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라. 소년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가 아름답고 서글픕니다..
주제는 조금 무거운 듯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거나 괴롭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잔잔한 재미와 화려한 액션(?)속에 기운차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당시 호주의 모습이 어떤지도 모른채 쫙 빼입고 옷 가방 잔뜩 들고 나타난 개념없던 주인공.
철부지 귀족부인이 남편을 대신해 군수물자 공급을 위해 소떼를 몰아 경쟁하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백인 귀족인 여주인공과 혼혈 어린이, 원주민처럼 취급받는 백인 몰이꾼. 당시 호주의 인종문제를 대표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됩니다. 도대체 인종이 뭐길래...ㅡㅡ;;;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그 시기에 미군과의 '튀기'라고 해서 혼혈아들을 따돌리기도 했고, 비슷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긴 합니다...
당시의 어수선한 시대상은 아름답지 않아도 영화의 배경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호주의 멋진 풍광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영상이 가득합니다. 영화를 보며 '호주가 참 아름답구나!'하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극적인 재회에 보는 이의 심장도 콩닥콩닥. 눈물 글썽...@_@
시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서로의 생사에 마음 졸이지 않으며 사랑할 수 있는 우리는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보니 우리는 정작 옆에 있는 사람에게 애절함과 고마움을 크게 못 느끼는데... 큰 위기만큼 큰 사랑이 생기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광고에서 말하듯 영화는 한편의 아름다운 대 서사시 같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볼거리가 많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가득합니다.
아쉬운 점은 호주의 '빼앗긴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만 것 입니다.
문제는 많이 제기했는데, 영화답게 아름다운 영상도 보여줘야 되고, 로맨스도 마무리 지어야 되고, 이야기도 많이 풀어나가야 되고... 그래서 바빴는지 문제에 대한 부분은 맛만 보여준 느낌입니다. 그냥 '이런 문제도 있었다' 하는 정도 느낌이랄까요.
찾아보니 당시 호주의 '빼앗긴 세대'에 대한 문제는 오늘날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하긴 우리나라도 위안부 문제나 많은 피해자 문제가 아직 해결 안 된 부분이 수두룩 한데, 그들이라고 별다른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과만 한다고 만행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겪은 고통이 모두 치유되는 것도 아닐테니까요..
어쨌거나 영화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겪은 것이 우리 뿐은 아니었다는 점과, 시대의 비극이 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떻다는 점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더 좋았던 점은 이런 아름답지 못했던 과거사를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어 즐겁고 재미있게 영화를 보며 생각도 해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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