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기계 잘쓰기 : 3천원으로 깨진 스마트폰 액정 셀프 수리
외숙모 장례식 끝나고 삼촌이 맛난거 사주셔서 식당에 갔는데 내릴 때 핸드폰을 떨어트렸습니다. 문 열어주시던 발렛파킹 기사님이 더 놀라셔서 핸드폰 주워 주시면서 아이고오오오오 하시고, 저도 놀라서 아이고오오오오 이러고요.
장례식 마치고 오는 가족들이라 놀라서 "어디서 곡 소리가 들려?" 라며 두리번대고...
별 일 아니라면서 그냥 집어 넣고 왔는데... 집에 와 보니 휴대폰 액정이 깨졌어요 ㅠㅠㅠㅠ 주차장 바닥이 돌멩이던데, 돌멩이에 낙하하면 어쩔 수 없나봐요.
전 지금껏 휴대폰 액정 깨짐이 처음입니다. (운이 좋았나봐요)
볼수록 거슬리고, 휴대폰 깨진 액정 주변의 유리가루도 걱정되었습니다. 제 얼굴에 닿고 제 손가락에 묻어서 어디로 갈 지 모르잖아요.
그렇다고 15만원 짜리 핸드폰 액정에 많은 돈을 들이고 싶진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 보니 휴대폰 액정 깨지면 깨진 대로 쓰던데, 저도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액정 깨진 부분의 보호필름이 들뜨면서 화면이 잘 안 보였어요. 싸게 깨진 액정을 고치는 방법이 없는지 찾다 보니, 2~3천원짜리 스마트폰 스크린 UV접착제가 있었습니다. UV접착제는 깨진 유리 틈으로 본드를 흘려 넣은 뒤에 자외선을 쏘여주면 굳는 성질을 이용해 깨진 액정을 붙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는 김에 샤오미 홍미노트 4x 필름과 케이스까지 함께 사고 싶었는데, 스마트폰 uv 접착제와 필름 케이스를 한 곳에서 파는 판매자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접착제 3500원에서 쿠폰 할인 받아서 3천원, 배송비 2500원 내고 샀어요. 이러면 배송비가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는데, 어차피 제가 액정 접착제 사러 나간다고 해도 30분 ~ 1시간 정도는 걸리니까 대신 수고해 주시는 비용이라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 액정 접착제 : UV 접착제 2cc
택배는 아주 빨리 왔어요. 같은 날 주문한 샤오미 케이스와 보호필름은 안 왔는데.. 스마트폰 액정을 먼저 붙여야 보호필름도 붙이고 케이스도 씌울 수 있으니 순서는 맞는 듯 합니다.
작은 택배 상자를 열면 검은 봉투가 하나 들어 있고, 그 속에 주사기 하나 덜렁 들어 있습니다. 굉장한 과대포장이에요. uv접착제 사용방법을 적은 쪽지 따위도 없습니다. uv접착제는 자외선을 쐬면 굳어 버리기 때문에 빛이 안 통하는 검은 봉투에 넣어서 보낸다고 합니다.
설레며 택배를 받았는데 하필 날이 흐렸습니다.
날씨 예보가 맞다면 일요일이나 되어야 작업이 가능할 듯 합니다. 아니면 중간에 잠깐 해 날 때 작업을 하거나요.
다행히 일기예보가 적중하여 오후 3시에 해가 났습니다. 바로 작업을 시작했어요.
3천원짜리 스마트폰 uv 접착제로 깨진 액정 자가수리 하기 #1
액정 깨진 휴대폰을 꺼내 먼저 액정을 깨끗히 닦았습니다. 렌즈 클리너 종이로 살살 닦았어요.
uv접착제가 든 주사기를 꺼냅니다. 다른 분들 후기 중에 주사기를 잘라서 보내놔서 다시 주사기 사러 나가셨다는 분도 계셨는데, 그럴 필요 없었습니다. 살에 푹 쑤셔 넣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앞이 짧은 것이 작업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깨진 액정 틈에 살살 발라줍니다. 주사바늘에 액정 긁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 긁혔어요. 처음에는 조심스레 한 방울씩 떨어트렸는데, 깨진 금에 따라 쭈욱 짜도 상관없었습니다. 깨진 틈을 타고 들어가서, 스며들고 남은 본드만 방울방울 맺혀요. 테두리에서 유리가루가 나오지 않도록 꼼꼼하게 uv접착제를 발라주었습니다.
햇볕이 가장 좋은 옥상으로 들고 나갔습니다. 일기예보예서 계속 흐린 날이라고 해서, 언제 흐려질지 몰라 빨리 말리려고 그랬어요. 직사광선 땡볕에는 30분 정도면 마르고 볕이 약하면 2시간 정도, 흐린 날은 자외선이 부족해서 uv접착제가 굳질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히 해가 계속 떠 있어서 옥상에서 말리다 들고 들어와 창가에 얹어 놓았습니다.
