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학교 이야기 : 학원비 부담을 창의경영학교가 줄일 수 있을까?
그러다 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나오는데, 결혼이 무서워졌던 이유 중 하나는 자녀양육문제였습니다. 저에게 강렬한 트라우마를 남겼던 것은 5만원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학원강사로 일하던 때에, 학원에 주 2회만 수업을 듣는 비용이 5만원이었습니다.
미술을 너무 좋아했던 어떤 아이가 갑자기 학원을 끊었는데, 그 이유는 정말 서글프게도 그 5만원이 너무 부담스러워서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 다니다가 끊는 일은 비일비재한데, 그 아이는 공부에는 적성및 흥미가 없고 미술만 잘하던 아이라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 때 당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저는 미혼이었고, 저 역시 자취하던 때라, 아무리 수입이 적거나 많거나 애 학원비 5만원이 정녕 없단 말인가.. 이 사실이 납득이 안 되었습니다. 가족이 외식 한 번만 안해도 5만원은 낼 수 있는 돈 아닌가 싶었던 거지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엄마가 왜 그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5만원만 보자면, 그까짓(?) 5만원이 없어서 애가 미술하고 싶다는데 학원을 못 보내냐며 부모의 무능함을 나무라고 싶었지만, 5만원 뿐이 아니라, 아이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공부는 어느정도 하게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영수 학원은 보내야 하는데, 영수학원 13만원,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방과후 학교 4만원, 개나 소나 다 친다는 피아노 학원 9만원이다 보니, 한달에 아이에게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최소 26만원 (재료비, 과제 준비물 비용, 간식비 제외) 인데다가 아이가 셋이니 도무지 답이 없었나 봅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에 돌 덩어리가 쿵. 내려앉았습니다.
아이들 한 둘 낳아서 학원비에 뒷 바라지 하는 것은... 장난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에 깝깝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기본 구성이 영수학원은 초6학년때 중학교 대비해서 배우기 시작했을 뿐, 그 전에는 잘 안 갔었고, 예체능 학원들 위주로만 다녔었습니다. 그래도 피곤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나날이 필수인 것들이 늡니다.
영, 수 기본, 피아노는 당근, 미술은 센스, 운동 한가지 정도는 험난한 세상의 필수요소, 외국어도 필수, 장기 한가지 정도도 필요하니 피아노 말고 다른 악기도 하나 더, 검도 태권도 말고 수영 정도도 키크기 위해서...
이런 식이다 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맞벌이가 기본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 많은 학원을 어찌 다 뒷바라지를.... ㅠㅠ
그 때 그 5만원이 저에게는 참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어린 마음에는 나중에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가르쳐주는 무료 교육사업을 하고 싶다는 야심찬 꿈도 꿔보았는데 나이를 먹어가며 그런 꿈은 사그러들고, 점점 더 현실적이 되기만 했습니다. 어느 가정이나 등허리 휘게 만드는 주범인 사교육비와의 전쟁은 늘상 공교육의 목표였던 것 같지만 잘 해결되지도 않는 것 같고요. 지난 달 창의경영 학교를 보니 해답이 보이는 듯해, 어제는 창의경영학교 사례와 성과, 개선점 포럼을 듣고 왔습니다. 그 중에서 아주 귀에 번뜩 띄이는 것 중 하나가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사례였습니다.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의 목표는 3년 이내에 사교육비를 40% 줄이는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80%이상 끌어올리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목표야 원래 자유로이 세울 수 있는 것이니, 실제 창의경영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의 성과가 궁금했습니다. 정말로 창의경영학교를 통해 사교육비를 40% 정도 (40%면 거의 절반인데..) 줄일 수 있을까요?
2009년도에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창의경영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에서 조사한 결과, 약 20% 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창의경영 학교라는 것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보니, 분명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이고, 아직 채 3년이 되지 않았기에 20% 경감이라는 성과도 제 눈에는 상당히 크게 보였습니다. +_+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역시 올라갔다는 점이었습니다.
2년간 사업을 시행한 결과 학생 만족도는 약 25%, 학부모 만족도는 약 10% 정도 더 늘어난 것 같은데, 아직 미혼인 제 입장에서는 더 희망적이었습니다. 제가 이제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 해도 자녀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까지 창의경영학교 시행이 6~7년은 더 될터이고, 그 쯤이면 정말로 사교육비도 확 줄고, 학생도 학부모도 좀 더 행복해 질것 같은 희망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_+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은 사교육절감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력향상형, 사교육절감형, 교육과정혁신형, 자율형의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학교장의 재량과 각 학교가 처한 상황에 걸맞게 가진 자원들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 입니다.
학원비 부담에 등허리가 휘는 이웃들을 보니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었고, 학원강사 시절의 학원비 5만원의 트라우마로 인해 사교육절감형 학교의 성과가 특히 궁금해서 유심히 들었는데,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에 대해 알면 알수록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우후훗... 아직 결혼도 요원한 주제에 미리 아이키울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군요... 우선 결혼부터 해야되는데..... ㅜㅜ
- 결혼 전에 자녀교육이 걱정이었던 솔로, 창의경영 학교를 보니
- 모든 아이들이 엄마아빠와 함께 살고 있을까
- 학부모에게 교육을 떠미는 학교
"한국교육개발원의 협조와 요청으로 포스팅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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