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새해가 되어 새로운 이력서를 써보았습니다. 
지난 추억은 돌아보면 아름다운 경우가 많지만, 내가 해놓은 것들을 생각하면 아쉽고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력서를 쓰면서도 아쉽고,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한 곳에 오래 있었어도 이력서에는 입사, 퇴사 딱 두 줄이면 끝나고....
오래 못 있던 곳은 안 쓰느니만 못하니 적을 수 없고...
20살 이후 10여년 간 그리 놀거나 쉰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막상 이력서에 적을 것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 착찹해집니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허무함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 입니다.  

나는 그동안 뭘 한거지...ㅠㅠ


예전에 읽었던 <적극적 사고방식>의 한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자신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재기할 수 없을거라는 50대 가장의 이야기 였습니다. 절망하고 있는 그에게 저자는 남아있는 자산을 적어보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저자는 물었습니다.
"부인은 살아계십니까?"
"왜 그러시죠? 물론이에요. 그녀는 어떤 어려운일을 겪어도 이혼하자고 하지 않습니다. 30여년을 함께 했지만 정말 훌륭한 여자입니다."
"좋습니다. 그것을 적읍시다. 부인은 아직 당신과 함께 지내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이혼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식들은 어떤가요? 아이들이 있습니까?"
"있지요. 셋이나. 내게 와서 '우리는 아버지가 좋아요. 아빠 힘내세요'를 외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그러면 두번째 답이 나왔군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힘이 되어줄 세 명의 자식이 있다. 그럼 친구도 있습니까?"                                      
.........                                                   

이런 식으로 적고 보니 사업에 실패해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에게는 많은 자산이 있었습니다.

훌륭한 아내, 힘이 되어줄 사랑스러운 아이들, 믿어주고 도움을 주려하는 친구들, 정직한 성격, 양호한 건강상태,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는 하던 일이 잠시 안되었을 뿐, 다른 자산들은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 입니다. 

   출처: 노먼 필. <적극적 사고방식> p28-31

이 이야기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해 보면, 저도 가진 것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덕에 전에는 없었던 학위라는 것도 생겼고, 몇 개의 자격증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부딪히면서 얻은 경험, 실수에서 쌓여진 노하우, 다년간의 사회생활에서 얻은 버틸 수 있는 인내력, 예전엔 없던 사회생활의 개념, .... 등등..
이력서에 적히는 몇 줄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이 반 밖에 없는 걸까요? 반이나 있는 걸까요?


자신을 돌아보는 잣대를 어떻게 대느냐에 따라, 나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열심히 산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한것도 없는 한심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나는 해 놓은 것도 없어. 노력해야돼.."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지금까지도 이만큼 쌓아왔어. 잘해왔어. 앞으로 좀 더 잘할 수 있어." 하는 편이 자신감도 생기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힘이 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부족함을 알고는 있되, 부족함에 한탄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한다면, 앞으로 가진 것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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