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시작 계기
잠이 안와서 웹서핑을 하다가 보자마자 마음이 정화되는 집을 보았습니다. 이건 진정 집정리의 끝판왕, 정리의 여왕, 미니멀리즘의 극치였습니다. 저는 잔뜩 어질러놓고 카오스처럼 어질러져 있어도 각 물건이 어디 있는지 알기 때문에 괜찮다는 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말은 이렇게 해도 어질러진 것보다 정리가 깔끔히 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집, 공간에 여유가 있는 깔끔한 집 입니다. 그래서 정리 잘하는 분의 블로그, 수납 잘하는 팁을 꽤나 많이 봤는데, 그런 수납 팁을 따라서 옷을 세로로 개보기도 하고, 수납도구들을 이용해서 이리 집어넣고 저리 집어 넣어도 며칠 지나면 도루묵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보았던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의 저자 유루리 마이의 집을 보니, 제가 꿈꾸던 그런 집이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심지어 <우리집엔 아무것도없어>의 저자 유루리 마이 블로그 제목도 아무것도없는 블로그(なんにもないぶろぐ 나니모나이브로그 http://nannimonaiblog.blogspot.jp/) 입니다. 먼저 작가 블로그에 소개된 정화되는 사진들부터 보시죠.
집정리 대장정의 시작, 우연히 작가의 블로그 사진을 보다.
거실에 아무 것도 없이 따스한 햇살, 살랑이는 바람, 고양이만 있습니다.
침실에도 달랑 침대만 있어요. 다른 사진을 보니, 저녁이면 침대를 어질러놓고 책을 보기도 하고, 귤을 까먹기도 하고, 남편과 고양이와 함께 퍼질러 누워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침이면 다시 깔끔하게 정리를 해 놓나 봅니다. 여행가서 호텔에 묵을 때면 어질러 놓고 나와도 저녁에 돌아와보면 깔끔한 새 방 같은 느낌이라 행복한데, 이 분은 그렇게 사는 것 같습니다. 저녁에 돌아와 저렇게 깔끔한 침대에 몸을 던질 때 얼마나 행복할까요....
가장 부러웠던 것은 주방이었습니다. 제가 세들어 있는 곳은 씽크대가 달랑 세 칸 밖에 없고, 주방겸 거실이라 사방에 주방용품, 식품들로 어질러진 상태거든요. 유루리 마이의 주방은 저희 집보다 넓고 수납공간이 많기도 하지만, 수납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비워내어 아주 깨끗합니다. 마치 모델하우스, 아니 모델하우스보다도 식기와 짐이 더 적은 듯 합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집이 저자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 할머니, 엄마, 본인, 남편, 고양이 3마리가 함께 사는 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대체 살림은 어떻게 하는걸까요?
식기, 컵은 정말 마음에 드는 것만 남겨두었고, 식구 수 +2 개씩 (6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자렌지며 밥솥, 주전자, 양념, 차 등은 전부 정리해서 집어 넣어 놓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어떤 수납정리비법이 있기에 이렇게 말끔히 치웠나 궁금해서 다른 분들이 정리해 놓은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 후기를 보았습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버리기 마녀'라고 칭하며 버리는 병이 있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버린다고 합니다. 틈만나면 여기 저기 버릴 것이 없나 찾아본다고 합니다. 그렇게 버릴 것들을 다 버리고, 정말 좋아하는 것들만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버리는 겁니다!
마침 이 날이 토요일 밤이어서, 다음날 집 대청소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3초후, 대청소는 힘드니까 우선 쉬운 신발장과 욕실부터 버릴 것 집어 버리고 깨끗하게 만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집 정리의 시작이라는 '버리기'가 제일 어렵다.