다른 일을 하며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2~3시간 쯤 지났을 때 본드가 굳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혹시 본드가 덜 말랐을 경우 손에 묻으면 좋을 것이 없으니, 면봉을 뚝 잘라서 끝으로 톡톡 건드려 보았습니다. 글루건 굳은 것마냥 잘 굳어 있었습니다. 부러트린 면봉 끝으로 살살 밀어 보니 똑 떨어집니다.
플라스틱 자가 있어서 그걸로 쓱쓱 밀어 냈습니다. 플라스틱 자가 없으면, 투명파일 같은 것이나 실리콘 파일 같은 것들로 살살 밀면 될 듯 합니다.
얼핏 보면 아주 잘 붙은 듯 했습니다. 화면을 켜보면 밝은 화면에서는 갈라진 금이 조금 거슬리나, 깨진 상태로 두었을 때 보다는 훨씬 보기 편해졌습니다. 깨진 액정의 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나, 유리가루 위를 uv접착제로 코팅해 버렸기 때문에 유리가루가 묻어나오지 않고, 표면은 매끈하게 느껴집니다. 우선 제 얼굴에 유리가루가 묻을 위험에서는 벗어났습니다. 3천원으로 이 정도 효과면 괜찮았습니다.
휴대폰 액정 깨짐 자가수리 #2
전날 결과에 꽤 흡족했기 때문에 두 번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스마트폰 필름과 케이스가 안 왔어요. 생폰 상태에서 어제 작업한 것이 잘 되었는지 만져보다보니 미세하게 점처럼 까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uv 접착제는 2cc 짜리 였는데, 어제 쓰고도 1.9cc 이상 남아 있었고, 아침에 쨍하니 햇볕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 번 더 액정 자가수리 작업을 했습니다.
아침에 보니, 어제 붙인 것이 꽤 잘 붙은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또 할거에요. 본드도 많이 남았고 햇볕도 너무 좋으니까.
한 번 해 봤다고 여유 부리면서 왼손으로 본드가 스며들어 방울방울 맺히는 동영상을 찍었는데, 나중에 동영상 보니 엄한 곳을 찍고 있었습니다.
방바닥에 들어오는 직사광선 영역에 핸드폰을 두었습니다. 잠시 후에 베란다 빨래 건조대 위에 종이 깔고 얹어 놓았어요. 아마도 스마트폰 인생에서 가장 직사광선을 많이 받는 시간일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직사광선에 말리다가 점심 먹고 나서 가져왔습니다. 굳었는지 만져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완전히 굳으니까 육안으로도 땡땡히 굳은 것이 보입니다.
어제 수고한 자를 꺼내서 다시 살살 밀었더니 똑똑 떨어집니다. 어젠 오늘보다 덜 굳었었나봐요. 완전히 굳으니까 방울방울 떨어져서 깨끗하게 밀리네요.
그저 햇볕이 좋아서, 스마트폰 접착제가 많이 남아서, 액정보호필름 택배가 안 와서 또 한 것인데, 2번 했더니 꼼꼼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검은 화면에서는 티도 안 나요.
밝은 화면에서는 실금처럼 보이긴 하나, 작업하기 전보다 선이 흐릿해서 훨씬 나아졌습니다.
3천원으로 깨진 액정을 잘 붙여 뿌듯했습니다. 기대보다 흡족하게 깨진 액정 자가수리가 되었어요.
이제 액정보호필름과 케이스만 오면 작업이 끝납니다.
휴대폰 액정 깨짐 자가수리 마무리, 강화유리 필름 & 보호케이스
오후에 강화유리 필름과 투명 보호케이스가 왔습니다. 샤오미 홍미노트 4X는 작년 여름에 사서 계속 생폰으로 썼어도 기스 하나 없었는데.... 조약돌 있는 주차장에서 떨어트리는 바람에 이 난리를 피웠네요.
자, 2번에 걸쳐 깨진 액정을 UV접착제로 자가수리하고, 강화유리필름을 붙여 대망의 마무으리!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뭔가요???
강화유리필름은 처음 써보는데 들뜹니다. 강화유리필름 살 때, "디스플레이 곡면에 따라 약간 들뜸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긴 했지만, '보호필름이 들떠 봤자 얼마나 뜨겠어' 라면서 그냥 샀는데 많이 뜹니다. 양쪽 옆 테두리가 쫙 뜨고요, 결정적으로 제가 정성스럽게 작업해 놓은 깨진 액정 부분도 들뜹니다. 액정 깨진 것 작업하고 나서, 튼튼하게 마무리한다고 강화유리필름을 붙이면 안 되나 봅니다. 며칠 써보다 계속 들떠 있으면 필름은 다시 떼 버리게 될 듯 합니다.
아무튼 깨진 액정 자가수리 대장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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