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데이트 코스 추천: 민간인 통제구역 민통선 안 DMZ의 긴장감 넘치는 데이트
적당히 긴장감 있는 곳, 인적이 드물거나 너무 많아서 연인끼리 붙어있기 좋은 곳, 조용하거나 호젓하여 연인끼리의 말에 집중할 수 있는 곳, 풍경이 좋기는 하나 왠지 마음 한켠이 허해지는 곳, 거기에 특별한 의미까지 있는 곳이면 금상첨화죠.
서울 근교에서 이런 최고의 데이트 코스를 발견했습니다. 민간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고, 긴장감이 가득한 민통선 안쪽, DMZ입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의 긴장감이 팽배하고, 사람이 드물고, 도시의 잡소리도 없이 서로의 말이 너무나 잘 들리는 곳이며,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마음 한켠이 허해지면서, 풍경은 좋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유일한 현장이라는 아주 특별한 의미까지 담긴 곳이라서, 커플나들이 데이트 코스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임진각, 자유로가 아닌 경의선 지하철도 아주 좋아!
경의선도 기차인 줄 알고 KTX타는 서울역사로 갔었는데, 경의선은 지하철입니다. 표도 따로 구입할 필요도 없이 교통카드를 찍으면 됩니다. 서울역에서 경의선 종점 문산역까지는 1700원입니다. 가볍게 교통카드 한 번 찍으면, 바로 특별한 데이트 장소로 이동가능합니다.
서울에서 문산으로 가는 방향에는 손님도 그리 많지 않아서, 커플이 아주 오붓하게 시원한 지하철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풍경 즐겨가며 문산역까지 가면 됩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시원한데다가 지하철 밖으로 보이는 이색적인 풍경이 멀리 기차여행가는 기분을 안겨줍니다.
아주 어렸을 때, 비둘기호, 통일호가 있던 시절에 아빠 엄마와 함께 문산에 왔던 추억이 있는데, 지금은 현대식으로 멋진 건물이 들어서 있지만 왠지 모를 쓸쓸한 느낌은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임진강역으로 갈아타고 가면 됩니다. ^^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한 국민관광지, 임진각
우리에게는 분단의 현장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평화누리 공원과 임진각, 기념센터 등 볼거리 많은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임진각에는 둘러볼 것이 많으니 따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임진각보다 더욱 스페셜한 관광지 DMZ 비무장지대 민통선 안 관광을 먼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임진각, 전쟁과 분단의 아픔과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멋진 데이트 코스 겸 여행 나들이 장소
DMZ관광, 아무나 갈 수 없는 정말 특별한 여행지
DMZ 관광 코스: 통일대교 - 제3 땅굴 - 도라산 전망대
임진각에서 티켓을 사면, 민통선 안 쪽의 통일대교,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를 관광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도라산 역도 관광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민통선 안쪽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시민들이 있었고, 국가안보 문제와 천안함 사태등의 복잡한 문제가 맞물려 현재는 일반인의 관광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라고 합니다. 단체로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사전예약을 하지 않는 한 쉽게 관광할 수 없다고 합니다. DMZ 관광 요일: 화 - 일, DMZ 관광 시간: 9:30~ 3:30
민간인들이 민통선 안 쪽 DMZ관광을 할 수 있는 것은,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입니다. 월요일은 휴무인데, 9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셔틀버스가 운영된다고 합니다. 셔틀버스는 관광객이 많으면 10분 이내 간격으로도 운행하고, 관광객이 별로 없으면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합니다.DMZ 관광 요금: 11,700원 (모노레일), 8,700원 (도보)
티켓 가격은 제3땅굴에서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11,700원, 도보로 땅굴을 둘러보면 8700원이라고 합니다.주의할 점은 통일대교부터 민간인 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주민등록증은 필수라고 합니다. 없으면 못 들어가요. ^^:;
도라산 전망대, 개성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
실제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긴장감이 넘치게 군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니, 군인이 더욱 더 멋져 보이고, 내 남자친구가 그런 군인이었다는 사실에 더욱 멋져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은 전방에서 군생활 하신 분들이 유리하실 듯...)
민통선 안으로 가면, 지켜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진정한 여행을 즐길 수 있기도 합니다.
요즘은 카메라가 필수품이 되면서 관광은 뒷전이고 사진만 찍다 오기도 합니다. ㅜㅜ 카메라로 잔뜩 담아 나중에 집에 와서야 풍경을 감상하는 '선촬영 후감상'이라는 이상한 여행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포토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저 밖에서는 그냥 눈에 가득 풍경을 담아와야 하기 때문에 풍경을 더 눈에, 마음에 가득 담게 됩니다.
도라산 전망대에 가실 때는, 500원짜리 동전을 꼭 준비해 가세요.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개성공단과 개성시내, 멀리 보이는 인공기와 김일성 동상, 그리고 우리의 커다란 태극기 등, 500원을 넣고, 그 끝나는 시간이 너무 아쉬워하며 더 보고 싶어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DMZ 관광의 특별한 기념품, DMZ 장단콩 새알 초콜렛
DMZ만의 특별한 기념품이 있었습니다.장단콩 새알 초콜렛인데, 처음에는 "파주에서만 살 수 있는 유일한 DMZ 초콜렛" 이라는 광고가 너무 재미있어서 보았더니, 서리태 까만콩인 장단콩으로 만든 초콜렛이라 흔히 먹던 초콜렛과는 달리 아주 고소하다고 하여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노란색 상자는 장단콩을 메추리알같은 화이트초콜렛으로 감싼 것으로 커다란 2봉지가 들어있고, 하얀 상자에 든 것은 정말 새알처럼 까만 초콜렛으로 감싼 것으로 6봉지 들어있습니다.
