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바다건너 여행가기 : 아빠 칠순 가족 해외여행 마지막날
부모님과 해외여행 마지막날 아침입니다. 다음날 새벽 비행기라 하루 꽉 채워 알차게 보낼 예정이었습니다. 스쿠버다이빙하고 마사지하고 저녁먹고 쉬고...
씨홀스 다이브샵 아침
마지막 날이 아쉬워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부모님은 더 일찍 일어나 산책하고 수영장 옆의 그네도 타고 오셨대요. 팜그래스 호텔에서는 일찍 일어나도 엘리베이터에 카드 대고 누르는 것과 외국인 직원만 있는 것 때문에 방에 계셨는데, 여기서는 돌아다닐 수도 있고, 한국인들이 있어서 좋다고 하셨어요. 편하셨나봐요.
마지막날 아침 밥도 맛있었어요. 아침 먹고 망고 주문해서 먹었어요. 행복한 마지막날이라 생각했는데, 엄마의 깜짝 발언.
"나 오늘은 안 할래. 무서워."
ㅠㅠㅠㅠ 으엉.... 엄마...ㅜㅜ
엄마를 스쿠버다이빙하게 만드는 마법의 말은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 이거 10만원이야. 이미 결제해서 환불 안 돼." 라고 하면 딸래미 돈이 아까워 무서워도 하신다고 할 겁니다. 그러나 해외여행 와서 돈으로 엄마를 협박하고 싶진 않았어요. 애써 괜찮은 척 하면서 엄마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침 먹고 방에 가서 아빠와 함께 엄마를 꼬셨습니다.
아빠는 죽기 전에 언제 또 해 볼지 모르니까 해 보라고 하시면서 오늘은 두 번 하실거라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설득하셨습니다. 저도 거들면서 " 들어가기 전에 무서운거지 들어가면 좋잖아" 라고 했더니 엄마 다시 솔깃하셔서 하시기로 했습니다.
부리나케 뛰어내려가 애비샘을 찾아 "엄마 다시 하신대요." 했더니, "이미 하신다고 해 놨어요. ^^ " 라고 하셨습니다. 방긋 웃고 다시 뛰어 올라와 바다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시야가 안 좋아도 마음은 좋았던 아빠 엄마와의 스쿠버다이빙
전 날 한 번 해보고 둘째날이니 여유가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나가서 평상에 앉아 놀다가 진주 베드에 누워 사진도 찍고 잘 놀았어요.
전날 함께 다이빙하셨던 어른이 말을 거셨습니다. 올해 환갑 되셨는데, 딸래미가 아빠 엄마와 함께 해외여행 온 것을 보니 보기 좋으셨대요. 전날은 다른 일행이 있었는데 오늘은 없으시다고 아빠에게 같이 스쿠버다이빙 하자고 권하시고, 동영상 촬영도 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아빠 엄마와 함께 와서인지 특혜 받을 때가 많았어요.
바다에 들어가 보니 아쉽게도 이날은 시야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전날 정전이 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져서인지 부유물이 많았어요. 이 날도 아빠 엄마 각각 마스터 한 분씩 전담 마크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아빠 옆을 유영하다가 엄마 옆으로 갔는데, 시야가 좋지 않아 이후에는 아빠를 못 찾았고, 내내 엄마와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들어가는 것이 무섭다던 엄마는 바닷속에서 인어공주였습니다. 수영도 못하시고 물도 무서워하시는데, 바닷 속에 들어오기만 하면 눈이 안 보일 정도로 웃으면서 재미나 하셨어요. 엄마와 함께 바닷속에서 손 꼭 잡고 유영하고요.
애비샘이 명소 알려주셔서 설정샷도 찍고요. 모녀 수중 러브샷입니다.
