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



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한국관련 왜곡과 오류의 근원인 각국 교과서 철저분석...


원래 다른사람이 내 얘기를 하면 귀에 잘 들어옵니다. 칭찬도 잘 들리지만, 욕은 더 잘 들립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대한  '왜곡과 오류!' 라는 말에 우선 울컥하는 마음이 치밀어 오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지도 모르겠다는 각오를 하고 책장을 넘겨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해 세계 교과서에 어떻게 쓰여있나 하는 내용이다보니, '누가 내 얘기 어떻게 하나?'하는 듯한 호기심으로 책을 술술 읽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롤링페이퍼 보는 기분도 들고, 한국에 대한 트랙백과 댓글을 보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외국 교과서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들..


우리나라 이야기다 보니  좋게 말해주는 교과서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이라도 나쁘게 말하는 교과서를 보면 욱하는 심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호의적이고 큰 관심을 갖고 좋은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 브라질, 튀니지, 이집트가 급 호감국가가 되는 반면, 얄팍한 지식과 삐딱한 시각으로 우리를 언급한 호주, 유럽국가들이 비호감국가들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우리에 대한 이야기는 블로그의 댓글(코멘트)들과 정말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글을 제대로 읽고 남긴 올바른 댓글처럼 우리나라에 대해 제대로 연구 조사하여 가르치는 교과서내용은 정보내용도 정확하고 좋았지만, 글을 읽지도 않고 제멋대로 의견을 끄적대는 악플처럼, 우리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충 적은 교과서들의 내용은 가히 상상초월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모습을 1970년대 이미지로 이야기하여 지지리궁상으로 표현하거나, 북한과 남한을 혼동하여 설명한 내용, 우리나라가 핵무기 암시장과 관련있다는 식의 이야기 등등은 악플보다 훨씬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에 대한 익명악플이야 그 사람의 인격문제로 여기며 넘길 수도 있다지만, 한 국가의 다른 국가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는 악플보다 더 끔찍한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데에 충실하여 감정적으로 읽었지만,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매우 담담합니다. 감정적 접근으로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키고 논란의 불꽃을 재점화 시키는 내용일거라는 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오히려 "우리의 양은냄비같은 근성을 경계하고, 뚝배기처럼 천천히 은근하게 오래도록 식지않는 관심과 애정으로 역사를 바로잡자"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독도문제나 동북공정같은 문제들에 잠시 발끈하여 감정적으로 격하게 대응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교과서들의 문제는 그 나라의 무관심과 왜곡된 사관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바로잡고  고칠 수 있도록 풍부한 양질의 자료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문제도 크다고 합니다.
블로그 등에서 내용이 잘못되었을 때, 잘못되었다고 지적만하고 시정을 요구하면, 단순히 한 줄 문장이 바뀌는 것으로 끝나지만, 양질의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며 시정을 요구할 경우 보다 제대로 수정이 됩니다. 그와 똑같은 이치인 것 같습니다.


내용의 오류나 왜곡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종합해 본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우리의 교과서에서 아프리카 국가나 제3세계국가를 이야기하는 정도라고 느껴졌습니다. 스포츠경기, 각종 경제지표 등등 많은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그런 위상에 비해 세계의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나 교육은 미미했습니다. 어찌보면 북유럽의 국가들이 세계 랭킹 상위권임에도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는 몇 줄 안 다루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성적은 상위권인데, 사람들의 관심은 못받는 존재감없는 아이같은 이미지로 느껴집니다. 참 씁쓸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세계의 교과서를 살피고, 오류 시정을 요청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들은 말이, "지금 한국은 한 줄이라도 더 써주기를 바래야 하는 입장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우선은 악플이건 선플이건 관심이 있어야 논란거리라도 되듯, 세계 교과서에서 한국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상황이니, 더 관심을 갖고 많은 내용을 실어주도록 하는데 더 애써야 한다는 조언인가 봅니다.


다행히도 요즘은 블로그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우리모습 알리기에 일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계10위안에 드는 블로그 중 하나가 한국음식과 관광정보를 영어로 소개한 블로그라는 이야기에 무척 뿌듯했습니다. 개개인의 힘이지만, 합쳐진다면 세계속의 우리의 이미지가 좀 더 존재감있고 멋진 국가로 바뀔 것이라 믿습니다.
몇 년 뒤 이런 책이 다시 집필된다면, 그 때는 지금처럼 불편한 내용일색에서 '북아프리카 교과서: 튀니지와 이집트의 유별난 한국사랑' (정말 고맙게 느껴졌습니다..ㅜㅜ) 이라는 제목 한 줄이, 악플홍수 속 단 하나의 선플을 만난듯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국가들의 교과서가 '한국에 대한 큰 관심과 사랑'이런 내용들이어서, 단 하나의 악플같이 '아직도 한국을 제대로 모르는 뒤쳐진 교과서' 이런 제목이 하나쯤 섞여있는 상황으로 완전히 반전되길 빕니다.


우리는 양은냄비같은 화끈한 성격이 있습니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뚝배기같은 은근하고 꾸준한 성격도 있습니다.
경제성장, 월드컵 등 많은 부분에서 세계인을 놀래키며 우리의 화끈한 성격을 보여주었으니,
이번에는 역사와 이미지개선 부분에서 뚝배기같은 은근과 끈기로 세계인을 놀래켜 볼 차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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