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누가 "블로그에 놀러다니세요~ 먼저 댓글을 다세요~" 하지 않아도 우리는 많은 블로거들의 글과 정보를 보고, 뉴스를 읽습니다. 하지만, 왜 댓글은 남기기 어려운걸까요?
저의 경우, 초반에는 어색함, 멋적음, 두려움 때문에.. 이런 것들이 극복되면 공통 화제의 부재(不在), 블로거의 차가운 이미지 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1 처음에 댓글을 남길 수 없었던 이유..
처음 에코님 글에 댓글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12월부터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에코님의 글을 처음 본 것은 10월 말(제가 막 블로그 시작했을 무렵) "이제 그만"이라는 글이었습니다. 늘 댓글 베스트에 계시는 에코님인데, 그 때도 그 글이 댓글 베스트에 있어서 제목이 눈에 띄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 글은 왜 이리 댓글이 많을까? 난 열심히 올려도 댓글 하나도 없던데..' 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제가 댓글을 보며 처음 생각했던 것은 "아~ 이분은 친구끼리 같이 하나 보다~" 였습니다. ^^;; 서로서로 너무 친하고 편해보였거든요. 그래서 친구도 아닌 제가 에코님 글에 댓글을 남기거나 하는 것이 친구간의 즐거운 블로깅을 방해하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동호회에 처음 들어간 신입회원이 기존회원간의 친목도모를 보면서 어색하고 뻘쭘하여 눈팅만 하는 심정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그 때 그런 뻘쭘함을 이겨내고, 에코님 글에 댓글을 남기는 용기만 가졌어도.. 제 블로그가 오랜동안 고립무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더 빨리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었겠죠.. (지금이라도 에코님과 알고 지내게 되어 무척 행복합니다..^^)
저는 나중에야 서로 댓글 남기는 것이 꼭 친해서만은 아니라는 것과, 모르던 사이도 서로 글 남기면서 친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댓글 남기면 친절히 답글도 남겨주시는 많은 블로거분들을 만난 덕분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친하지 않은 데 끼는 것 같은 것도 미안했지만, 제 댓글에 기분나빠할까 걱정도 많이 했었거든요.
이렇게 해서 서서히 안 친한데 대한 어색함, 괜한 머쓱함, 내 글에 기분상할까 하는 걱정 등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버리고 댓글을 잘 남기게 되었는데.. 이제는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2 댓글을 남기기 어려운 새로운 이유...
1.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제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하나도 없는 것 입니다..ㅜㅜ
아무런 설명없이 어려운 프로그램 언어만 있거나 잘 모르는 음악만 있으니,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것 입니다. 전문적 지삭이 없는 저는 알아들을 수가 없는 내용 덕분에.. 그저 주눅이 들었습니다. 그 분과 친해지고 싶어서 제가 이해하고 댓글 하나 남길 만한 글이 있을까 싶어 찾아보아도 없어, 결국은 방명록에만 인사 남기고 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2. 블로거는 좋은 분 같은데, 블로그는 펌글나라인 것 입니다.
댓글은 제 생각을 덧 붙이는 것인데, 보통은 블로거분의 생각을 듣고 제 의견도 얘기합니다. 하지만, 펌글의 경우 블로거의 생각을 알 수가 없어 무어라 글을 남기기 참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00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퍼 두었을 때 그 연예인이 좋아서 퍼 둔 것인지, 그 연예인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해서 퍼둔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제 의견을 남기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 연예인을 좋아할지언정, 그 블로거는 무척 싫어할 수도 있고, 또는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떨지 잘 모르니까요.
펌글일지언정, 자신의 의견도 들어 있는 글에는 저도 한 두마디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앞서 예로 든 같은 연예인 기사를 퍼 두었어도 그 밑에 "저 연예인이 참 좋다. 이러이러한...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블로거의 생각이나 그 기사를 퍼온 이유라도 적혀있으면 저도 공감을 하거나 반대를 하거나, 여러 느낌을 이야기 할 수가 있는 것 입니다.
3. 댓글을 달가워 하지 않는 듯한 차가운 이미지에 댓글을 달기가 망설여 지기도 했습니다.
이건 무척 개인적, 주관적으로 저 혼자 느끼는 그 블로그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간혹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무척 개인적인 공간 같거나, 사무적인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 이야기라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으면 상관없는데, 혼자만의 세계에서 혼자만의 독백 같은 느낌이 들면... 그런 글에 댓글을 남기는 것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못 볼 이야기를 훔쳐 본 듯한 미안함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무적인 블로그는 그 블로그가 무척 딱딱한 사무실, 회사 같은 느낌이 들어 함부로 편하게 글을 남기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 댓글이 깔끔한 그 블로그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해 지는 것 입니다.
4. 더 친해지고 싶어도, 블로그의 구성이 글 읽기에 어렵게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최근 글이 어떤 것인지 찾기도 어렵고, 글목록과 글내용이 함께 로딩되어 페이지가 다운되는 블로그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분과 더 친해지고 싶고 글을 더 읽고 싶어도 하나 클릭할 때마다 페이지가 다운되어 버리니..(저도 100메가 광랜에 고사양 컴터입니다...) 다음번에는 그저 올라와 있는 첫 페이지 말고는 안보게 되거나.. 다시 그 블로그에 가지 않게 되어 버리는 것 입니다.
혹시 내 블로그도 그런지 불안하시면 체크해 보세요.
☞ 내 블로그와 친해지게 하는 초간단 팁 3가지 (글목록만 보이게 하기, 페이지 로딩속도 측정, rss공개에 관한 이야기이니, 이미 잘 설정하신 분들은 패~스 하세요.. ^^;;)
이 이유들은 어디까지나 제 경우 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 이유에서 댓글을 달지 못하는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저와 비슷한 이유 이실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내 글에 댓글이 없을까"로 고민을 하시는 분이라면 이런 이유에 해당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적어보았습니다.
"자신이 댓글을 달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왜 다른 사람이 내 글에 댓글을 못 다는가"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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