애비샘은 계속 사진 찍어주시느라 함께 못 찍고, 손가락만 출연하셨어요. 엄마는 마스터와 애비샘까지 두 분이 챙겨주셔서 여왕 다이빙 하셨어요. 애비샘이 워낙 잘 챙겨주셨고, 엄마도 샘이 가르쳐주시는대로 잘 따라하셨습니다. 저희 엄마 스쿠버다이빙에 재능이 있으신거 같아요. (엄마 팔불출 ㅋㅋㅋㅋㅋㅋㅋ )
두번째 스쿠버다이빙인데 혼자서 호버링도 잘 하셨어요. 애비샘이 요렇게 해보라고 하면 요렇게 따라하시고 저렇게 해보라고 하면 저렇게 따라하시며 잘 하셨어요. 나중엔 마스터가 붙잡고 다니는 체험 다이빙 말고 혼자 다니는 거 해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혼자 다니는 건 오픈워터 자격증 따면 된다고 해볼거냐고 했더니 솔깃하셨습니다.
엄마와 달콤한 스쿠버다이빙을 마치고 올라와보니 아빠는 이미 올라와 계셨습니다. 엄마가 너무 재미있어 하셔서 또 들어가자고 했으나 또 들어가기는 무섭고 배에 계신다고 해서, 두번째 다이빙은 아빠와 함께 했어요.
다른 다이버 분들은 상어 보러 가셨으나, 아빠는 체험다이빙이라 상어 볼 수 있는 깊이까지 못 들어가고 5m 언저리를 구경하셔서 저도 상어는 포기하고 아빠와 수중 산책을 했습니다. 모두 상어 보러 가시고, 아빠와 마스터, 저 셋이 수중 산책 하는 기분도 끝내줬어요. 바다 전세낸 기분이었어요.
체험 다이빙은 마스터가 잡아주니 가만히 있으시면 되는데, 수영을 하실 줄 아는 아빠는 가만히 있으시는 것을 힘들어하셨습니다. 쉴새없이 손을 저으며 개헤엄을 치셨어요. 버둥거리면 붙잡고 다니는 마스터 힘드시니까 가만히 계시는 것이 좋아, 아빠가 헤엄 못 치시게 아빠 손을 꼭 붙잡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몇 십년 만에 아빠랑 손 꼭잡고 다녔어요. 커서는 아빠랑 손잡고 다닌 적이 없어 아빠랑 몇 십분간 손 꼭잡고 둘이서 바다 산책을 하는 것이 아주 행복했습니다.
저랑 아빠가 손 잡고 있으니 마스터가 잠시 앞으로 가셔서 사진 많이 찍어주셨어요.
아빠랑 신기한 물고기도 많이 보고 이것저것 구경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아빠랑 둘이서 바다를 전세 낸 듯 구경한 것이 몹시 행복했습니다.
흐린 시야 때문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엄마와 한바퀴, 아빠와 한바퀴 돌아서 저는 쵝오 행복했어요.
세부 해양공원 수상식당 & 깜짝 생일파티
점심은 제가 좋아하는 수상식당이었어요. 저는 수상식당 씨푸드 너무 좋아요!
어느덧 전날과 이날 함께 스쿠버다이빙 한 분들과 낯이 익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는 가운데 깜짝 공연도 해주셨어요.
공연 마지막에는 저희 아빠 칠순 생일 축하한다고 깜짝 축하도 해주셨습니다. 뜻밖의 깜짝 생일 축하에 감격했어요.
아빠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하셨는데, 무척 기분 좋으신 눈치였습니다.
가족 수영장 물놀이
저희는 다이빙 두 번 하고 밥 먹고 리조트로 돌아왔고, 다른 분들은 세 번째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가셨습니다. 마지막 날이라 이틀간 함께 한 장비들 빨아서 널어놓고 리조트동으로 왔습니다. 숙소로 들어가기에 앞서 수영장이 보이자, 끌리듯 들어갔어요.
찬 바닷물에 있다가 데워진 수영장 물에 들어가니, 따뜻한 온천처럼 느껴졌어요. 따뜻해서 너무 좋다고 엄마도 들어오시라고 하자, 저랑 비슷하게 겁 많은 엄마까지 들어와서 가족 전용 수영장 인양 놀았습니다. 한참을 수영장에서 놀다가 나와서 엄마는 수영장 옆 흔들그네도 타셨어요.
