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즐기고 계세요?"
아주 오래전 같으면 큰 망설임 없이 "네"를 외쳤을 질문에 전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이 즐겁다는 생각을 안 하기 시작한지 무척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하신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즐기는 것은 일 자체를 일이라 생각하기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에 그 일에 빠져들어 있는 것이라고. 노력하는 것은 하기 싫은 일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즐기는 것.. 노력하는 것...
제 생각에는 노력한다는 것은 호오(好惡)를 떠나 어떤 상태를 보다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보다 좋은 상태를 위해 애쓰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보다 '즐기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문득 공자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만큼 무엇인가를 할 때 단순히 알고 좋아하는 것을 넘어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좋아하는 것조차도 어려울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제 모습을 돌아봐도... 일이 싫다 생각을 한 횟수가 좋다는 생각을 했던 횟수의 비율보다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점차 일이 힘들다 느낄수록 즐기지도 노력하지도 않고, 버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전혀 즐기지 못하고 마지못해 참아내고 있는 행위가 버티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같은 질문을 또 듣는다면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지금 일을 즐기고 계십니까? 버티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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