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근대회화전, 너무 잘그려서 소름끼치는 명화들 -볼만한 미술 전시회 추천

라라윈이 본 전시회: 영국근대회화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 볼만한 미술 전시회 추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영국 근대회화전을 보았습니다.
'터너에서 인상주의 화가까지' 라는 부주제로 열리는 전시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특히 인상주의 화가와 작품에 관심이 아주 많은데,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터너와 영국화가들의 작품들이 궁금해 더욱 보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영국근대회화전, 미술전시회, 명화감상,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우선 지하에 있는 매표소에 내려가서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예전에는 한가람 미술관 앞쪽에서 쭈욱 늘어서서 표를 구입했는데, 요즘은 지하의 쾌적한 서비스센터같은 곳에서 표를 발권해줘서 좋습니다. 다만 매표소가 너무 멀어서 많이 걸어야 하는 점이 별로입니다. ㅡㅡ;;


한가람 미술관 마티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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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배가 고프길래 한가람 미술관 1층 마티스 카페에서 와플세트를 먹으며, 혼자 된장놀이를 즐겼어요.
와플과 아메리카노 세트에 5000원이에요. 미술관치고는 가격이 착한 편이죠. ^^ (잠실야구장보다 저렴..ㅋ)
예쁜 공간에 혼자 앉아서 생각을 하다보니,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무척이나 철학적이 됩니다. 이것 저것 생각나는 것들을 다이어리에 정리하다보니, 마감시간이 다가와 전시회에 입장했습니다.



영국근대회화전, 놀라운 수준의 사실적 묘사와 표현

아!
이건 충격의 연속입니다.
세필로 묘사를 한다해도 이렇게 하기 힘든 너무나 놀라운 수준의 사실적 묘사에 놀라는데...
뒤이어 더 놀라게 되는 작품들이 쏟아집니다.

영국근대회화전, 미술전시회, 명화감상,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보도자료에서


더욱이 재료를 보게되면, '재료의 특성으로 인한 사실적 표현 불가.' 라는 미술책의 설명따위는 헛소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료가 "종이에 수채" "파스텔"인데, 0.1mm 펜으로 묘사한 것보다 더 사실적인 작품들이 한가득입니다. 
아.... 우리나라에서 배우던 종이에 수채로 표현하는 기법의 수준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게다가 파스텔로 표현한 양털이라니.... 그 놀랍도록, 사진보다 더 사실적인 표현앞에서는 무릎이라도 꿇고 경외를 표현해야 할 것 같아집니다.


우리나라의 미대입시제도가 사실적 표현을 중시하기 때문에 미대를 지원하기 위해, 대부분 학생들이 어지간한 수준의 사실적 표현능력을 갖춥니다. 미대생이 된 학생들은 어느정도 똑같이 그리기에 대한 자신감들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은 곧 매너리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신이 제법 잘 그린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똑같이 잘 그릴 수 없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 입니다. ㅜㅜ

그러나, 영국근대회화전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게 되면, 그런 자신감이나 매너리즘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바로 깨닫게 됩니다. 영국근대회화전은 머리를 100톤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충격과 강한 임프레션을 받게 됩니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묘사는 묘사축에도 못 끼는구나. 저 정도해야, 어디가서 사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저 정도는 표현해줘야 사실화라고 할 수 있고, 저 정도는 다뤄줘야 수채화 좀 한다고 할 수 있겠구나. 그림 좀 그린다고 하는거구나..." 하는 쓰나미같은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어지간히 그린다해도 우물안 개구리였음을 알게 되는거죠.

미술사에서 다뤄지는 터너와 컨스터블은 인상주의로 넘어가게 되는 중요한 작가로 시험문제에 꼭 출제되는, 또는 대학시험이기에 꼭 나오지는 않더라도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작가이기는 한데,  개인이 더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냥 중요작가, 알고는 있어야 할 작가일 뿐 입니다. 그 외의 작가는 대가임에도 듣보잡같은 느낌입니다. (원래 유명한 분이라해도 제가 모르면 듣보잡처럼 느껴지는 상황...ㅜㅜ)
그러나 터너도 컨스터블도 아닌 작가들의 놀라운 명작을 보면서 영국작가들의 평균수준을 알게 되고, 그들이 교육받고 다루던 미술작품의 기교와 표현방식 수준이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영국근대회화전, 미술전시회, 명화감상,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사진을 찍을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물결이 울렁이는 순간의 생동감과 입체감 원근감, 어수룩해지는 애매한 시간대의 사물과 풍경. 저 멀리 있는 것들의 원근과 묘사의 애매한 지점.
이러한 고민거리들을 우습다는 듯 풀어버린 작품들 앞에서 한 편 너털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제가 고민하는 문제들을 몇 백년 전의 대가들은 이미 풀어버린 것들이구나 하는 허탈함이랄까요.

영국근대회화전을 보노라면, 그림 속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느낌도 듭니다.
너무나 묘사와 표현이 뛰어나서,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먹구름 속에 갈매기가 숨어있기도 하고, 흐릿한 뒷배경인데도 섬세하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구석구석에서 표현을 발견하는 재미가 아주 큽니다.


영국근대회화전, 미술전시회, 명화감상,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영국근대회화전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도록을 볼 수도 있는데, 역시나 직접보면서 느꼈던 너무 잘 그려서 소름끼쳤던 그 느낌은 반의 반도 전달이 안 됩니다.
정말 잘 그린 명화를 직접 감상하고 싶은 분이나
매너리즘에 빠져 괴로운 분이거나,미술관련 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정말 정말 꼭 보시라고 강추하고 싶은 전시입니다.


홈페이지: ☞ 영국근대회화전
장      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기      간:  2010. 6. 25 ~ 2010. 9. 26


* 이글이 구글메인에 소개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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