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하기 싫은 카톡 메시지
때때로 답장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06:13 저기요
06:14 님하
06:14 대답좀
06:15 저기 대답점여.
06:15 바빠여?ㅋ
06:16 급해서 그래여
06:25 톡보냈는데 답장을 안해여. 진짜 급한데 빨리 답좀여
메시지만 보는데도 숨이 턱 막힙니다.
더불어 알 수 없는 거부반응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조급증 거부 반응
한국인들은 급합니다. 집에서는 엄마가, 학교에서는 친구가, 선생님이, 일터에서는 상사나 동료가 달달 볶으면서 급하다고 보채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집에서는 엄마가 "아직도 안 일어났니? 학교 늦는다! 일어나라고!" 라면서 학기 중에는 학기 중이라고 깨우시고, 방학에는 방학이어도 깨우십니다.
"일어나라고!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니!"
"엄마.. 제발.. 나 아침 안 먹어도 되니까 조금만 더 잘게."
"밥 먹고 다시 자면 되지. 일어나."
엄마가 보내는 문자도 비슷합니다. 유독 저희 엄마가 좀 그런 스타일이셨는데, 답장을 빨리 안하면 문자 37통 막 투하하셨습니다. 엄마만 그러셨던 것은 아닙니다. 엄마는 그나마 저 잘되라고 그러셨던 것이나 학교나 회사에서는 자기 이익 때문에 달달 볶던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전화하고, 전화 안 받으면 문자 보내고, 문자 답장 없으면 카톡까지... 이 모든 것이 3분 안에 이루어집니다. 제가 어떤 상황인지 상관없고, 자기는 급한거지요.
13:05 전화함
13:06 문자 "전화 안 받으셔서 문자 드렸습니다. 확인 즉시 연락주세요."
13:07 카톡 "전화도 안 받으시고 문자도 답이 없으셔서 카톡 보냅니다. 연락주세요."
'회의중이다', '이따 연락하겠다'라고 답장을 보내도 소용 없습니다.
"제가 바로 서류 제출해야 되서 급해서 그래요. 지금 나와서 좀 해주실 수 없나요?'
"지금 나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문자 연락하기도 곤란하니 끝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지금 정말 곤란해서 그래요. 죄송하지만 잠깐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자꾸 문자 보내서 죄송한데, 정말 급합니다."
최악은 상사가 이런 스타일일 때 였습니다. 자기 전화 1분 내에 안 받으면 지롤지롤을 해대고, 자기가 시킨 일은 당장 안 해주면 깽판 칠 기세로 뒤집는 분 밑에서 일할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심지어 그냥 길바닥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조차 급한 사람들 투성이고, 보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썸타는 사이에서도 문자를 저런 식으로 보내서 답장 안한다고 보채면 정말 질려버립니다.
급질문에는 급반응 외에는 무용지물
11:23 "나 내일 필요한데 그 자료 있어?"
11:23 "나 진짜 급해"
11:24 "있던 없던 간에 답장 좀 먼저 해줄래?"
30여분 후에 확인을 해서 답장을 보냈습니다. "답장 늦어서 미안, 그 자료 있는데 지금은 내가 밖에 있으니까 저녁 때 들어가서 보내줄게." 라고 하면 샐쭉하게 답이 옵니다.
"됐.어. 이.미. 구.했.어."
급하다면서 징징거리는 경우, 나중에 해줘도 고맙다는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대체가 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원망까지 듣기도 합니다.
(너는 필요할 때 도움이 안된다는 말투로) "니가 연락이 없길래 OO이에게 물어봤는데 OO이가 도와줘서 끝.냈.어."
급한 질문에 답이 조금만 늦어도, 이미 급한 사람들은 제 성질에 못 이겨 삐쳐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친구나 동료, 상사가 주변에 있어도 몹시 피곤한데 애인까지 이런 스타일이라면... 깜깜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카톡 보내고 연락 할거면서 1분 대기조처럼 바로 바로 답을 안하면 매번 삐칠테니까요... ㅜㅜ
아주 가끔 콩깍지가 씌여서 보채는 문자조차 '나에 대한 큰 관심'으로 보일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같이 빠르고 빠른 사회에서는... 글쎄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바로, 급해, 당장, 가능한 빨리 라면서 시달리는데...
최소한 연인만이라도 좀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을까요?
보채는 것은 애기때까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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