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끼는 운동복을 입는 이유, 강한 동기부여
필라테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사 둔 옷이 생각보다 꽤 많아 돌려입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운동복 정리하다가 엄청난 것을 찾았습니다. 탱크탑이 있더라고요! (진짜 과거의 내가 산 것이 맞긴 맞나 의심했어요)
아마도 헬스장 고인물 복장, 필라테스 고수 복장을 보면 탱크탑에 레깅스만 입고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저도 탱크탑만 입고 운동할 날이 오리라 꿈꾸면서 사 뒀나 봅니다.
몇 년 사이, 탱크탑만 입고 운동할 몸이 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달라진 것이 있는데, 다른 분 시선을 덜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뱃살과 울룩불룩한 살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긴 티나 좀 헐렁한 티를 입어서 가리기도 했는데, 이젠 살이 좀 삐져나오면 나오는대로 그냥 입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가서, 배 나온대로 비키니도 입고요. 완벽한 몸매를 만들어서 뭘 입어야겠다고 계획했더니 이 나이가 되도록 그 완벽한 순간이 안 오더라고요.
운동에서는 보다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제가 몸매 커버를 위해 잘 가리면 가리는 만큼 선생님이 어디를 손대줘야 하는지 놓치시더라고요. 옆구리살이 많이 나와보이면 옆구리살 빼는 운동을 좀 더 시키실 수 있고, 허벅지가 문제 같으면 그걸 신경써 줄 수 있는데, 부끄럽다고 가렸더니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특히 필라테스 그룹 레슨을 받을 때는 몸이 잘 보이는 옷을 입어야 선생님께 피드백을 더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막 입습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아주아주 용감하게 탱크탑을 입어 보았습니다. 마침 너무 더워서 속옷 하나라도 덜 입으면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용기를 보태주었습니다.
그리고 탱크탑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순간,
왜 헬스장 고인물, 필라테스 고인물들이 이런거 입으시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못 견디게 흉해요.
그동안 헐렁한 티로 최대한 가릴 때는 이 정도인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탱크탑에 레깅스만 입어보니, 레깅스와 탱크탑 사이에 삐져나오는 옆구리살, 탱크탑 곳곳으로 삐져나오는 등살, 부유방 등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울룩불룩한 라인은 덤 입니다.
이거 입고 한 시간 운동하니, 전면거울에서 제 모습이 보일 때마다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야말로 충격요법 그 자체에요.
한 시간 내내 드는 생각이 '진짜 뭘 좀 하긴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정말로 다음날 부터 등살, 옆구리살 빼는 스트레칭을 시작했습니다. 너무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운동 오래 하신 분들이 자기가 만든 멋진 몸매를 과시하고 싶어서 탱크탑에 숏 레깅스 입고 운동을 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선후가 다른 경우도 있나 봅니다. 그런 것을 입고 운동을 하니, 동기부여가 되고, 자꾸 자신을 모니터링하게 되어서 계속 그런 것을 입고 운동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