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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많은 과에 하나있는 남자에 대한 대우는?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의 대학생활 이야기: 여자만 많은 과에 한 명있는 남학생은 어떨까?

대학 1학년. 분명 남녀공학이었음에도 저희 과는 20명 중에 남자가 한 명. 동양화과까지 다 합쳐도 40명 중에 남자 3명이 전부였습니다. 이름은 남녀공학이나 현실은 여대였습니다. ㅜㅜ

여자 많은 과에 남자


화장실 구성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꼈는데, 이상한 점 발견하셨나요?
여대도 아닌데, 한 층에 남자 화장실, 여자화장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화장실도 여자화장실로 바꾸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과와 무용과가 붙어있다보니 한 층에 대부분이 여자들 뿐인데, 화장실이 너무 부족하다는 건의사항에 이렇게 만들어 준 것이라고 합니다. 학교 전체를 통털어 유일합니다. ㅜㅜ
이런 암울한 상황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으면,  남자 74명에 여자 6명이었던 공대친구가 로망이었던 저처럼, 미대생 19명과 함께 지내는 남학생을 부러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 많은 곳에 있는 여학생과 여자 많은 곳에 있는 남학생의 대우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의 운명이 순탄치는 않습니다.


여자많은 과에 혼자 있는 남자: 털 좀 많은 여자취급

공대생 친구가 농담삼아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으니, 남자, 여자, 공대여자로 나뉜다며 공대여자는 여자가 아니라는 소리를 하면서, 행동으로는 공주님처럼 모시는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자가 많은 과에 남자가 하나 있으면 세 종류까지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한 명있는 남자는 남자가 아닌거죠.
잘 생기고 말고는 곧 상관없어집니다. 조금 지나면 여자들끼리 편하게 있는데 귀찮은 존재 하나가 될 뿐 입니다. 여자만 있으면 속옷이 좀 보이거나 말거나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더 편히 지낼 수 있는데 걸리적 거리는 거죠.

그래서 남자 하나가 있건 말건 여고처럼 지내버립니다. 
"언니~ 생리대 있어? 나 터졌어."
등의 이야기부터, 한 명있는 남자가 민망해서 못 견딜 이야기와 시선 두기 힘들게 민망한 차림을 과감히 하고 앉아있기도 합니다. 그 남자의 민망함 따위는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여자 많은 곳의 한 명있는 남자는 순식간에 털 좀 많은 여자 취급을 당하게 됩니다.


여자많은 과에 혼자있는 남자:  노동력 착취의 대상, 왕자가 아닌 잡부

하나 있는 남자는 많은 여자의 노동력 착취의 대상이 됩니다.
방금 전까지도 무거운 물통도 번쩍 들고, 톱질도 잘하고 망치질도 잘하던 여학생들이 하나 있는 남학생이 나타나는 순간 급격히 약해집니다.
"야~ 이리와서 이것좀 해줘!"
하며 갖은 노동현장에 투입시킵니다.

만약 여자보다 못했다가는 남자의 자격 7종세트가 날아갑니다.
절대 남자한테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 "남자가 이것도 못하냐?" 부터 시작해서, "남자는 못질은 잘 해야 된다, 남자가 힘이 있어야 한다, 남자는 아뭏든 맥가이버 같아야 한다." 등의 자기 남자친구에게는 하지 않을 잔소리까지 선사하기도 합니다. 여자가 여럿이다 보니, 몇 명이 한 마디씩만 해도 남자의 자격 7종 정도는 가뿐히 채워집니다.  


여자많은 과에 혼자 있는 남자:  호기심 충족의 대상, 남자의 대변인

하나있는 남학생이 유일하게(?) 대접받는 순간입니다.
남자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여자들끼리 실컷 수다를 떨다가 확인사살을 위해 하나 있는 남학생을 이용합니다.
"남자들은 여자 얼굴부터 본다며? 정말이야?"
"남자들은 이렇다며? 저렇다며?"
하는 각종 남자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갑니다.
역시나 대답이 시원히 않으면 남자의 자격 7종 세트 잔소리와 "얘는 남자가 아니라는." 소리를 선물받게 됩니다.


여자들의 정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이런 무시무시한 여자들의 정글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방법. 전과하는 방법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방법입니다.
저희 과의 한 명있던 마음이 곱던 남학생은  여자들의 등살에 못이겨 전과하는 방법을 택했고, 나중에 복학한 다른 한 명의 남학생은 이 상황을 즐기며 다녔습니다.
여자들이 남자라고 생각 않하고 막 이야기를 할 때를 틈타,  "여자의 성감대는 어디냐"는 훈훈한 궁금증을 처리하고,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하냐? 뭘 어떻게 해주면 좋아하냐?" 는 질문 등을 하며 수십명의 여자로 부터 데이터를 추출하여 여자친구에게 사랑받고 지내는데 이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남자친구들에게 과에 남아도는 여자들을 소개해주며 밥과 술을 얻어먹기도 하였습니다.


여자가 많고 남자는 혼자인 상황에 잘 적응만 한다면, 장점이 더 있기는 합니다.
학교 식당에서 열 댓명의 여학생을 거느리고 다니는 의자왕처럼 보이는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독차지 할 수도 있고, 속 사정 모르는 남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아무래도 CC가 될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우선 여자들의 정글에서 여자 공포증 없이 견뎌낼 때나 가능한 이야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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