저는 제주도 여행다녀오신 분들 선물로 제주도 감귤 초콜렛 사다주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선물 받으시는 분도 먹을수록 고소한 DMZ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장단콩 초콜렛을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선물로 사왔어요~ ^^
연인끼리 데이트 하실 때도, 이거 하나 구입하셔서 서로 먹여줘가며 다니시면 기운도 나고, 맛도 있을거에요~ DMZ가면 꼭 드셔보실 강추 메뉴이자, 좋은 기념품입니다. ^^
DMZ 관광, 일 년에 단 하루만 밟아볼 수 있는 군내삼거리
그러나 이 곳에서 일 년에 단 한 번, 통일대교부터 군내삼거리까지 밟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경기도 평화통일 마라톤 대회인데, 이 날 하루만큼은 민통선을 지나 통일대교를 건너, 군내삼거리까지 뛰고 걸어볼 수 있습니다.
묘한 느낌이 몰려오는 삼거리입니다.
한 쪽으로 가면 바로 서울쪽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쪽으로 가면 바로 개성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경계로 가는 길이라니... 어디든 간에 그리 멀지도 않은데, 보이는 선과 보이지 않는 철책이 가로막아 못 가고 있다는 현실을 느낄 수 있는 곳 이었습니다. 텅 빈 삼거리만큼 마음이 휑해지는 공간이라고 할까요...
초등학교 때나, 열심히 따라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 지겨웠던 통일기원 포스터대회, 표어대회를 끝으로, 크면 클수록 통일은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었고, 분단국가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일이 아닌듯 점점 둔감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어디로든 2~3km 내외면 닿을 수 있는 황량한 군내삼거리 한 복판에 서서, 세 방향을 바라보니 착찹해집니다.
그렇기에 9월 12일에 열리는 경기도 평화통일 마라톤 대회를 통해, 민통선을 넘어 군내삼거리까지 와서 이 곳을 밟아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만여명이 함께 북에 조금 더 다가가는 이 곳까지 손에 손잡고(는 아니고요... 각자 뛰겠지만) 올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당초 계획은 군내삼거리가 아니라, 남북협의소까지 달려가서 톨게이트가는 북으로 가는 입구까지 갔다가 유턴하여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근래의 경색된 남북상황 때문에 계획을 변경하여 군내삼거리까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 훈훈해지면 경기도 평화통일 마라톤 대회가 군내삼거리가 아닌, 개성공단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될 수 있을까요..?
민통선 넘어 얼마 되지도 않은 거리에 있는 북과 막혀있어서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개성쪽에서 낯익은 트럭이 나옵니다. 이마트, 훼미리마트 트럭이 나와 눈이 휘둥그레해졌는데, 개성공단이 입주하면서 편의시설도 함께 있기에 그곳을 오가는 트럭이라고 합니다. 트럭도 아무때나 다닐 수 없는데, 개성공단을 오가는 트럭을 직접 본 것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도 하십니다.
트럭도 우리도 갈라진 우리 땅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언젠가...
군내삼거리에서 9월 12일에 이 곳을 가득메울 사람들을 생각하니, 저도 경기 평화통일 마라톤에 참가해보고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CeeKay님의 마라톤 완주 포스팅과 레오님의 마라톤 노하우 포스팅에 힘입어, 저도 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도전해 보리라며, 봄에 런닝화도 샀는데, 몇 번 신지도 않은 꼬까신 상태로 신발장에 잘 모셔져 있고, 올해 마라톤 도전은 점점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평화통일 마라톤대회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분단의 현장, 바로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라톤 대회라는 큰 의미와, 그 의미에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6km 코스까지 있어서 올해의 잊혀가던 계획 "마라톤 참가해보기"가 스물스물 생각납니다. 걷는 것 6km는 좀 자신이 있으나, 가볍게 뛰어 6km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한달간 연습해서 출전하면 가능할까요?
6km코스는 아이와 함께 오시는 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참가에 의의를 두고 가 볼 수 있도록 만든 코스이기에 가능할거라는 용기를 주십니다. 그리고, 이 경기도 평화통일 마라톤 대회는 실향민들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대회라고 합니다. 예년에도 북에 고향이 있으신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휠체어에 모시고, 민통선을 넘어 북에서 더 가까운 곳까지 대규모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허락된 단 하루에 동참하시는 분들이 계셨다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막 생기는데, 혹시 함께 뛰실 분 계신지요...? +_+
통일대교
들어가기 어려운 만큼 나오기도 아쉽고, 마음에 담아 더 인상에 남는 민통선 안쪽 관광은 통일대교의 관문을 다시 통과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하루 빨리 저 겹겹 쉴드로 쌓인 저 문이 열려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DMZ 관광, 아주 특별한 데이트 여행
이제는 소음이라고 느끼지도 않는 도시의 소리 속에 파 묻혀 살다가, 숨소리도 들리고, 터벅터벅 발소리도 서라운드처럼 들릴 것 같은 이 곳에 오니, 좋은 사람과 걸으며 이야기하며 오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연인끼리 손 꼭잡고 오시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지뢰금지 표시때문에 갈 수 있는 길의 폭이 아주 좁기 때문에 연인이 달라붙어 있을 수 밖에 없겠고, 사진촬영이 거의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같이 가서 서로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겠고, 둘이 조용하고 호젓한 곳에 있게 되니 마음을 터놓는 이야기나 사이가 가까워 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참 좋은 데이트 코스입니다.
게다가 상당히 먼 곳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으로 편히 올 수 있고, 셔틀버스 등이 많이 있어서, 미리 시간만 알아보시고 동전이나 바꿔서 오시면, 특별한 데이트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제 글이 view best에 소개되었어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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