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교육을 떠미는 학교

학부모에게 교육을 떠미는 학교
오늘은 휴일 사이의 샌드위치 데이라 많은 학교와 업체가 쉽니다. 이런 날 안 쉬는 싱글들이야 좀 짜증스러울 뿐이지만, 못쉬는 학부모들은 아이는 쉬어서 집에 있는데 출근해 있으려니 애간장이 타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학교가 융통성이 참 많아졌습니다. 재량휴업이나 집안 사정에 의한 결석도 가능해졌고,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정말 학생과 학부모에게 좋은가 하는 부분은 의문입니다.
저는 아직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가 아니지만,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는 사교육 학원 강사이다보니, 부모님들의 푸념을 많이 듣게 되고, 아이들의 모습을 항상 보기 때문입니다.



1.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학교 수업시간. 달라진 것은 단축수업과 재량휴일뿐?

과거 제가 어릴 적에는 대부분 어머니들께서 집에서 자녀를 돌보셨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십니다. 이러한 부분때문에 벌써 몇 년전부터 유치원은 수업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유치원에 다닐 때는 12시면 끝이나서 집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요즘의 유치원들은 보통 2~3시까지 합니다. 특별수업이나 행사가 있으면 더 늦게 끝나기도 합니다. 2~3시에 끝나도 일하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어디에 맡길까가 고민이겠지만, 부모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유치원에서 더 데리고 있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아닙니다. 요즘의 학교수업시간도 여전히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인 20여년 전과 똑같습니다. 1~2학년은 4교시, 3~4학년은 5교시... 이런 식입니다. 달라진 것은 단축수업과 재량휴일입니다.
제가 입학했던 때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해서 단축수업을 하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적응기간'이라고 하여 한 달가량을 두 시간 정도밖에 수업을 안해서 아이라 오전 10시~11시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대부분 학부모들이 "유치원에서도 3~4시, 학원까지 하면 저녁 6시까지 거뜬하게 공부하던 아이들에게 무슨 적응수업이랍시고 2시간 수업인지... 참 이해가 안되요." 하며 불만을 토로하시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단축수업도 많아졌습니다. 걸핏하면 학교 선생님들 무슨 행사니, 학교에 무슨 일이 있다며 고학년 아이들도 4교시만 하고 오거나, 일찍 끝나는 날이 상당히 잦았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일찍 끝나면 좋아하긴 합니다. 그러나 부모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일을 하시는 분들의 경우야 당연히 아이가 일찍 끝나서 혼자 집에 있으면 신경쓰이고 걱정되시니 싫어하시고, 부모님께서 집에 계시더라도 아이가 일찍 끝나서 오는 날이 많으면 그 시간에 집안일이나 다른 일을 했어야 하는데 아이를 보고 있어야 하기때문에 힘들어 하십니다.



2. 부모님들은 점점 바빠지는데, 학교에서 부모님이 할 일은 갈수록 늘어나?

예전에도 운동회, 학예회, 발표회 등은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면 어머니들이 오셔서 함께 박수쳐주시고 보아주셨습니다. 요즘은 아버지들도 오셔야 합니다. 학교에서 아버지들도 자녀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아버지들의 참여를 강하게 권유하기 때문입니다. 의도는 좋지만, 요즘은 엄마들도 일을 해서 아이들의 행사 쫓아다니시기 힘든데, 아빠까지 가려면 두 분 다 일을 못하게 됩니다. 학교입장에서는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고, 아이에게는 의미가 큰 행사인데 부모님이 그 정도 시간 빼주는 것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 사회에서도 아직 짬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일을 빼고 아이들 행사에 쫓아다닌다는 것이  눈치보이는 경우가 많아보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다행인데, 학교 과제와 활동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 많습니다.
문제를 풀어도 집에서 부모님이 채점을 해주게 한다거나,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써가야 한다거나, 함께 가족신문을 만들고, 함께 만들기를 해주라는 숙제들이 많아졌습니다.
요즘의 학교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과제를 내줍니다.



3. 특기적성수업은 왜 강요하는 걸까?

학교에도 문화센터처럼 저렴한 금액에 다양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특기적성수업이 생겼습니다. 컴퓨터, 미술, 요가, 가야금 등의 다양한 과목을 가르칩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로 사교육을 조금은 줄일 수 있게 하는 장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이 일주일에 몇 회 뿐인데다가, 이것도 수업료를 따로 받다보니,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학원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학원비 보다는 조금 싸지만, 학원보다 수업이 적고, 학원처럼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서, 결국은 어설프게 시간과 돈낭비라며 차라리 돈 좀 더 내고 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낫겠다며 학원에 다시 보내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특기적성수업에 참여하게끔 학교에서 영업을 하여, 참여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모 학교의 경우, 담임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하여 특기적성 수업에 왜 참여하지 않느냐며 어떤 과목이든 간에 하나는 무조건 해야한다며 강압을 한다고 합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더욱 강제적입니다. 마음에 들든 안들든 학교에서 특기적성수업이 시작되면 무조건 어느 수업이든 간에 참여해야한다고 합니다. 몇 몇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해도 꿈적도 안 합니다.
결국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돈벌이로 특기적성 하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합니다.



학교가 학부모에게 갈수록 부담을 주는 쪽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짐을 좀 덜어주는 변화를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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