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해리포터의 마법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신비한 섬

여수에는 섬이 정말 많습니다. 이제는 육지가 된 돌산도, 백야도 뿐 아니라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거문도, 백도, 금오도 등 317개가 넘는 섬이 있다고 합니다. (여수의 섬에 대한 이야기는 임현철님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를..)
그동안 짧은 여정으로 여수에서 맛집 둘러보고, 섬에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워 여수에 몇 차례 가도 유람선만 탔을 뿐, 섬여행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수의 전문가께서 계획을 세워주신거라 섬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공룡섬으로 이름을 꽤 들어보았던 사도에 갔습니다.



배멀미가 나는 것은 아닐까 혼자 걱정을 하고 있는데, 배 좀 탔나 싶으니 가까이 보이는 것이 사도라고 합니다. 백야도에서 배로 30분이니 금세 사도에 도착했습니다. 막상 섬에 가보니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섬이라는 것이 배가 없으면 갇힌다는 생각에 심리적인 불안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1억년 전 공룡발자국으로 유명한 섬 답게 섬 입구부터 커다란 공룡이 세워져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더 귀여운데, 실물크기의 큼직하면서 잘 만들어진 공룡이라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펜션 사장님께서 리어카 서비스로 짐을 모두 싣고 가 주셨습니다. ^^
섬에 몇 가구 살지 않으시며, 평균연령이 70대라고 합니다. 대체로 예쁘고 깔끔한 집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만 사시는 댁이 많은 듯 했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사도 남도한옥펜션과 그 옆의 민박이었습니다. 모두 지은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듯 아주 깨끗하고 넓직했습니다. 상다리가 휘어지는 저녁상과 다음 날 아침에는 전복이 가득 씹히는 게유가 들어간 제대로 된 전복죽도 대접해주시고, 모닥불과 야식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해 주시고... 아드님의 특별 불꽃놀이 공연도 보여주시고..
단순히 집만 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 온 친척이나 손님을 맞이해 주시는 듯한 따뜻한 대접이었습니다.
친가, 외가 조부모님이 모두 서울에 사셔서  찾아갈 시골집이 없는 저로서는, 따뜻하게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민박집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에 더욱 마음이 푸근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점점 섬에 사시는 분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자녀분들의 교육문제나 건강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육지에 나와서 사시는 분이 늘면서 섬에 계시는 분들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섬에 남아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셔서 언제고 찾아갈 수 있는 집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잠시 들었습니다.

섬에 사시는 분들만 따뜻한 것이 아니라, 마을은 아기자기한 돌담과 올망졸망 예쁜 꽃들과 식물들로 가득했습니다. 해안가로 가는 마을의 구불구불하면서도 나즈막한 돌담으로 된 미로같은 귀여운 길은, 요정들이 사는 곳에 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해안가에 도착하니 사방에 공룡발자국이 있습니다. 사도 뿐 아니라, 눈 앞에 보이는 추도와 다른 섬들에도 공룡발자국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하나만 있어도 귀한 공룡발자국이 4백여개가 있다보니, 그냥 사방을 둘러보면 1억년 전, 6~7만년 전의 발자취들이 가득합니다. 너무나 많은 공룡의 발자국을 보다보니, 나중에는 바위 중간중간에 패여있는 것조차 공룡발자국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면서, 쥬라기공원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착각에 휩싸이게 됩니다.



1억년 전, 6~7만년전 공룡 발자국이 지금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더욱 신기하게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도 군데군데 있습니다. 갑자기 이 섬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또 이 섬은 나로호 발사센터가 한 눈에 보이는 곳입니다. 제 카메라의 한계로 멀리 가녀린 이쑤시개 두 개처럼 어렴풋이 보이는 것이 발사대입니다. (이럴 땐 렌즈 지름신이 막 옵니다..ㅜㅜ) 저는 별스럽지 않게 찍었지만, 발사당일에는 이 곳에 취재진과 사진가들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합니다. (나로호 발사대의 멋진 사진은 달리님의 블로그를..^^)



몇 만년, 몇 억년 전의 자국들에 눈이 휘둥그레해지면서 시간 감각이 무뎌지고, 우주에서 날아온 돌에 이 곳의 정체가 궁금해지면서 해안가를 따라서 걷노라면, 이제는 신기한 바위들이 속속 나타납니다.
딱 봐도 거북이모양을 알아볼 수 있는 거북바위, 왠지 먹깨비가 생각나게 하는 귀여운 바위(원래 이름은 모르겠어요..^^;;) 인공적인 느낌 가득한 삼각바위, 이순신 장군님이 밑에 앉으셔서 졸고있는 수하에게 짚신을 던지시다 바위에 자국이 남았다는 재미난 전설이 있는 짚신바위(정말 바위에 살짝 발자국 모양이 있어요..) 들이 있습니다.
이 바위들 뿐 아니라 사람 옆 모습 같이 생긴 바위도 있고, 두리번 거리는 족족 신기한 기암괴석들이 눈에 띕니다.



주먹도 들어가고, 사람 머리도 쑤욱 들어가는 신기한 구멍 쓩쓩 뚫린 바위와, 그 옆에 신기한 나무 화석도 있습니다.



보물찾기하듯 신비한 과거의 흔적들에 탐닉하다보면, 사람의 흔적도 보입니다. 바위에 아무리 봐도 사람발자국 같은 자국도 보이고, 사도(모래섬)이라는 이름처럼 곱지는 않지만 알갱이가 적당해서 발이 푹푹 빠지지는 않는 모래위로 사람발자국도 잔뜩 있고, 섬 사이를 잇는 길에 시멘트로 공사를 했다는 완공의 흔적도 있고, 누군가 타고 떠내려 온 것 같은 뗏목처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보물찾기 하듯이 조금만 더 찾아보면 계속해서 신기한 것들이 튀어나오는 너무나 재미있는 섬이었습니다. 제가 눈으로 발견한 신기한 것들 뿐 아니라, 이 섬은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정월 대보름과 2월 보름쯔음하여 3km 바닷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또 양면이 바다로 된 해수욕장도 있고, 정말 신기한 것들 투성이였습니다. 마치 해리포터의 마술속에서 튀어나온 신기한 섬 같았습니다.
섬의 자연적인 신비만으로도 너무나 신기한데, 이 섬에 타임아일랜드가 들어서면서 세계최장 출렁다리, 성(性)의 공간, 원시촌 등 신기한 볼거리가 더 생긴다고 합니다. 지금도 누드촬영대회를 여는 등 독특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마법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섬에서 더 머무르지 못하고, 다음 날 아침 배에 오르자 무척 아쉬웠습니다. 보물찾기 하다말고 엄마 손에 이끌려 집에 오는 아이가 된 기분입니다.
다음 번에 못 다 찾은 보물 찾으러 사도에 다시 한 번 가야겠습니다.
 


+ 여수의 맛집: - 여수, 맛집이 너무 많아서 5번을 가도 다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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