다음날, 재활용 봉투와 커다란 상자를 꺼내들고 신발장 앞으로 갔습니다. 비싸서 안 신는 구두도 이 참에 기증하고 정리를 할 셈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버리려고 보니,
이건 30만원 주고 사서 2번 밖에 못 신었는데... (발이 아파서 신지는 못하지만),
이건 동생 결혼식 때 선물로 받은 구두인데 (신지는 않지만),
이건 요즘 정장입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정장입고 출근하게 되면 자주 신게 될 구두인데,
라는...버릴 수 없는 이유들이 가득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신발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당장 신지 않지만 그냥 둔 신발과 편히 신기 위해 산 싸구려 신발들이 가득했습니다. 싼 신발은 싼대로 '어머~ 이거 만원 밖에 안해!" 라며 여러 켤레를 사 놓아서 많더라고요.
정작 저는 스티브 잡스 또는 마크 저커버그 스타일 패션센스 소유자라, 교복처럼 입는 옷만 주구장창 입고 신는 신만 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은 멀리서 옷 보고 저를 알아 볼 수 있을정도에요. 그런데 이 많은 옷과 신발은 다 무엇인지...
늘 버리려고 했다가, 이건 의미가 있어서, 이건 비싸서.. 라면서 신지도 않고 그냥 두기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나 봅니다.
결국 다 헤져가는 신발 한 켤레를 버리고, 몇 년간 신지 않던 비싼 구두 한 켤레만 기부하려고 꺼낸 뒤.. 정리를 실패했습니다.
대체 무슨 마음을 먹어야 이런 것들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걸까요...
유루리 마이의 정리 비법은 버리고 물건을 많이 줄여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하고, 블로그에서 집 사진도 다 보았으니.. 굳이 책까지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습니다. 그러나 신발장 앞에서 버릴 수 없는 이유만 여러 개를 떠올린 뒤 정리에 실패하고 보니,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대체 무슨 마음을 먹어야 싹 버리고 정리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집을 만들기 위해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라는 책부터 사러 가는 불편한 상황이 되다
저는 성질이 급하므로 일요일에 끝장을 보겠다며, 바로 종로로 나갔습니다. 먼저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 책이 있나 살펴보니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풍문고로 이동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거나 중고책을 주문하면 싸게 살 수 있는데... 궁금증이 경제적 생각을 눌러버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 값을 주고 사왔습니다.
있는 책들도 정리해서 버려야 할 상황에서, 버리기 위해 책부터 사온다는 상황이 참 모순되고 불편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버리지 못하는 병'(편지, 메모는 물론이고, 박스, 선물 포장지, 끈도 차곡차곡 모아둠... ㅜㅜ)이 있기 때문에 작가처럼 '버리기 마녀'까지 될 수는 없더라도 버리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과감히 버릴 수 있을까?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의 첫장부터 버림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버릴 수 있는 철학 1. 짐으로 가득한 쓰레기장 집의 트라우마
사진을 보는데,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제 방이 그리 작은 것은 아니었으나, 온갖 가구와 책, 쓰레기 등에 파묻혀 지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왼쪽에 장롱과 장, 오른쪽에 행거와 책상 사이로 저 하나 누우면 끝이었습니다. 제가 잘 치우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약간의 공간이 생기면 엄마도 무언가를 가져다 놓으셨습니다. 행거와 장롱에는 엄마 아빠 옷도 잔뜩 걸려있었고, 정체불명 봉다리 봉다리도 방에 많았어요.
제가 아무것도 없는 깔끔한 집을 마음 속으로 열망하는 이유가, 한 번도 그렇게 깔끔한 집에서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저 뿐 아니라 모든 가족이 버리지 못하는 병이 있거든요.
우루리 마이 역시 이런 집에 살다보니, 짐에 치여서 짐만 보면 짜증이 나는 상황이 많았나 봅니다. 독립해서 깔끔하게 꾸며놓고 사는 모습을 꿈꾸기도 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결혼 후 자신의 집이 생기자 아무 것도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집에서 나와 혼자 살기 시작한지 꽤 되었기에, 저만의 공간을 깨끗하게 꾸밀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잘 어지르고 치우지 않으니 인테리어를 위해 사다놓은 것들이 되레 짐이 되었습니다. 음.. 짐이 너무 많았던 집이 싫었던 것은 버리기의 원동력이 되지는 못하나 봅니다.
