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예고편이나 줄거리를 너무 많이 알고나서 보면, 재미있는 영화라도 시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영화 홍보나 인기있는 영화의 리뷰 등을 통해 내용을 알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화도 보기 전에 '일자무식 빈민가 소년이 퀴즈쇼에 출연해 1등이 되었는데, 알고보니 그의 삶이 퀴즈쇼의 답을 알 수 밖에 없었다.' 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짧은 문장을 풍부한 내용으로 풀어내어, 재미있고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퀴즈쇼의 문제 하나하나를 통해 그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고 있고, 인도빈민층인 그의 삶을 통해 인도의 모습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상위층은 대단한 부와 수준높은 삶을 누리고 있다지만, 인도의 슬럼독(빈민가 개)의 삶은 너무도 처절합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어린시절부터 커서의 모습까지를 모두 보여줍니다. 주인공의 아역, 청소년기, 성년을 연기하는 배우가 3명인데, 정말 한 사람이 자라는 것처럼 기가막힌 캐스팅이었습니다. 제가 주연배우들을 잘 몰라, 더욱 한 사람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 특히 몇 몇 대사와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스포일러 있을수도...^^;;)
◆ Real India? Real America.
주인공이 관광가이드 알바를 할 때, 인도의 가장 큰 빨래터로 미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갑니다. 관광하는 동안 근처 빈민가 아이들이 차의 타이어와 돈되는 것을 모두 털어가자, 주인공도 한 편으로 오해를 한 운전기사가 마구 때립니다. 운전기사에게 마구 밟히며, 주인공이 미국인 관광객에게 외칩니다.
"진짜 인도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죠? 이거에요!"
그러자, 미국인 관광객도 대꾸합니다. "우리도 진짜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마." 하면서 얼른 돈을 주며 일을 마무리하려 듭니다. 진짜 인도와 진짜 미국의 모습이 가난, 불신, 폭력과 돈으로 대변되는 것 같았습니다.
◆ "I love you." "So what?"
주인공은 어릴 적 빈민가에서 만난 소녀를 커서까지 사랑합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된 그가 "사랑해"라고 했을 때, 그녀의 대답은 "그래서? 뭘 어쩌자고?" 였습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너무 잘 알기에 "나도 사랑해"와 같은 낭만적인 대답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저 대답이 너무도 가슴을 아리게 했습니다. 딱 두 문장의 대화에서 애절한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I'm already millionaire."
사람들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퀴즈쇼에 열광하는 모습을 본 백만장자 조폭두목의 말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씁쓸하지만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또나 복권, 인생역전의 퀴즈쇼, 오디션에 열광하는 것은 백만장자가 아닌 서민들 뿐이겠죠.. 부자들에게는 우스운 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인도의 아웃소싱 콜센타
우리나라는 해당이 없지만, 영어사용국가에서는 인도에 콜센터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어사용자가 많으면서도 임금이 저렴하여 아웃소싱한다고 합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콜센터에서 차를 날라주는 심부름꾼이어서, 그러한 인도의 직업이나 상황에 대한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It is written."
영화는 시작하면서 관객에게도 퀴즈를 냅니다. 퀴즈쇼이야기를 보러 온 관객이지만, 동시에 퀴즈쇼에 참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퀴즈는 "자말이 퀴즈쇼에서 우승하게 된 이유는?"입니다.
보기 1. 사기를 쳤다. 2. 운이 좋았다. 3. 천재였다. 4. 운명이었다.
답은 4번 "It's written."이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도 맞지만, 퀴즈쇼에서 그가 겪어서 알게 된 일들만 나오고, 결국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해진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 생각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엔딩은 '발리우드' 스타일
인도만의 독특한 영화감상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관이 락카페나 나이트 클럽처럼, 먹고 마시고 춤추고 즐기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영화에 춤과 노래가 많이 나와서 영화를 보면서 놀 수 있어야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끝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영화도 그러한 인도의 영화취향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결론은 방해꾼까지 모조리 죽은 완벽한 해피엔딩이며, 영화 끝에 쌩뚱맞은 음악이 선사됩니다. 뮤지컬 영화도 아니면서, 갑자기 주연배우들이 음악과 춤을 선보이는 것이죠. ㅡㅡ;;; 보통 이런 영화의 끝이면, 주인공들이 휴양지에서 행복을 즐기는 모습 정도나 나오거나, 에피소드 스타일로 끝이 나는데, 5분여에 가까운 기다란 노래에 맞추어 주인공들이 어설픈 춤을 선보이니 조금은 황당했습니다. 어쨌거나 분위기는 확실히 띄워줍니다. 예전에 tv를 통해 본 '발리우드'의 관객들이 극장에서 춤추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아.. 이 장면에서 인도의 영화팬들은 모두 일어나 흥겹게 춤을 추며 해피엔딩에 즐거워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우중충하고 끔찍한 빈민층의 삶을 그대로 고발하고 있으면서, 퀴즈쇼 우승자가 되어 모든 것을 얻게되는 환상적인 내용이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극적인 결론을 통해 영화적 재미와 특성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면서, 그 속에 현실의 모습도 녹여낸 매력때문에 수 많은 비평가와 영화협회에서 극찬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시작 전에 수상한 상의 목록을 보여주는데, 두 페이지가 넘더군요...^^;;)
퀴즈쇼의 문제 하나하나를 통해 그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고 있고, 인도빈민층인 그의 삶을 통해 인도의 모습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상위층은 대단한 부와 수준높은 삶을 누리고 있다지만, 인도의 슬럼독(빈민가 개)의 삶은 너무도 처절합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어린시절부터 커서의 모습까지를 모두 보여줍니다. 주인공의 아역, 청소년기, 성년을 연기하는 배우가 3명인데, 정말 한 사람이 자라는 것처럼 기가막힌 캐스팅이었습니다. 제가 주연배우들을 잘 몰라, 더욱 한 사람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 특히 몇 몇 대사와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스포일러 있을수도...^^;;)
◆ Real India? Real America.
