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IT제품 즐기기: 영화 드라마 애플 PPL vs 삼성 PPL 비교
집에서 쉬는 동안 미드 영드를 열심히 보노라니 전자제품 PPL이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영화 스파이에는 삼성 모니터, 삼성 노트북이 나오고, 영드 휴먼스에서 레오가 쓰는 노트북은 에이서 아스파이어 S7이고, 명탐정 코난에서 코난의 최근 핸드폰은 소니 엑스페리아이고, 버본 (아무로 토오루 겸 후루야 레이)는 아이폰을 씁니다. 이렇게 보다가 외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국 제품들이 보이면 무척 반갑습니다. NCIS 전 시즌을 통털어 LG 전화가 3번 정도 클로즈업 된 적이 있는데 (피해자 전화 증거물로 등장했음) 그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웠어요. 해외여행 갔을 때 공항에서 삼성 TV나 LG TV를 본 기분이랄까요, 그러나 최근의 삼성 PPL을 보면 반가우면서도 애플 PPL과 비교하여 부끄러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PPL인지 아닌지 아리까리한 애플 PPL
애플 PPL은 PPL인 것 같은 의심은 들지만 확실하게 PPL이라고 확언하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영드 셜록 시즌2부터 주인공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아이폰과 맥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존 왓슨 (마틴 프리먼)은 삼성 노트북을 쓰고요. PPL이라면 주인공들이 다 애플제품을 쓸텐데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수차례 보노라니, 삼성 노트북으로 의심되는 존 왓슨 (마틴 프리먼) 노트북이 클로즈업 되는 상황이면 로고가 잘 보이지 않게 뿌옇게 처리하거나 스티커를 붙여 놓았습니다.
삼성 노트북인 듯 하나 로고를 붙여 가렸습니다.
특히 이 장면에서는 "삼성 노트북이다!" 라고 생각했으나 클로즈업 장면을 보니 로고에 스티커를 붙여 가렸습니다. 그러나 셜록의 맥북은 로고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티나게 애플 로고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존 왓슨과 노트북 웹캠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인데, 화면이 돌아가면서 언뜻 사과 로고가 잡히지만 클로즈업되는 상황에서는 구석에 쳐박혀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입니다.
사건이 없어 심심하다며 존 왓슨에게 홈페이지에 사건 의뢰가 없는지 찾아보라며 맥북을 건네주는 장면입니다. 건네주면서 자연스럽게 애플 로고가 보이지만 클로즈업 될 때는 이처럼 로고가 반쯤 짤려서 나옵니다.
영드 셜록 시즌2에 이어 시즌3에서도 셜록은 애플 제품을 계속 씁니다. 아무래도 애플 PPL인 것 같다는 심증이 굳어졌는데, 이 장면에서 애플 PPL 참 세련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 로고를 다 가리고 통화를 합니다. 아마도 삼성 갤럭시 PPL이었으면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두번째 손가락을 좀 내려서 로고가 보이게 들어달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로고를 부각시키지 않고 언뜻 보이기 때문에 영드 셜록을 보면 셜록이 맥프레 15인치를 쓰고 시즌2에서는 아이폰4, 시즌3에서는 아이폰5S를 쓴다라는 것을 알 뿐 대놓고 사용장면이 광고처럼 나오지는 않습니다. 셜록은 애플 PPL인 것 같기는 한데, 긴가민가 아리까리 합니다.
대놓고 애플 PPL이라도 세련된 PPL이라고 느꼈던 점
영드 셜록의 애플 PPL은 아리까리하지만, 미드 하우스오브카드의 경우 애플 PPL이 확실합니다. 백악관, 국회의사당에 아이맥이 놓여있고, 주인공 대부분이 맥북, 아이폰을 씁니다.
국회의원들 책상 마다 아이맥이 소품으로 놓여 있습니다. 하우스오브카드 첫 회에는 책상 위에 뚱뚱이 구형 모니터가 등장했는데 다음 화부터는 모든 책상에 아이맥이 놓여있습니다. 소품처럼 그냥 놓여있는데, 때로는 과하게 늘어놓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애플 PPL이라며 대차게 까인 장면입니다. 둘이 회의하는데 무슨 애플 제품이 이렇게 많이 깔려 있느냐고 욕을 먹었지요.
