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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먹고 냉방병? 더위 먹었을 때 vs 냉방병 증상 및 응급처치 방법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건강관리 하기, 더위먹고 냉방병? 더위 먹었을 때 vs 냉방병 증상 및 응급 처치 방법

36도 였던 날 오후 3시,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도 없이 가로수 하나 없는 땡볕에 나서자 머리가 뜨겁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은 원래 덥고, 햇볕은 늘 뜨거우니, 30분 정도 걷는 것에 별 일 있겠냐며, 지하철 역까지 걸어갔습니다. 그 뒤로 지하철 30분 정도 타고, 다시 30분 정도 땡볕을 걸었습니다. 이때는 하필 옆에서 도로공사를 해서 진짜 제 몸이 익는 느낌이었습니다. 닭가슴살 구울 때 하얗게 익으며 쪼그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18도도 채 안 될 것 같은, 너무 추워서 닭살이 돋는 실내에 서너 시간 넘게 있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머리가 아프고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체감온도 40도가 넘었던 땡볕에 1시간 정도 걸으며 더위를 먹은 것인지, 너무 추웠던 실내에서 서너시간 있어서 냉방병에 걸린 것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더위먹고 냉방병도 걸린걸까요? 40도에 육박하는 이글대는 길을 걷다가 18도 안될 것 같은 초강력 냉방을 하는 곳에 있었으니, 몸이 못 버텨낼만도 합니다. 검색을 해 보니, 제 증상은 정확히 더위먹은 증상이었습니다. 더위 먹은 것은 전문 용어로 열피로, 열탈진이라고 하나 봅니다.



더위 먹었을 때 증상 vs 냉방병 증상 비교

그나마 대학병원에서 올린 칼럼이 좀 정확할 것 같아서 ▶︎ 더위 먹은 것과 냉방병은 어떻게 다른가요? - 서울대학교 병원 칼럼을 참고했습니다. 좀 더 검색해 봤으나, 다른 대학병원, 의학 블로그 내용도 유사했습니다.


더위 먹은 증상 (열피로 열탈진 증상)

- 피곤하고 기력이 없다.

- 어지럽고, 두통이 있다.

-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한다.

- 입맛이 없다.

- 근육에 쥐가 나서 아프다. 이유없이 팔다리가 아프다.

-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저혈압 증상,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땀을 심하게 흘린다.


냉방병 증상

- 가벼운 감기 몸살 증상과 비슷하다.

- 권태감을 느낀다. (나른, 의욕없음, 아무것도 하기 싫음)

- 피로하다

- 두통, 소화불량, 콧물, 기침 등이 있다.



더위 먹은 증상 & 응급 처치 방법들의 효과

첫날밤 11시. 더위 먹었을 때 두통은 그동안 겪어본 두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체했을 때처럼 앞머리가 묵직한 느낌도 아니고, 편두통처럼 두두두두두 마늘 빻는 느낌도 아니고, 만화에서 엄청 큰 망치로 머리를 후두려 맞는 장면에서 보는 듯 머리 전체가 아프고 어질어질했습니다. 정말 뇌에서 더위 때문에 오류를 뿜어내는 느낌의 두통이었습니다. 너무 몸이 힘들어서 그러나 싶어,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더위먹었을때 두통은 자다가도 몇 시간 간격으로 머리가 아파 잠을 설쳤습니다.

(1차 응급처치 : 휴식, 하룻밤 자는 것으로는 택도 없음)


둘째날 아침. 일은 해야 하니까 무슨 정신인지 모르게 나갔다가 점심먹고 도저히 안 되겠기에 귀가했습니다. 임신한 사람처럼 헛구역질을 하는데, 밥은 들어갑니다. 체했을 때와는 확실히 증상이 다릅니다. 점심때 칼칼한 국물을 먹었는데 잠깐은 좋았으나, 밥 숟가락 내려놓기 무섭게 속이 미식거리고 머리가 아팠습니다. 더위먹었을때 민간요법으로 매실차가 효과가 있다길래 진하게 2잔 마셨으나 즉각적 효과는 없었습니다.

