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남자는 맥가이버인 줄 알았던 로망을 깨준 형부 -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현실에서의 아빠도 집안에 뭔가가 고장나면 다 아빠가 고치시고, 뭔가 만들어 달라고 하면 뚝딱 뚝딱 만들어주시는 맥가이버 같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무언가가 잘 안되면 아빠한테 말씀만 드리면 해결이 되었는데, 어느날 부터 프린터가 출력이 되었다 안되었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즐 청소나 이것저것 해봐도 하얀 종이가 나왔다가, 출력이 되었다가 변덕을 부렸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전기 가구 등등의 것들에는 맥가이버이시지만 컴퓨터 프린터는 안 친하셨습니다.
저희 집은 딸만 둘. 그것도 기계를 쓰는 것은 정말 좋아하지만 고치는 능력은 전혀 없고, 무조건 AS 가 진리라 믿는 자매만 있다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친척들이 모인 날 형부가 오신겁니다.
집안 어른들 사이에 끼어서 자리도 불편해 보이고, "컴퓨터와 프린터도 잘 고칠 것 같은 멋진 남자" 포스의 공대출신 형부에게 슬그머니 프린터를 부탁했습니다.
"형부~ 프린터가요~ 노즐청소를 했는데 자꾸 나왔다 안나왔다 해요..
왜 그럴까요? +_+"
친절한 형부는 프린터를 살펴보더니, 한 시간 정도를 시험삼아 출력을 해보고 뭔가 고쳐질 것 같은 희망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만져도 잘 안되었는지, 결과물을 기대하는 처제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부담감을 느껴서인지, 맥가이버로 빙의해 프린터를 뜯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되다 안되다 하던 프린터는 아예 안되게 되었습니다. ㅠㅠ
형부는 부담감을 더 크게 느끼셨는지, 컴퓨터가 프린터를 인식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엔 컴퓨터를 봐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프린터 드라이버를 아무리 여러번 깔았다 지웠다 해도 컴퓨터는 프린터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사망하신 프린터를 인식하는게 더 이상했을지도...ㅡㅡ;;)
그러자 형부는 컴퓨터 포맷을 시작했습니다. ㅡㅡ;;;;
장시간에 걸친 백업과 포맷을 하고 또 다시 프린터 드라이버만 설치했다 지웠다 하다가,
형부는 초기화된 컴퓨터와 못쓰게된 프린터만 남겨두고 집으로 사라졌습니다. ㅠㅠ
분명히 전자 공학을 전공한 "컴퓨터와 프린터도 잘 고칠 것 같은 멋진 남자" 포스의 형부였는데....
결과물은 정말 암담했습니다.
미대 출신에게 "초상화 좀 그려줘." 라는 부탁만큼이나 싫은 것이 (- 미술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말 "초상화 그려줘.") 공대 출신이라고 "컴퓨터 고장났어. 어떻게 해야돼?" "컴퓨터 좀 고쳐줘." 이런 부탁이라고 하는데... 형부에게 곤란한 부탁을 한 것 같아 참 미안해졌습니다...
공대출신이라고 해도 사실은 전자, 전기, 기계, 컴퓨터, 컴퓨터 공학 모두가 다루는 분야가 다르고, 공대 출신이라고 해서 다 컴퓨터를 잘 고치는 것은 아닐텐데,, 애먹었을 형부에게 참 미안해졌습니다.
얼마전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형부를 보자 이번에는 엄마가, 출력할 때 가끔 색이 흐리게 나온다며 한 번 봐 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노즐 청소만 하면 되는 상태라서 어려운 부탁은 아닐 줄 알았는데...
형부가 가고 노즐청소만 하면 되던 프린터는 출력도 안되고, 아무 상관없는 복사와 스캔도 안되는 고철덩어리로 변해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형부가 손 봐주시고 새로 산 프린터인데, 또 사야되게 생겼습니다.ㅜㅜ
저희 형부는 프린터에 무슨 짓을 한걸까요.....
공대 출신이면 컴퓨터를 잘 고칠것이라는 인식보다도,
남자는 맥가이버처럼 컴퓨터도 잘 고칠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근거없는 것 이기도 합니다.
머리로는 남자라고 무조건 맥가이버 같을 것이라는 환상이 틀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남자는 컴퓨터도 잘 고치는 맥가이버 같을 거라는 기대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망을 쫒아 엄한 사람에게 수리를 맡기면, 맥가이버처럼 만지기만 하면 고쳐지는 약손이 아니라, 만지기만 하면 되던 것이 아예 안되게 만드는 몹쓸 손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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