버릴 수 있는 철학2. 급박한 상황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물건은 별로 없다.
유루리 마이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집을 잃었다고 합니다. 대지진으로 대피를 하는데 집이 너무 어수선해서 비상용품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대지진으로 근처 초등학교에서 대피해서 지냈는데, 남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도 유루리 마이 가족은 돌아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집에 짐이 너무 많았다 보니, 대지진으로 짐들이 엉키고 설켜 사람이 들어가기도 힘들고, 집들이 부서지고 깨져 있어 위험했다고 합니다. 이 일을 겪고보니 정말 급한 일이 있을 때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짐은 언제든 사람이나 고양이를 다치게 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합니다. 대지진으로 짐들이 다 쏟아져 깨지고 부서져 있자, 위험해서 들어가기도 힘들었고, 평소에도 아슬아슬 쌓아놓은 짐, 늘어져 있는 도구들에 부딪히거나 다칠 수 있으니까요.
버릴 수 있는 철학3. 허접한 여러 개 보다 정말 좋아하는 하나를 택한다
'짐'이 되는 이유는 그것들을 잘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쓰겠거니 하면서 사 두었거나, 사서 몇 번 쓰다가 안 쓰고 두어서 짐이 됩니다. 그러나 결국 쓰는 것은 좋아하는 것, 편한 것 한 두 개만 계속 쓰지요. 작가가 말하는 버리기, 무소유의 삶이 이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좋아하는 것, 꼭 필요한 것 말고는 잘 쓰지도 않고 자리를 차지하니, 정말 좋아하는 하나만 남겨놓고 다 버렸다고 합니다.
버림의 철학4. 짐이 적어지니 청소가 더 쉬워진다
짐이 있으면 그것을 들어낸 다음에 닦고 다시 치워야 합니다. 그러나 짐이 없으면 그냥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면 되니 청소가 아주 쉬워졌다고 합니다. 짐이 없어서 깨끗해 보이는데다가 청소까지 쉬워서 자주 청소하고, 자주 청소해서 깨끗하니 먼지가 적은 선순환이 되는 것 입니다. 실제로 집에 먼지가 많이 쌓이는 이유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보다 내부에 있는 물건들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반대로 짐이 많다 - 청소를 해도 티도 안나고 청소 한 번 하려면 다 들어서 올려야 해서 귀찮다 - 청소를 덜한다 - 먼지가 많다 - 집이 더 빨리 더러워진다 라는 악순환이 됩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만화로 그려 놓으니 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밍밍하기도 했습니다. 흔히 보던 쫀쫀하게 잘 짜여진 만화도 아니고, 먼나라 이웃나라처럼 많은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라 다소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리는 단순하고 다소 싱거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부록 부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블로그> 마이씨의 자택 탐험 코너를 보니, 작가의 집 사진과 함께 정리 방법이 적혀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책이 조금 얇은 편인데다가, 만화책에 인테리어 그림들을 보노라니 30분 정도 만에 다 읽게 되어 약간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뭔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저에게 미친 영향을 보면 잘 사서 읽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가 미친 영향
일요일에 책 사러 갔다가 돌아와서 책읽고 쉬었더니 밤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날은 간단히 신발장 위와 욕실만 정리를 했습니다.
먼저 신발장 위의 너저분한 장식품은 다 치워버렸습니다. 문득 집안 풍수 인테리어가 떠올랐습니다. 현관이 산뜻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복이 들어오고, 재물운이 좋아진다던 것이 갑자기 떠올라, 신발장을 치워버리고 흡족했습니다.