(2차 응급처치 : 매실차, 2잔 마셨으나 별 효과 없음)


점심. 돌아와서 5~6시간 잤습니다. 도무지 뭘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농담처럼 더위 먹어서 헛소리 한다거나, 피곤하다는 말을 하기는 했으나, 실제로 더위를 먹으니 두통에 어지럼증, 헛구역질 콤보가 아주 놀랍습니다.

(3차 응급처치 : 시원한 곳에서 휴식, 약간 효과 있음.)


저녁. 대여섯시간 자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조금 나아져서 나갈 기운이 생겼습니다. 이미 병원에 링거 맞으러 가기에는 시간이 늦어버렸고, 매실 외의 민간요법으로 나와있던 수박, 녹두, 오이를 사러 나갔습니다. 나가기 전에 체한 것이 아닌지 손을 따 봤습니다. 혹시 체한거면 음식을 사러 갈 것이 아니라 소화제를 사러 가야 하니까요. 자동 사혈기를 모처럼 꺼내어 엄지손가락을 찔러보니 맑고 빨간 피만 나옵니다. 역시 체한 것이 아니라 더위 먹은 것이었나 봅니다. 녹두전은 포장하고, 수박은 배달해주신다기에 부탁하고 왔습니다. 잠깐 나갔다 왔는데, 또 다시 온 몸의 땀구멍에서 땀을 뿜어냅니다. 더위 먹으면 이런가 봅니다.

(중간점검 : 체한 것 아닌지 확인)


더위 먹었을때 응급처치


녹두전을 데워서 먹었습니다. 대조시장에서 맛있는 녹두전은 유명한 닭강정 건너에 있는 할머니가 파시는 녹두전인데, 이 날은 할머니가 장사를 안 하셔서 다른 집에서 사 왔으나 맛이 없었습니다. 할머니 녹두전은 녹두전에 숙주, 신김치, 고사리 등이 들어가 훨씬 맛있는데, 이 집은 숙주 밖에 안 들어있었습니다. 딱히 녹두 함량이 많은 것도 아니라, 녹두전을 먹고 좀 기운이 나기는 했으나 두통은 계속되었습니다.

(4차 응급처치 : 녹두전으로 녹두 섭취, 녹두 함량이 적어서 그런지 효과가 미미, 자꾸 뭘 먹으니 기운이 좀 남)


더위 먹었을때 응급처치


수박 금방 배달해 주신다더니 밤이 다되어 가져다 주셔서, 잠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먹었습니다. 몸이 끌어당긴다 싶을 정도로 미적지근한 수박이 쭉쭉 들어갑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수박을 먹으니 두통이 멎었습니다.

(5차 응급처치 : 수박 먹으니 두통과 미식거림이 멈춤)


수박 먹고 상태가 좋아져서 설거지도 하고, 정리도 하고, 삼시세끼도 보고 놀았습니다. 수박 먹고 싹 나은 줄 알았으나, 밤이 되니 머리가 묵직해집니다. 오이도 썰어 먹었습니다. 이제 좀 많이 가라앉았으니 타이레놀 먹어도 효과가 있을 것 같아 먹어 보았습니다. 더위 먹어서 머리 아프고 속이 미식거릴때는 두통약과 소화제가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저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6차 민간처치: 오이, 효과 미미함.)

(7차 응급처치 : 타이레놀 효과없음. 머리 계속 아픔)


새벽. 잡니다.


셋째날 아침. 아침에 일어났는데 토요일인지 일요일인지 구분도 안 됩니다. 전날처럼 자면서도 머리가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신이 없고, 머리는 아프고 속은 미식거립니다. 늦기 전에 토요 진료라도 받으러 가야하나 고민이 되지만, 침대에서 일어날 기력도 없습니다. 입맛도 없습니다. 한 숨 더 잤습니다.

(8차 민간요법 : 휴식. 효과가 미미함)


점심은 거르고 수박만 잘라서 실컷 먹었습니다. 수박을 먹으니 또 괜찮아 졌습니다.

