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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안하고 게임만 하는 아이, 어떻게 하면 공부 시킬 수 있을까? - 방학생활 지도 팁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심리 이야기 : 공부 안하고 게임 하는 아이, 방학생활 지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비가 오다가 햇볕이 쨍쨍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라, 창문을 열어놓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러면 저의 아침은 어김없이 옆집 아주머니의 히스테릭한 고함소리로 깨워주십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게임만 할거니? 공부 하라고 했잖아!"

고장난 알람시계처럼 이 소리가 아침 8시,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5시 계속 들립니다. 오후면 아주머니 피 토합니다. 자기 성질에 못 이겨서 넘어가시는데, 그 쯤되면 아이가 퉁명스레 대꾸하는 소리 한 마디 정도가 들리고, 그 뒤로도 아이 목소리는 안 들리는데 아주머니는 피 토하며 계속 짜증을 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저러는 것을 보면 아이는 이미 내성이 생겨서

"엄마는 짖으셈. 나는 게임함"

이런 상태인 듯 합니다.

집에서 게임하지 말라고?

제 입장에서는 아주머니가 너무 하루 종일 짜증을 내시니, 그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저도 짜증스러워 이웃집 민폐나 안 끼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나... 엄마 심정에서 생각하면 무척 답답하시겠지요.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하는 아이 때문에, 골머리가 아플 때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게임을 공부 시키듯이 시키는 것 입니다.
게임은 그 자체로 굉장한 중독성과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공부만 하라고 할 때 게임을 하면, 엄마의 말을 어김으로써 얻는 쾌감까지 더해집니다. 가뜩이나 재미있는데 하지 말라는 짓을 하면 더 재미있잖아요. 그런데 게임을 공부시키듯이 하면, 몇 가지 재미가 확 감소합니다.


1. 계획표를 세워준다.


일반적으로는 게임 계획표를 세운다면, 공부 10시간에 게임 1시간 정도가 될 겁니다. 그러나 공부는 안하고 정말로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아이라면, 부모님도 전략을 바꾸세요.

"그래. 너는 공부보다 미리 재능을 키우는 것이 좋겠구나."
 
하시면서, 프로게이머의 시간표를 짜주시면 됩니다. 하루 게임 15시간. 쇼파에 누워 TV보고 있으면, "너 지금 뭐하는거니? 게임 안하고. 빨리 연습해라." 라면서 등 떠밀어 컴퓨터 앞에 앉히시고, 밥 먹을 때도, 빨리 먹고 게임하라고 하고, 아침에도 흔들어 깨워서 게임하라고 하면서.. 공부하라며 들볶듯이 게임을 시키면 됩니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하루 종일 시키면 힘들어요. 더욱이 공부하라는 잔소리처럼 게임하라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면, 처음 며칠은 "우리 엄마 이상함 ㅋㅋㅋㅋㅋ" 이러겠지만, 며칠 안 되서 엄마 말을 한 귀로 흘리면서 느끼던 우월감과 묘한 쾌감이 사라져 버립니다.


2. 게임 성적 올리라고 닥달한다.


게임 계획표 두번째는 목표입니다.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도 게임하다 집어 던지고 싶을 때가 랩업 잘 안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랩업해야 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간당간당 랩업 될 듯 될 듯 하면서 잘 안되거나요.  이 점을 공략하시면 됩니다.
엄마가 잘 모르셔도 돼요. 보통 게임 화면에 쓰여 있어요. ^^;;
그걸 성적 체크 하듯이 매일 체크하세요. 그리고 좀 더 무리하게 목표를 잡아서 랩업 못했다며, 게임 성적 올리라고 잔소리를 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욕 그만하게 할 때도 아주 효과가 좋아요.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 덕분에 아이들 욕의 발달 속도나 욕 어휘력이 상당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권위(?)의 상징이기도 해요. 나는 이런 욕도 안다. 이런 고급욕( ㅡㅡ;)도 안다면서 아이들 무리 사이에서 으쓱하는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2학년 짜리가 초딩 1학년 짜리에게 "엄창 찍어. 개쌔끼야." 이러면, 1학년 짜리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괜히 있어 보여서 덩달아 따라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기가 욕을 가장 화려하게 구사한다며 잘나간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때도, 욕 할 때마다 발음교정을 하고 욕의 뜻을 알고 욕을 하라며 잔소리를 해대면 욕을 안해요.
가령 한 아이가 "빡큐먹어." 이러면, 옆에서 "욕하지 말랬지!" 라면서 소리를 지르는게 아니라, "발음 그거 아니라고 했잖아. 풕,훡에 가깝게! 푸훡큐! 이렇게 해야지." 라며 잔소리 자꾸 하면 무척 재미없어 합니다. 아이들이 (아이 뿐 아니라 어른도 많이 쓰지만) "존나" "존나" "존나" 거리는 것도 이런 식으로 고칠 수가 있습니다.