이어서 욕실을 치웠습니다. 제가 노푸를 하면서 샴푸와 세제를 아주 가끔 쓰기 때문에 싹 치워버렸습니다. 어쩌다 한 번 쓸 때만 꺼내어 쓰면 되니까요. 정리하다가 놀란 것은 어마무시하게 많은 칫솔이었습니다. 무슨 칫솔만 10개... 치아교정 전에 쓰던 일반 칫솔, 치아교정 시작하며 선물받아서 써보던 칫솔, 최근에 쓰는 칫솔, 전동칫솔, 수술하고 받은 칫솔 등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최근에 쓰는 칫솔 빼고 다 꺼내어 청소함에 넣었습니다.
그 다음 주말에도 틈틈히 정리를 했습니다. 이제는 생각이 '저걸 깨끗히 수납할 아이디어 가구가 없나?'가 아니라 '저걸 싹 버려야겠군' 으로 바뀌었습니다.
욕실, 신발장 위, 다음으로 쉬운 찬장 정리를 했습니다. 그릇은 코렐 3인세트 패키지 사왔던 것만 남기고 다 내놓았습니다. 냄비도 쓰는 것들만 놓고 나머지는 다 끄집어 내 놓았습니다. 다행히 제가 요리에 취미가 없던 관계로 냄비는 몇 개 안 되어 금방 끝났고, 그릇은 다이소에서 사온 그릇 몇 개 버리니 끝났습니다. 그러나 컵 정리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컵 욕심, 찻잔 욕심, 보온병, 물병 욕심으로 사다 놓은 것들이 많은데, 하나 하나 애착이 있는 것들이 내 놓을 수가 없었어요. ㅠㅠ 컵 정리를 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한번에 끝내려고 해 봤자 끝도 안나고 지치기만 할 것 같아, 기증 박스, 재활용 봉투, 쓰레기 봉투를 펼쳐놓고, 지나다니다가 눈에 띄는 것들을 주워 담고 있습니다. 쓸만한 데 저는 안 쓰고 두는 것은 기증 박스로, 누굴 주기도 뭣한 물건은 재질에 따라 재활용 봉투나 쓰레기 봉투로 던져 넣었습니다.
그 다음 주말에는 옷과 이불을 정리했습니다. 다행히 이불은 몇 개 없어서 빨아서 정리하니 금방 끝났고, 옷은 조금 더 과감히 많이 내 놓았습니다. 기증박스에 수북히 쌓여가는 옷을 보니, 앞으로 옷을 살 때 정말 마음에 드는 한 벌씩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집에 아무것도 없어> 작가의 집처럼 깔끔히 정리가 되려면 멀고 멀었습니다.
매주 정리를 했다고 하지만, 저 혼자만의 자기만족일 뿐 티도 안 납니다. 정리하기 쉬운 부분들부터 했을 뿐, 정말 어수선한 것들은 아직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드디어 집 정리의 방향과 큰 원칙을 알게 된 것 같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이 책이 준 최고의 가르침은 '함부로 집에 물건을 들이지 말라' 였습니다. 그동안 수납 정리책을 읽으면 (수납 정리를 잘 못해서 이런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수납 정리용품부터 사왔습니다. 그러나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납 정리용품부터 사오면 그것들이 또 뒤엉켜 어수선해지곤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있는 것도 버릴건데, 아무거나 사지 말자. 다 치우고 난 뒤에 정말 꼭 필요하면 그 때 사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좋은 점은, 주말마다 조금씩 정리하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컵 찬장을 정리해봐야겠습니다. 기증물품이 한 박스 나올 것 같아요....
또 한가지 생긴 취미는, 마음이 산란할 때 작가 블로그에 들어가서 사진을 봅니다. 정결한 집 사진을 보면 마음이 정화돼요.
우연히 본 유루리 마이의 블로그 사진에서 시작해서, 얇고 후딱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보았을 뿐인데, <아무것도 없는 집>이 남기는 여운이 꽤 기네요...
[유루리마이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의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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