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가슴으로 맛본 영화

라라윈 볼거리 즐기기 : 꽃님이 때문에 눈물 쏟은 영화 식객

아직까지 ... 가슴이 아프고.. 아까 흘린 눈물 덕에 눈이 빠질 듯 아프다.
사실 예고나 광고를 보며 화려한 맛의 향연, 미스터 초밥왕 같은 혀끝과 배속을 허하게 만드는 무한식욕 북돋움 영화일 거란 예상을 하고 갔었다.

그러나 영화는 보는 내내 나를 울렸다.
집에 돌아와서도.. 가슴 짠한 그 장면들 때문에 가슴이 저민다.
계속 꽃님이(성찬의 소)의 눈물이 생각나 .... 견디기가 어렵다.
이런 가슴 아픔을 뭐라고 해야할까... 날카로운 것에 베여 피부가 끊임없이 아려오는 것처럼 가슴이 아리고, 그 아픔이 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는 아픔이다.

물론 나도 내가 유독 이런 정에 약하고 그런 것에 무한 감성이 된다는 걸 안다.
그래서 <각설탕> <마음이>는 볼 엄두도 못낸다. 두 영화의 예고편만 보다가도 너무 울어서... 마음이 너무 짠해서 견딜 수가 없어서 ...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가슴으로 전해지는 감정때문에도 가슴이 저미지만, 말 못하는 동물이 전하는 감정은 또 다르게 가슴을 저미는 것 같다..

영화 식객


이 영화는 엄청나게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 뿐 아니라.. 참 많은 면에서 가슴을 자극했다.
요리라는 것, 혀끝과 눈에서 멈추었던 요리를 가슴과 생각까지 이끌어 올렸다.

마지막 장면의 육개장의 의미 해석에 있어 괜시리 숙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종 임금이 눈물을 흘리며 드셨던 고기탕, 당연히 너무 맛있어서 그러셨겠거니 하는 생각에 얼마나 맛있고 특이한 요리일까 하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한 방 먹은 기분이었다.
우리 한민족에게 의미깊은 소, 고사리, 고추기름, 토란대를 통해 요리라는 매체로 엄청난 뜻을 전할 수 있다는 것과, 그런 마음의 맛을 담아냈다는 것. 놀라울 따름이다.


요리는 한 나라의 문화라고 한다.
요리를 통해 문화와 정신을 전할 수 있다는 말이 새삼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감동적인 클라이막스 뿐 아니라 현재의 요리대회를 통해 과거(일제치하의 상황)와 현재 원인과 결과 진행상황을 교차해서 보여주어  보는 내내 적당한 긴장감과 궁금증, 흥미를  느끼게 했다.

또한 성찬의 상황이나 직업, 인물들의 캐릭터가 매우 현실적이었다.
요리사의 직업을 관둔 성찬이 식자재 납품을 하는 것이나,  그만둔 다른 후배는 고기집을 하는 것,
아내에게 호미에 찍힐 위험을 감수하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동네형 등의 모습이 그랬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결말)이 매우 마음에 든다.
요리대회에서 우승함으로서 말이나 권모술수가 아닌 요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낸 뒤 여전히 성찬은 식자재 배달을 다닌다. 그리고 영화초반부터 단골로 나오던 딸을 소개시켜준다던 식당 아주머니의 딸이 성찬을 돕던 vj 였다고 나오며 둘의 연애전선에 대한 암시와  성찬이 식당으로 돌아가 다시 요리를 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는 결말이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이어서 좋았다.

물론 영화에서 장면장면 멋있고 아름다운 곳이 매우 많이 나온다. 할아버지를 엎고 걷는 꽃길,
해바라기 꽃밭, 물갈나무가 있는 언덕, 그 곳을 찾아가는 꼬불꼬불길... 등
가보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으나... 그 것은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한 켠으로..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이다.
이야기가 치밀하게 짜여져 있어 다시 보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다만 꽃님이의 눈물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lalawin.com) 글을 퍼가지 마시고 공유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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