"존나 아니라고 했잖아. 그건 좆나. 라고 철자 틀리지 마. 욕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라고 하면서 자꾸 철자 지적, 발음 지적하면, 재미가 없어서 욕을 안해요.


멍석깔아주면 안하는 심리

아이들이 하지 말라면 더 하는 심리 중에는 사소하게 어른의 말을 어기면서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는 심리도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애완견처럼.. ㅡㅡ) 아빠는 서열 1위지만, 엄마는 자신보다 서열 아래로 암묵적으로 보고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빠는 무서운데 엄마는 만만한거죠.
제 옆집 아줌마처럼 하루 종일 징징징 거리거나 말거나 무시하는 겁니다. 엄마가 징징거리면서 "게임하지 말랬지. 공부하랬잖아!" 라고 할수록 아이에게 있어 엄마의 위신은 땅에 떨어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몇 년째 씹어오는 만만한 대상인게지요.
엄마 따위(?)가 잔소리를 하거나 말거나 아이는 제 뜻대로 자기 맘대로 할겁니다.

이미 아이는 엄마 머리 위에 앉아 있습니다.

'또 시작이군. 저러다 저녁하러 가면 또 하면 되지 뭐.ㅋ'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전략을 바꿔서 게임을 하라고 하거나, 욕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욕을 제대로 하라고 하면 당황합니다. 엄마 전략이 급변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원하는 것을 얻은 것 같은데, 얻은 것 같지 않은 씁쓸함을 아이가 얻게 돼요.

더불어 "공부"가 스트레스였고, "게임"이 스트레스 탈출구 였는데, 갑자기 게임을 하라며 스트레스를 주면, 그 주체가 바뀝니다.

더불어, 아이와 게임 좀 그만하고 공부를 시키고자 하는 장기 목표를 가지고 단기적으로 게임을 시키더라도, 이것이 대화와 소통의 소재가 됩니다. 엄마가 이해해주는 '척'이라도 하면, 아이는 마음을 엽니다.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다 하는 아이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엄마가 다 들어주면, 엄마만큼 편한 대상이 없거든요. 학교 친구는 영원한 내 편 같은데, 때로 학교 친구 뒷담을 같이 까놓고 배신 때리는 아이들도 종종 나옵니다. 그 친구와 싸우면 곧장 같이 뒷담까던 애와 내 뒷담을 까기도 하고요. 뭐 사춘기때는 이런 친구들 사이의 삼국지도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음으로 마음을 여는 것이 학원선생님들이에요. 학원 선생님은 돈벌이라 학교 선생님보다 친절하고 잘 들어주거든요. 그런데 학원 선생 역시 1대 다수를 상대해야되다 보니 매번 충실하게 아이 얘기를 들어주질 못해요. 설령 들어준다고 해도 학원선생님은 아무런 해법을 제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들어만 주면, 해법도 제시해 주고, 엄마가 친구에게 내가 욕한 것을 폭로할 리도 없으니 엄마가 쵝오지요. 엄마가 아이의 스트레스 탈출구가 되면, 아이도 다른 곳에서 대안을 덜 찾아요..
방학이 시작되어, 아이가 하루 종일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한다면..
벌써 몇 해째 방학 때 이걸로 싸우고 있다면.. 한 번 극약처방을 해 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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