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미륵산 한려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에서 할 수 있는 일들?

라라윈의 여행 데이트 코스 추천: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 케이블카, 연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는 통영의 미륵산 한려수도 케이블카라고 합니다.
미륵산 정상 바로 근처까지 10분만에 올라갈 수 있으니, 걷기 싫어하면서 편안히 눈요기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관람차입니다. 다만 기상이 너무 안 좋으면 케이블카 운영을 잠시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는 기사를 읽어서 제발 탈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갔었습니다. 통영에 간 날, 날은 흐렸지만 다행히도 운영을 해서 탈 수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봐도 정말 깁니다. 저 멀리멀리 점처럼 보이는 곳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통영
케이블카의 모양도 예뻤습니다. 흔히 볼수 있는 네모낳고 커다란 상자같은 케이블카와는 다른 곤돌라 형태입니다.


해발 461m까지 올라가며, 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간지주를 하나밖에 안 세워서 인지, 이 케이블카 정말 아찔합니다.
저는 다른 겁은 많아도 놀이기구 타는 것에는 겁이 없는 편이라, 스릴만점의 케이블카에서 너무나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일행 중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는 친구는 점점 안색이 파래집니다. 의자를 꽉 부여잡기 시작하더니 아직 중간도 안 왔는데, 케이블카 멈춰달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지금 멈추면 어쩌라고? ㅡㅡ;;) 그러더니 구슬같은 땀을 주륵주륵 흘리기 시작하는 것 입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당장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습니다. 
참 심각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하필 그 친구가 덩치크고 참 남자다운 스타일이라서 평소 겁먹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보니, 겁이 나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에 친구들은 신이나서 놀려댔습니다. (친구야 미안, 하지만 우린 잼있었어...^^;;;) 다른 친구들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케이블카에 즐거워했고, 그 친구는 가장 긴 케이블카에서 너무나 괴로워했습니다. 



내려보니,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미륵산 정상까지도 10~15분이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케이블카만 탈 생각에 슬리퍼에 등산과 거리가 먼 차림으로 왔지만, 계단으로 되어있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미륵산,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케이블카를 찾아보세요~ ^^

몇 계단 올라갈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두려움에 떨며 중간에 내린다던 친구도, 올라오길 잘했다며 연신 감탄을 합니다. 


중간의 전망대 뿐 아니라, 어디를 보아도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넓게 펼쳐진 다도해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 대부분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고라고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멋진 풍경에 넋을 잃어서 사진마다 똑같은 포즈인지도 몰랐습니다.)


산 정상에는 기념촬영을 하기에 좋은 태극기와 표지석이 있습니다.

미륵산, 미륵산 정상, 라라윈

전혀 등산과 거리가 먼 차림으로, 조리 신고 올라서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그나마 저는 약과이고, 하이힐을 신고 정상에 오르신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계단이 잘 되어 있고, 거리가 짧아서 슬리퍼 신고도 올라가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정상에서 좋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신 어떤 분이,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있는 매점에서 무료로 신발을 빌려주는데, 신고 오지 그랬냐고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미 정상에 도착했다는....)


돌아오는 길에 케이블카에서 떨던 친구가 케이블카 안타고 걸어내려올거라고 고집을 피우는 통에, 달래느라 잠시 수고한 것을 빼면 그저 아름다운 경치를 가슴 가득 담을 수 있었던 행복한 나들이였습니다.
 

얼마 뒤에, 케이블카에서 떨던 그 친구가 다시 통영에 갔습니다.
원래 친구들과 처음 통영에 갔던 목적은 술 한 병을 더 시킬때마다 육지에서 듣도 보도 못한 안주가 하나씩 나온다는 다찌에 가고 싶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다찌에서 신기한 안주를 구경하려면, 술을 상당히 마셔야 한다는데, 당시 멤버들의 주량은 그 고소공포증 친구를 제외하고는 형편 없어서 다찌는 갈 수 없었습니다. 다찌에 못 간것이 아쉬웠던 그 친구는 주당들로 새 멤버를 꾸려서 갔나 봅니다.
그 친구의 겁에 질렸던 모습이 떠올라 다시 케이블카를 탔는지 물었습니다. 탔나 봅니다.

"두 번 다시 케이블카 안 탄다며? 이번엔 안 무서웠어? ㅋㅋㅋ"
"응... 애들땜에 탔는데, 이번엔 무서울 수가 없었어.. 너무 놀라운 걸 봤거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의자를 부여잡고 있던 시점에서, 맞은 편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미륵산 케이블카, 케이블카, 통영

약간 쌀쌀한 날씨인데 여인의 허연 허벅지가 보였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은 어떤 남자분의 무릎 위에 앉아 움직이고 있고, 그 분들은 케이블카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계셨던 겁니다.

그 광경을 보자 주당일행은 넋이 나갔나 봅니다. 10분 정도 되는 케이블카 탑승시간 내에 그런 일을 한다는 자체도 놀랍고, 이렇게 마주보며 지나치는 케이블카에서 훤히 보이는데도 개의치 않는 모습에 정말 놀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몇 몇 친구는 카메라 줌을 최대로 당겨 실시간 감상을 하고, 몇몇 친구는 육안으로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느라,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절경은 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미륵산 정상까지 갔다오고도, 다도해의 멋진 풍광, 케이블카의 시원한 전망, 이런 것들은 하나도 기억에 안나고 오직 아주머니의 허연 허벅지와 과감한 애정행각만이 눈앞에 아른거렸다고 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분들의 두터운 얼굴두께에 놀라고, 공공장소 에티켓도 모른다고 한 마디 하면서도, 한편 그 분들의 과감함과 적극성에 부럽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남들과 비슷하게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올라갔다가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관광을 할 때, 그 분들은 스스로에게나 구경꾼에게나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만드는 여행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친구나 놀리고 사진작가 놀이나 하고 왔는데... ㅠㅠ
다음에는 연인과 함께 가서 케이블카 키스의 추억이라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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