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제 차례음식 준비하려면 노동력 착출이 된다는 것이....ㅠㅠ (일도 안하면서 요런 식으로 말하는거 알면 엄마랑 동생이 분노할지도 모르겠습니다..ㅋ)
저는 일도 잘 못하고, 안하고, 대개 아이들 보는 일을 맡지만... 그럼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공포의 전.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부쳐도 부쳐도 끝도 안나고, 그 좋아하는 전도 온종일 기름냄새 맡으면 싫어집니다. ㅡㅜ 그외의 수없이 많은 음식들...
오랫동안 못 만나던 친척들도 만날 수 있고, 즐겁고 행복한 점도 많지만, 준비하느라 일이 많은 것은 참... 싫습니다.
상다리도 휘어지고.. 허리도 휘어지고...ㅠㅠ
항상 제사와 차례 준비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제는 제사음식도 좀 변해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정해진 음식에는 다 이유가 있으며 절대 빠트리지 말고 다 차려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러한 법도들이 요즘의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첫번째 문제는 차려야 하는 음식이 너무 많아 음식이 꼭 남는다는 것 입니다.
남은 전에, 생선에, 나물 몰아넣고 바글바글...
아마도 집에서 제사 좀 지내보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제사잡탕!
제사나 차례 끝나고 나면 먹는 음식은 먹지만 꼭 남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식구들이 몇 날 몇일 그거 먹어치워야 됩니다. 그래서 남는 음식 몽땅 몰아넣고 탕을 끓여서 먹어 치우는 것이죠. 저희 집이 큰 집인데다가 제사도 많아서 제사잡탕을 수차례 먹습니다.ㅠㅠ
남는 음식을 최대한 줄이려고 식구들이 잘 먹는 음식은 많이하고, 제사상에 꼭 올려야 되지만 잘 안 먹는 음식은 적게 하고, 음식 남으면 친척들 모두 싸 드리고.. 나름의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렇게 해도 남는 음식이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모든 재료를 다 사야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 입니다.
옛날이야 직접 농사를 지었으니 수확물 중에 제일 좋은 것들을 골라서 올리면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야됩니다. 정해진 법칙에 따라 똑같은 음식을 올리기때문에 대목이면 값이 엄청납니다. (평소보다 올라가는 제수용품 몸값..ㅠㅠ) 거기다가 최상품을 올려야 하기때문에 제사상에 드는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꼭 제사상에 많은 돈을 써야만이 조상을 기리는 것인가 회의가 듭니다.
세번째는 제사음식은 정성이 중요해서 더 수고를 해야 된다는 것 입니다.
물론 요즘은 과감하게 제사상을 통째로 주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전이나 왠만한 음식은 사서 제사를 지내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많은 집에서 제사는 정성이라며 온가족이 수고를 합니다. 가족이 모여 단란하게 어울리기보다 제사음식 준비하느라 힘들어서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가친척이 모처럼 모이는 때에 제사음식 만드느라 지치는 것이 왜 당연한 걸까요..
어른들도 이런 제사의 폐해(?)를 모르셔서 계속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런 어려움보다 희생과 수고를 함으로써 식구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조상을 기린다는 의미가 중요해서 정성껏 제사(차례)를 지내시는 것이겠죠.
의미는 남겨두되, 형식은 좀 더 현실에 맞게 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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