사진 올린거 알면 무지 싫어하실 수도 있는데... 저희 엄마 너무 귀요미 같아서....(팔불출 ㅋㅋㅋㅋㅋㅋ)
저도 옆에서 같이 그네 타고 노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네도 직사광선에 데워져서 따뜻했어요. 찬 바닷 속에서 나와서인지 뜨끈뜨끈한 의자도 좋고 온천수 같은 수영장 물도 좋았어요.
저도 엄마도 수영 못하는데도 그냥 같이 수영장에서 노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세부 저녁은 마사지 & 필리핀 현지 식사
세부에서 스쿠버다이빙 한 뒤의 일정은 마사지 받고 밥 먹는 것이 쵝오인 것 같습니다. 이 날은 호사스럽게 큐스파에 갔어요.
아침에 스쿠버다이빙 함께 하셨던 60세 다이빙 선배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아빠 칠순 기념으로 가족여행 온 것이 너무 좋아보인다며 저희 가족에게 저녁 사주신다고, 마사지도 같이 가자고 하셔서 저녁시간을 함께 했어요.
세부 큐스파는 가격 만큼이나 시설이 호사스러웠습니다. 원래는 리조트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노곤노곤하게 핫스톤 마사지를 받고 나서, 마리바고 그릴에 드롭해 달라고 하니 마리바고 그릴로 데려다주었어요.
마리바고 그릴은 필리핀 현지 식사 파는 곳 입니다. 야외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었어요.
지금은 이름이 가물가물한데, 세부 관광책에서 보던 전통 스프, 볶음, 스테이크, 오징어, 라푸라푸 생선 구이 등을 시켜 푸짐하게 먹었어요. 아빠 엄마와 함께 해외여행 온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만나고 감사히 저녁을 얻어 먹었어요.
좀 더 여유로이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으나, 짐 싸서 공항에 가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약간 여유 시간이 있기는 했으나, 지난 번에 세부에 왔을 때 공항에서 너무 오래 서서 고생했기 때문에 이번엔 서둘러서 일찍 출발했습니다.
막탄섬 핫플레이스, 막탄슈라인 & 마젤란스 마커
공항 가는길에 부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여보, 우리 황제 생활이 끝났어. 황제처럼 맨날 놀고 마사지 받고 호사를 누렸는데 이제 끝났네."
"그러게. 정말 왕 귀족 같이 보냈네. 이젠 가야지."
라고 하시는데, 뿌듯하고 감사했습니다. 힘드시면 어쩌나 맘에 안 드시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 황제 귀족 여행이라는 한 단어로 좋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더불어 아까 그 분은 왜 밥을 사주신거냐고, 다른 분들은 원래 그렇게 친절하냐고 물으시며, 여행와서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많이 받고만 간다며 감사해 하셨습니다.
짧은 감상을 나누는 사이 막탄슈라인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 중간에 막탄슈라인과 마젤란스 마커가 있어 마지막 관광지로 들렀어요. 입구부터 쿵쩍쿵쩍 축제 장소 같았습니다. 공항으로 데려다 주시던 차량 기사님께 물으니, 막탄 슈라인이 밤의 핫플레이스래요. 항상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라고...
세부 여행 지도에는 마젤란스 마커라고 나오고 라푸라푸 동상이라고 나오는데, 마젤란스 마커와 라푸라푸 동상이 몇 발자국 거리에 있어요. 현지인들은 관광책에 나오는 이름대로 마젤란스 마커나 라푸라푸 동상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고 막탄 슈라인이라고 한대요. 이건 올레 렌트카 사장님이 알려줬어요. 필리핀 기사님께는 막탄슈라인이라고 해야 바로 알아듣는다고..
마젤란스 마커나 라푸라푸 동상은 흔한 관광지 같았으나, 이 곳 자체가 아주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사람 정말 많고요, 한 켠에서는 공연을 하고, 먹거리 부스가 수 십개가 즐비하고, 기념품도 팔고, 공예하는 분도 있고,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축제할 때 맛집 부스 잔뜩 있고, 여유롭게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 하면서 음악 즐기는 분위기 였습니다. 이 곳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가득했습니다.