그러나 이 장면에서 애플 PPL이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책상 위에 폰과 태블릿이 널부러진 간접광고였을 뿐, 제품을 마구 클로즈업하거나 진행을 뚝 끊으면서 제품을 부각하지는 않았거든요. 어쨌거나 이 정도면 하우스 오브 카드의 애플 PPL은 꽤나 노골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애플의 PPL이 상당히 세련되다라고 느꼈던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애플 PPL이라고 전부 애플만 쓰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국회의사당의 책상에는 아이맥이 마구 널부러져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고풍스러운 집무실에도 아이맥을 올려놓는 만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애플 PPL이 확실한 것 같지만, 주인공 프랜시스 언더우드 (케빈 스페이시) 의원이나 보좌관 더그 스탬프는 블랙베리를 씁니다. 워싱턴해럴드 신문사는 맥을 쓰지 않고, 델 노트북을 씁니다. 차기 민주당 원내총무가 된 재키 샤프의 경우에는 아이폰이 아니라 윈도우폰을 씁니다. 백악관 TV는 LG TV를 보기도 하고요, 애플 제품의 비율이 크긴 하지만, 다른 제품들도 섞여있어 좀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대화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 휴대폰을 클로즈업하지 않는다
조이 반스 기자와 프랭크 언더우드 의원의 대화 장면인데, 아이폰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을 보여주면서 아이폰은 그래픽으로 화면 내용만 보여줍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둘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무슨 작업을 하는지 궁금한데 그래픽으로 대화 내용을 다 보여주니 좋습니다. 다만 PPL 하는 입장에서는 제품이 직접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서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 쓰는 사람이야 '어! 아이폰이다!' 라고 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도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쓰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앞서 셜록에서 좀 놀랐던 점이 하우스오브카드에서도 똑같이 나옵니다. 딱히 애플 로고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삼성 스타일 PPL이면 배우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클로즈업되면서 제품 뒤로 배우 얼굴이 보이게 찍었겠지요..
이 외에도 제품이 수시로 등장하지만 소품 그 이상은 아닙니다. 일부러 애플 제품의 성능을 보여주는 장면이 없습니다. 그냥 우리가 쓰듯이 전화걸고 문자 보내고 가끔 인터넷 찾아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맥북으로도 인터넷 검색하고, 동영상 보는 정도일 뿐 대단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이패드도 마찬가지 입니다. 클레어 언더우드 (로빈 라이트)가 종이접기할 때 아이패드로 방법을 찾아서 책상 한 켠에 놓고 보고 따라 접는 정도가 나올 뿐 입니다. 억지스럽게 애플의 신기능을 쓰는 장면을 우겨넣지 않아서 "무슨 제품 설명 동영상 찍냐?" 같은 거북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면,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광고가 된지 오래인 삼성 PPL
애플의 세련된 PPL을 놓고도 심하다는 해외 반응을 보며 저는 놀라웠습니다. '이 양반들, 한국의 PPL을 보면 까무러치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제품 원샷으로 직접광고
과거에는 배우가 스마트폰을 쓰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삼성 갤럭시 PPL은 제품 원샷 위주로 아예 대놓고 직접광고를 합니다. 심지어 대사도 "어머 스마트폰 새로 산거야?" 라며 아예 스마트폰 광고를 합니다.
제품명 삽입으로 직접광고
제품을 재빨리 알아채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시청자를 위해 큼직하게 제품명을 써주기도 합니다. 기어 S 라고 못 알아볼까봐...
물론 예스24 크레마원도, 기어S도 실제 제품에 저렇게 제품명이 촌스럽게 박혀있지는 않습니다.
제품 사용법, 새로운 기능 직접광고
사용법을 모를 시청자를 위해 사용법도 알려줍니다. 갤럭시탭 전화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얼굴에 대고 통화하는 장면을 보여준다거나, 갤럭시 카메라에서 찍자마자 이메일 전송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제품 사용법 동영상이 아님에도 클로즈업해서 사용법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갤럭시 노트 사용법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등, 광고를 보지 않아도 드라마를 보면서 신제품의 특징과 기능을 배울 수 있게 해줍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저렇게 쓰는 사람이 없어 몹시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점 입니다.
제가 갤럭시탭을 무척 좋아하기는 했으나, 갤럭시탭 사용자 중에 저렇게 들고 통화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스피커폰이라서 통화내용이 다 들리기 때문에, 이어폰을 꽂고 통화를 했지요. 갤럭시 NX 카메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 전송을 하려면 그냥 휴대폰으로 찍어서 첨부파일로 보내버리지, 힘들게 카메라에서 와이파이 설정한 뒤에 키패드에서 한글자 한글자 이메일 주소 눌러가며 보내는 귀찮은 짓을 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제품 사용법을 극 속에 밀어 넣다보니 심각한 장면인데 빵 터져버리거나, 흐름이 뚝 끊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간접광고가 아니라 직접 광고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새던 바가지,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직접광고같은 간접광고를 하던 삼성은 해외에서도 다된 드라마 영화에 삼성 뿌리기를 하였습니다.
앞서 세련된 애플 PPL로 예를 들었던 하우스오브카드 시즌3에서는 삼성이 본격 PPL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PPL 하듯 바로 기능 삽입 + 제품 원샷을 집어 넣습니다. 보고하는 장면에서 갤럭시탭에서 지도를 보다가 삼성 TV로 전송하여 크게 보여주는 기능을 보여줍니다.
