MBTI 유형 중 용건과 목적을 중시하는 T형과 사람의 연결을 중시하는 F형으로 나눠보면 왜 그러는지 조금 더 구분이 쉬워집니다(물론 모든 T형이, 모든 F형이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거칠게 구분해 보자면 이렇다는 것 입니다)
T형들의 경우 용건과 목적이 중요합니다. 좋은 하루 되라는 인사를 어쩌다 한 번 받으면 '안부'라고 느끼지만, 수시로 또는 매일 받으면 '쓸데 없는 일'이라고 여기며 피로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 안에는 아무런 용건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T형들은 어쩌다 한 번(정말 어쩌다 한 번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닙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그냥 생각나서 연락했어' 같은 연락을 받으면, 그 자체로 '용건'으로 쳐 줍니다. 그러나 매일 '좋은 하루 보내'라거나 직접 편집한 좋은 글귀 이미지 같은 것을 보내면, '어쩌라는 거야?'라고 받아들입니다. 매번 똑같이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보내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읽씹이나 안읽씹을 하자니 찝찝한 상황이 되는 것 입니다. 특히 바쁘고 여유가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더욱 더 귀찮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성스럽게 보내는 입장은 매우 다릅니다. 딱히 만나자거나, 다른 용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좋기 때문에 계속 보내는 것 입니다. '우리는 매일 안부를 나누는 사이'라는 느낌이 중요한 거지요. 주로 F형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F형은 용건과 목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생각해서 연락을 해 준다는 것, 상대와 내가 계속 이어져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용이 없는 것은 상관없고, 뭐든 주고 받는다는 그 연결감이 중요한 것 입니다. 그렇다 보니 F형들은 인맥관리 목적이든 순수한 호의든 여러 이유로 지속적으로 가벼운 안부 인사를 계속 보내곤 합니다.
이들의 대화는 개와 고양이 같습니다. 개가 좋다고 꼬리를 들고 흔들면, 고양이는 꼬리를 드는 것이 공격 행위인 줄 알고 냥냥 펀치를 날려 버리듯, F형 다정이들이 좋다면서 계속 안부 메시지를 보내면, T형 효율이들은 사람 귀찮게 한다면서 짜증을 내거나 이내 읽씹 안 읽씹을 해버리기도 합니다. F형 입장에서는 '갑자기 왜 그러지?'라며 자기가 그동안 보낸 메시지가 T형을 화 나게 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T형은 F형이 대체 왜 그러는지 의도를 상상 못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좋을까?
F형들끼리는 서로 그렇게 보내면 아주 따뜻하고 좋으므로 문제가 없습니다. T형 끼리는 애초에 용건없는 연락 따위는 거의 없으므로 이런 고민이 없습니다. 문제는 F형이 T형에게 F형에게 하듯 보낼 때 사건이 시작되는 것 입니다.
T형들에게는 이어져 있는 느낌 필요없습니다. 매일 안부 문자 보낸다고 해도 그들은 '우리가 가깝다'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요. '저 사람이 귀찮다' '저 사람이 슬슬 짜증난다' '저 사람이 매우 짜증난다'로 점차 짜증의 강도만 높아질 뿐 입니다. 나중에 부탁할 일 있을 때 부드럽게 말 꺼내려고 인맥관리 하는 거라면 더더욱 절대 보내지 마시고, 연애 감정으로 호감 있어서 보내는 거라면 있던 호감도 깍이니 그러지 마세요. 그러니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상대가 단 한 번도 먼저 '좋은 하루' 같은 용건 없는 안부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다정하고 잦은 연락은 자제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보다 T형들에게는 그냥 용건을 보내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언제 만나요." 같은 내용이요.
용건이 있을 때 연락하라고 하면, 응용하셔서 유튜브 링크나 신문기사 링크 등을 보내는 다정한 분들이 계십니다. 마찬가지로 T형들은 그것도 '좋은 하루'와 동급으로 여깁니다. 오히려 자기 시간을 더 많이 뺏는 행위로 여겨 더욱 더 침범 당하는 느낌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상대의 니즈를 정확히 알아서, 그 사람이 아직 못 봤을 최신 뉴스나, 그 사람이 정말 관심있어할 내용이 아니면 이 역시 역효과 입니다. 그냥 내가 보고 좋아서 보내는 다정한 링크는 어쩌다 한 번은 괜찮으나, 매일 이렇게 보내면 카톡이 조용한 채팅방 모음으로 쳐박힐 수도 있습니다.
어떤 유형에게는 가벼운 인사가 득이 되고, 어떤 유형에게는 가벼운 인사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