(9차 민간처치 : 수박 먹으니 또 괜찮음. 신기하게 두통과 미식거림이 가라앉음)


수박먹고 뒹굴거리며 쉬다보니, 슬슬 배가 고프고, 뭔가 먹고 싶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새 입맛이 돌아오신거죠. 이것저것 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또 수박을 먹었습니다.

(10차 민간처치 : 3번째 수박 섭취, 멀쩡해짐)


멀쩡해져서, 설거지하고, 어제 못한 청소도 했습니다.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블로그 글도 쓰고 있습니다.



더위 먹었을때 응급 처치 방법 정리

1. 에어컨, 선풍기 바람을 직접 맞지는 말고 (오한이 일기도 함), 서늘한 곳에 누워서 쉰다. (쉰다고 금방 낫지는 않았습니다.)

2. 수박을 많이 먹는다. (즉각적으로 두통 완화 효과가 있었습니다)

3. 매실차, 녹두 음식, 오이 등 몸의 열을 내리는 음식을 먹는다. (효과 잘 모르겠습니다)

4. 두통약, 소화제는 도움이 안 된다. (보통 머리아플때, 체했을때와는 증상이 달라서 그런가 봅니다)


더위 먹어서 이렇게 고생했던 적은 처음이라, 올여름이 정말 더운가 싶기도 하고, 나이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ㅠㅠ

이래서 엄마가 양산 꼭 챙기셨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한 여름에 나갈때는 머리가 직사광선에 바로 노출되지 않게 모자라도 쓰거나 양산 하나 사서 쓰고 다녀야 겠어요.. 더위먹은 열피로 증상 무섭습니다... ㅠㅠ



자매품, 냉방병 응급처치 방법

여름에 힘든 것이 덥기도 더운데, 에어컨 세게 트는 곳에 오래 있으면 추워서 냉방병 증세도 나타납니다. 아주 가지가지 합니다. 더위 먹고 냉방병 걸리고.....

더위 먹어서 열피로 증상이 나타났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냉방병은 좀 더 자주 겪어서, 제 나름의 야매 응급처치 방법이 있습니다.


1. 환기를 한다. (에어컨으로 냉방시켜놓은 것이 아깝다고 환기를 안하다 보면, 산소가 부족한 느낌이고, 코도 막힙니다. 다시 냉방하면 되니 10분, 20분이라도 문 다 열어서 환기를 한 번 해 줍니다. 그러면 냉방병 증세가 좀 나아집니다.)


2. 내가 나간다. (사무실이나 집 환기가 힘들면 제가 밖에 나가서 맑은 공기 (서울에 맑은 공기라니...;;)를 마시면 조금 나았습니다. 북한산 둘레길 같이 산길이나, 풀이나 나무 많은 곳에서 잠깐이라도 걸으면 컨디션이 많이 좋아집니다.)


3. 따끈한 차를 마신다. (더위 먹었을 때 응급처치와는 반대로, 생강차, 계피차, 따뜻한 차 등을 마셔서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4. 중간 중간 가글도 하고, 코도 적셔준다. (냉방하면 건조해서 코가 막힙니다. 코가 막히면서 숨 쉬는 것이 불편하니 멍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중간 중간 화장실에 가서 가글도 하고 코도 적셔줍니다. 에어컨 없는 곳은 습하고, 에어컨 있는 곳은 건조하고, 참 극단적입니다.)



더위도 먹고, 냉방병도 겪고, 한 여름에 이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밖은 더위먹도록 덥고, 냉방하는 곳은 춥고, 밖은 미치도록 습하고, 냉방하는 곳은 건조하고.... 하루에도 수십도의 기온차, 습도차이를 조절하며 살려니 더 피곤한 것 같습니다.

힘드니까 괜히 화풀이할 대상을 찾아서 "누가 사계절이 아름답고 좋다고 했어?" 라며 따지고 싶고요, 이런 환경에서 사니까 사람들의 성격이 극단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뻘생각도 듭니다.

무더위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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