정말 막탄의 핫플레이스인가봐요. (- 밤의 핫플레이스, Mactan Shrine)
내려서 사진 찍고 다시 차에 올라타는 관광지가 아니라, 밤에 와서 음식도 사먹고 여유롭게 즐기면 좋을 곳이었어요. 아쉽지만 다음에 오면 그러는걸로...
세부 공항 프리미엄 라운지
비행기 시간 보다 세 시간 전에 도착했더니 티켓팅과 심사가 빨리 끝났습니다. 세부 - 인천 비행기가 죄다 새벽 시간에 몰려 있기 때문에 두 시간 전에 가도 두 시간 내내 줄 서고 비행기 연착되는데, 세 시간 전에 가니 한산했어요. 티켓팅도 금방 하고, 출국심사도 15분 만에 끝낸 다음에 공항 라운지에서 쉬었습니다. PP카드가 없어서, 라운지 티켓은 하나투어 티데스크 통해서 미리 구입해놨어요.
세부 공항 프리미엄 라운지는 자그마했습니다. 음식 종류도 간단했는데, 음료, 쌀국수, 요기거리 등을 먹으니 좋았어요.
잠시나마 쇼파에 기대어 눈 붙이고 쉬었더니 편안했습니다. 아빠는 쇼파에서 한숨 주무시고, 엄마는 이 때부터 카톡으로 폭풍 자랑을 하셨습니다. (카톡 없었음 어쩔뻔...;; )
유심사서 계속 카톡 하실 수 있게 해드렸는데, 여행하는 동안은 신경 끄고 계셨대요. 이제 여행 마치고 돌아가니까 답장 해주신다고...
시간이 많이 남아 라운지에서 한참 쉬었는데, 부모님이 페소 뭉치를 주셨습니다.
세부에 도착해서 부모님께 각각 10만원씩 페소 환전해 드렸는데, 입장료 내시거나 가족이 쓰는 비용 내실 때만 쓰시고 개인적으로 사고 싶으신 것은 거의 안 사셔서 남은 돈이 많았습니다. 남은 돈이 너무 많길래 면세점 쇼핑을 했습니다. 선물 좀 더 사시라고 꼬셔서 아르간 오일도 사고, 깔라만시 원액, 커피 등을 샀는데, 면세점은 페소로 결제해도 달러로 환전해서 다시 페소로 결제하는 식이라 손해인 듯 했습니다. 가격도 비싸고요.
마무리 면세점 쇼핑까지 하고 연착된 비행기에 탑승해 돌아올 준비를 했습니다.
엄마는 비행기 이륙할 때, 스쿠버다이빙샵에서 배우신 이퀄라이징 하시면 귀 안 아프다고 좋아하시고, 들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시는지 새벽 세 시가 되도록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사이 10시면 잠 드시는 신데렐라 아빠는 꿀잠 주무셨고, 저는 졸린 눈 부벼가며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왔어요. (어쩐지 안 주무시고 계속 이야기하신다 했더니, 엄마는 돌아오셔서 몸살 나셨어요.)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아침 먹여서 보낸다고 밥집을 찾으셨는데 가볍게 국수 한 그릇 먹을만한 집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비빔밥을 먹고 싶진 않았고요. 결국 졸립고 피곤하니 그냥 가자고 설득해서 아침은 안 먹고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은평구 가는 공항버스는 그냥 타시면 되나, 남양주 가는 공항버스는 티켓을 사야 해서 티켓 사러 함께 움직였는데 티켓 사고 돌아보니 그 곳에 제일제면소가 있었어요. 국수집을 발견하신 엄마는 다시 아침 못 먹여 보낸다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다음에 인천공항에 새벽에 올 일이 있으면 그 때 먹자며 다음을 기약하고, 부모님과 함께 한 해외여행을 마쳣습니다.
여행 내내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마냥 긍정적으로 즐겨주신 부모님 덕분에 행복한 여행이었어요.
여행 비용 마련하고, 여행 계획 세우느라 신경은 많이 썼으나, 가족끼리 이야기거리가 많아지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추억이 생겼습니다.
[아빠 칠순 기념 필리핀 세부 가족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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