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읽씹 당하면 계속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자이가르닉 효과

안읽씹 당한 사람의 심리,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 정상!

원론적으로는 "카톡을 보내는 것은 나의 자유이고, 답장을 하는 것은 상대의 자유" 입니다. 그러니 읽고 답을 하든 말든, 상대의 결정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는요. 그러나, 원론은 원론이고, 현실에서 안읽씹 당하면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안읽씹 당하면, 쿨해지기가 참 힘듭니다. 관심있는 사람, 사귀는 사람 뿐 아니라, 당근거래에서 질문글에 답해줬는데 안읽씹만 하셔도 '왜 확인을 안 하시지?' 하면서 신경이 쓰입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 때문입니다. 

 

안읽씹 심리, 안읽씹 당했을때

 

안 끝난 일은 생생히 떠오르는 자이가르닉 효과

자이가르닉 효과는 아직 일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 둥실둥실 활성화되어 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손님이 붐비는 식당이나 코스 요리로 제공되는 레스토랑 등을 가면 홀 서버/직원이 어느 손님이 뭘 시켰는지 다 기억을 하고 가져다 줍니다. 저 쪽의 까만 옷입고 혼자 온 여자는 싱글세트 시켰고, 지금 파스타 다 먹어가니 곧 후식 음료 나가야 되고, 이 쪽의 가족 손님은 스프 다 먹어가니 메인요리 가져다 줄 때가 되었다는 것들을 다 기억하고 가져다 줍니다. 때로는 테이블에서 누구는 물냉면, 누구는 육회비빔밥 시켰는데, 직원 앞에서 주문한 경우 그 사람 앞에 그 음식을 놓아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참 놀라운 기억력이죠. 

 

그런데, 이 손님들이 간 뒤에 1시간 뒤에 "아까 까만 옷 입고 혼자 온 여자 손님이 뭘 드셨나요?" 라고 하면, 황당해 하면서 반문합니다. "그걸 어떻게 기억해요? 손님이 한 둘이 아닌데. 까만 옷 입고 온 사람도 한 둘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아까 4명 온 테이블에서 뭐 주문했죠?" 라고 하면, "네???" 라고 되물을 겁니다. 즉, 그 일이 완료되고 나면 머릿속에서 싹 치워버리는 겁니다. 아직 안 끝났을 떄에만 놀라운 기억력이 발휘되었던거죠. 

 

이처럼 미해결 과제는 머릿 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더욱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현상이 자이가르닉 효과입니다.  

 

 

읽씹 vs 안읽씹, 당하는 입장에서는 뭐가 더 괴로울까? 

연애 감정으로 보면 안읽씹은 '무슨 일이 있어서 아직 못 읽었나봐' 같은 희망이라도 있어서, 안읽씹이 낫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자이가르닉 효과' 측면으로 보면, 안읽씹 당하는 것보다 읽씹 당하는 것이 조금 (아주 조금) 낫습니다. 안읽씹 당하는 경우, 최소한 '확인은 했는지' 여부라도 파악하기 위해서 더 집착하게 되거든요. 확인을 하고 나면 답을 줄지, 긍정적 답이 나올지 부정적 답이 나올지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더욱 생생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반면 읽씹을 당하면, 읽고도 답을 안한거라 상대방의 답을 하기 싫은 의사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어, 어느 정도 완료 과제로 처리하기가 쉽습니다. (읽씹과 안읽씹, 뭐가 더 기분이 나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안읽씹 당했을 때,  확인할 때까지 신경쓰이는 내가 이상한 걸까? 

아니요. 아주 정상이십니다. 뇌의 자이가르닉효과가 완벽히 작동중입니다. 미해결 과제에 대해 뇌가 생생히 잘 작동되고 있음을 실시간으로 체험하고 계신 것 뿐이에요. 쿨하지 못해서, 이상해서, 집착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며칠간 안읽씹 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면 상당히 피곤합니다. 그러니 혼자서 기한을 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4시간까지 답장이 없으면, 끝이라고 처리한다' 이런 식으로요.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 혹은 그 이상까지도 지속될 수 있거든요. 

자이가르닉 효과가 나타나는 다른 장면은 드라마나 서바이벌 프로그램 입니다. 보다가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딱 끊고 '다음 화에 계속'이라고 하면, 한 주 내내(또는 다음 영상 오픈일까지) 계속 그 생을 하며 궁금해 죽습니다. '다음에 어떻게 되는거지?' '대체 누가 살아남은거지?' 이러면서요. 뇌는 이처럼 미완성 과제에 대해 계속해서 주의를 집중합니다. 그것이 일주일, 열흘이 될 수도 있고, 어벤저스 엔드게임처럼 1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늘 그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드문드문 떠오르며 '아, 궁금해 어떻게 된거야?' 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안읽씹, 읽씹 등으로 답이 없으면, 상대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야 계속 생각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24시간 이후 손절. 24시간 이후 끝난 것으로 처리." 이런 식으로 하고, 24시간 이내에는 마음껏 '확인했나?' 하면서 1분에 한 번씩 열어보고, 왜 안 읽지 하면서 초조해하고, 계속 생각하는 온갖 짓을 다 해도 스스로 '그럴 수 있지. (자이가르닉 효과래) 난 완벽하게 정상이야'라고 하면 됩니다.

(안읽씹에 대해 이런 고민을 할 필요없게, 모두 답장을 잘 하면 참 좋겠습니다......)

 

덧. 자이가르닉 효과를 개인이 더 생산적으로 쓰는 방법은 시험공부나 중요한 것을 외울때 쓰는 것 입니다. 

공부의 한 단위를 다 마치고 잠을 자지 말고, 하다가 중간에, 또는 하나 마쳤으면 다음 것의 첫 장은 열어본 뒤에 자면, 뇌에서 처리되지 않은 그것을 계속 생각하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매우 큽니다.  

 

[읽씹에 대한 다른 관점]

-카톡 읽씹 당하기 쉬운 타이밍

-카톡 답장 느린 이유, 카톡 답장할 3분의 여유도 없는걸까?

-카톡 읽씹 당하는 이유,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서?

-지루한 카톡 대화는 그만, 너 대화법 말고 나 대화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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