음... 실제로 대통령께 보고할 때, 태블릿에서 검색한 뒤에 TV로 보내어 큰 화면으로 보여드릴 수도 있기는 하겠지요.. 하지만 하우스오브 시즌1, 시즌2에서는 이렇게 억지스러운 장면이 없었던 터라 비교가 되었습니다.
영화 킹스맨은 삼성 PPL로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언뜻 볼 때는 킹스맨 정도면 삼성 PPL이 세련되게 이루어진 것 같지만, 킹스맨을 수십 번 다시 보노라니 편집진이 세련된 것이지 삼성 PPL의 욕망은 킹스맨에서도 대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영화 촬영 및 편집 과정에서 삼성 PPL 담당자와 편집자 간의 밀당이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콜린 퍼스 (해리 하트, 코드명 갤러해드)가 사무실에서 우아하게 삼성 노트북을 쓰는 장면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킹스맨의 클래식한 느낌에 맥북보다 삼성 노트북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킹스맨 무기 진열장에 보면 삼성 노트북, 갤럭시탭, 갤럭시 노트, 갤럭시 스마트폰이 죄다 진열되어 있습니다. 제품 원샷을 넘어선 제품 떼샷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다행히 이 장면은 슬쩍 비추면서 "저건 뭐냐?"는 에그시의 질문에 해리 하트는 "지금은 구닥다리가 된 기술이지" 라고 하고 넘어가서 영화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되는대로 삼성 PPL은 어떻게든 보여주려고 합니다.
에그시가 최종 심사에서 떨어지고 아서의 차를 훔쳐갔을 때, 그 차를 해리 하트의 집 앞까지 되돌리는 장면에서는 갤럭시탭을 클로즈업 합니다. 역시나 편집을 매끈하게 해서 자세히 안보면 갤럭시탭인줄 모르게 넘어갔습니다.
가장 대박인 것은 발렌타인이 전세계인의 핸드폰 유심을 작동시키는 장면에서 전세계인의 핸드폰이 갤럭시 S3입니다.
우와와와아아아아아아! 전세계인이 갤럭시 S3만 쓰다니!!!!!!!! 삼성 PPL의 위엄을 느끼게 합니다.
역시나 편집의 힘으로 "삐삐삐삐삐삐삐-" 하는 작동음이 나오며 빠르게 빠르게 넘어가 세련되게 편집이 되기는 했지만, 정말 비현실적입니다. 어떻게 전세계인의 핸드폰이 죄다 갤럭시 S3일수가...
킹스맨은 201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2014년에 찍었다 해도 그 때 최신형폰은 갤럭시 S5 였지 말입니다. 그런데 전세계인의 핸드폰이 S3라니...
왜 삼성은 애플처럼 세련되게 PPL을 못할까?
삼성제품이 유명한 드라마와 영화에 나와서 자랑스럽기는 하나, 틈만나면 제품을 밀어넣고 싶어하는 욕망의 PPL을 보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애플과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왜 애플 PPL처럼 세련되게 못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유를 혼자 생각해보니 '독창성이 없어서'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킹스맨을 세 번 정도 볼 때까지 아래 장면이 갤럭시탭인 줄 몰랐습니다. 대놓고 딱 들고 있는데도 잘 몰랐습니다. 만약 콜린 퍼스가 갤럭시탭이 아니라 아이패드를 들고 있었다면? 아마도 단박에 알아봤을 겁니다. 사과 로고가 보일테니까요.
삼성과 디자인이 똑같은 제품들이 너무나 많다보니, (삼성 디자인이 독창성이 없다보니..ㅡㅡ) 삼성이 애플처럼 세련되게 언뜻 언뜻 PPL을 하면 돈은 삼성이 대고 남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드라마의 흐름이나 현실성 등과 상관없이 '100% 삼성 제품만 쓴다'는 설정이라거나 '우리 제품 클로즈업 반드시 넣어줘' 같은 요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혼자 상상하는 김에 하나 곁들이자면, 킹스맨에서 전세계인의 핸드폰을 갤럭시S3로 한 이유가 그나마 로고를 가려도 삼성폰인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스마트폰이라 갤럭시 S3로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PPL을 할 때 내는 정확한 ppl 금액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영화 제작비, 드라마 제작비에 꽤 보탬이 되는 금액이기는 하겠지요. 삼성이 PPL을 하여 드라마, 영화를 더 잘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점은 참 고맙습니다. 삼성이 해외 영화, 드라마에 PPL을 할 정도의 회사가 되었다는 점이 나름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한 가지 작은 소망은 빨리 삼성이 고유의 독창성을 갖게 되어, 드라마와 영화에 억지스러운 PPL말고 자연스럽고 세련된 PPL을 하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다 된 드라마, 영화에 삼성뿌리기는 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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