주인공이 관광가이드 알바를 할 때, 인도의 가장 큰 빨래터로 미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갑니다. 관광하는 동안 근처 빈민가 아이들이 차의 타이어와 돈되는 것을 모두 털어가자, 주인공도 한 편으로 오해를 한 운전기사가 마구 때립니다. 운전기사에게 마구 밟히며, 주인공이 미국인 관광객에게 외칩니다.
"진짜 인도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죠? 이거에요!"
그러자, 미국인 관광객도 대꾸합니다. "우리도 진짜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마." 하면서 얼른 돈을 주며 일을 마무리하려 듭니다. 진짜 인도와 진짜 미국의 모습이 가난, 불신, 폭력과 돈으로 대변되는 것 같았습니다.
◆ "I love you." "So what?"
주인공은 어릴 적 빈민가에서 만난 소녀를 커서까지 사랑합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된 그가 "사랑해"라고 했을 때, 그녀의 대답은 "그래서? 뭘 어쩌자고?" 였습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너무 잘 알기에 "나도 사랑해"와 같은 낭만적인 대답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저 대답이 너무도 가슴을 아리게 했습니다. 딱 두 문장의 대화에서 애절한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I'm already millionaire."
사람들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퀴즈쇼에 열광하는 모습을 본 백만장자 조폭두목의 말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씁쓸하지만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또나 복권, 인생역전의 퀴즈쇼, 오디션에 열광하는 것은 백만장자가 아닌 서민들 뿐이겠죠.. 부자들에게는 우스운 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인도의 아웃소싱 콜센타
우리나라는 해당이 없지만, 영어사용국가에서는 인도에 콜센터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어사용자가 많으면서도 임금이 저렴하여 아웃소싱한다고 합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콜센터에서 차를 날라주는 심부름꾼이어서, 그러한 인도의 직업이나 상황에 대한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It is written."
영화는 시작하면서 관객에게도 퀴즈를 냅니다. 퀴즈쇼이야기를 보러 온 관객이지만, 동시에 퀴즈쇼에 참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퀴즈는 "자말이 퀴즈쇼에서 우승하게 된 이유는?"입니다.
보기 1. 사기를 쳤다. 2. 운이 좋았다. 3. 천재였다. 4. 운명이었다.
답은 4번 "It's written."이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도 맞지만, 퀴즈쇼에서 그가 겪어서 알게 된 일들만 나오고, 결국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해진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 생각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엔딩은 '발리우드' 스타일
인도만의 독특한 영화감상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관이 락카페나 나이트 클럽처럼, 먹고 마시고 춤추고 즐기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영화에 춤과 노래가 많이 나와서 영화를 보면서 놀 수 있어야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끝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영화도 그러한 인도의 영화취향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결론은 방해꾼까지 모조리 죽은 완벽한 해피엔딩이며, 영화 끝에 쌩뚱맞은 음악이 선사됩니다. 뮤지컬 영화도 아니면서, 갑자기 주연배우들이 음악과 춤을 선보이는 것이죠. ㅡㅡ;;; 보통 이런 영화의 끝이면, 주인공들이 휴양지에서 행복을 즐기는 모습 정도나 나오거나, 에피소드 스타일로 끝이 나는데, 5분여에 가까운 기다란 노래에 맞추어 주인공들이 어설픈 춤을 선보이니 조금은 황당했습니다. 어쨌거나 분위기는 확실히 띄워줍니다. 예전에 tv를 통해 본 '발리우드'의 관객들이 극장에서 춤추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아.. 이 장면에서 인도의 영화팬들은 모두 일어나 흥겹게 춤을 추며 해피엔딩에 즐거워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우중충하고 끔찍한 빈민층의 삶을 그대로 고발하고 있으면서, 퀴즈쇼 우승자가 되어 모든 것을 얻게되는 환상적인 내용이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극적인 결론을 통해 영화적 재미와 특성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면서, 그 속에 현실의 모습도 녹여낸 매력때문에 수 많은 비평가와 영화협회에서 극찬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시작 전에 수상한 상의 목록을 보여주는데, 두 페이지가 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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