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 망해가는 이유, 외국어 학습 어플 1위의 추락

외국어 학습 어플에서 체스 게임 어플이 되며 망해가는 듀오링고

듀오링고를 무척 좋아했습니다(과거형). 듀오링고를 하다보면, 그래도 하루 1~2분이라도 외국어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고, 몇 시간씩 공부한 날은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좋은 친구가 슬슬 변하더니, 딴 어플이 된 듯 합니다. 

 

 

학습 콘텐츠 개발보다 더 비싼 유료 모델 개발에 치중 

예전에는 학습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2011년도 초창기에는 발음 교정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발음하는 것을 녹음하게 하고, 그것을 분석해서 교정해 주는 것 입니다. 일본어는 듣기 연습만 있었는데 말하기 연습이 생기기도 하고요. 

레슨의 종류도 다양하게 레슨, 회화, 라디오 방송 같은 듣기 코너, 한자 쓰기, 말하기 연습과 듣기 연습 등이 있어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쉽게 문장 한 두 마디를 외우고, 단어를 알게 되곤 했습니다. 하나 하나 더 신경 써서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마도 비디오콜 영상통화 강의가 나온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레슨 - 비디오콜 레슨 광고(이미 유료 결제 고객이나 추가 결제 해야 함) - 레슨 - 비디오 광고 - 레슨 - 비디오 영상통화 광고 - 마무리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면서, 영상통화 광고를 스킵하고 나면 레슨은 몇 개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레벨이 올라가면 초반의 다채롭던 레슨 종류가 싹 사라지고, 그냥 레슨만 남아있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좀 다른데, 아이패드로 하면 레슨만 덜렁 5개 있고, 안드로이드로 하면 레슨은 똑같이 5개이나 영상통화 비디오콜 광고가 3개 입니다. 저도 이미 유료 결제 고객이나, 좀 더 비싼 듀오링고 맥스를 하라고 이러나 봅니다.

 

그런데 듀오링고가 좋았던 것은 가볍고 부담없이 외국어의 끈을 잡고 있을 수 있어서 였습니다. 1:1 AI 영상통화를 원치 않아요..  

 

듀오링고 맥스 광고

 

 

나날이 화려해지고 길어지는 그래픽 & 애니메이션

예전에는 레슨이 끝나면 간단한 피드백 화면(점수, 소요시간, 정답율 등)이 나오고, 다음 레슨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레슨 하나 하고 나면, 그래픽 애니메이션이 몇 분이 나옵니다. "Hey, lalawin!" 이러면서 잘 했다고 칭찬을 하고, 불꽃이 솟아오르고, 듀오(듀오링고 마스코트 새)가 빙글빙글 돌고 춤을 추고 난리가 납니다. 한 번 봤을 때는 "오, 이런 것도 생겼네?" 했는데, 레슨 하나 끝날 때마다 이 걸 반복적으로 보아야 하니 지루했습니다. 레슨에서도 문제였습니다. 라디오 느낌의 회화 레슨에서 주인공의 애니메이션이 시간을 끕니다. 그래서 듀오링고 애니메이션 기능을 다 껐습니다. 그럼에도 안 꺼지는 부분이 있고, 인내심을 실험합니다. 

(광고 보기 싫고, 시간 아끼려고 유료 구독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요...)

 

게다가 아이콘도 난리입니다. 제가 레슨을 하든 안하든 오후 시간이 되면 듀오링고 아이콘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어떤 때는 깨져있다가, 어떤 때는 찢어져 있고 난리입니다. 대체 왜 이러는건지 검색해 보니, "그저 주목을 끌려고" 그러는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엇습니다. 

 

듀오링고 이상한 아이콘
듀오링고 아이콘 변화, 정신 사나워요....

 

듀오링고 그래픽 팀을 대폭 보강했는데, 할 일이 없으셔서 그러나 싶을 정도입니다. 

 

 

외국어 학습 어플에서 체스 게임 어플로 정체성 변화

결정적으로 정체성이 달라졌습니다. 아마도 어플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체류시간이 중요하고, 체스를 내 놓고 나서 체류시간은 엄청나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도 어느 날 체스에 손 댔다가 새벽까지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체스 한 게임을 해도 레슨 하나를 한 것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이제 외국어 학습은 안하고 체스 한 판을 둔 뒤에 매일 학습 스티커를 받습니다. 어느 날부터 듀오링고 어플이 공부 어플이 아니라, 게임 어플이 되어 버렸어요. 

환율까지 올라서, 108,000원짜리 체스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듀오링고 1시간, 2시간을 하면 아주 보람찼습니다. 외국어 공부를 이렇게 많이 하다니, 스스로가 대견했어요. 체스를 시작한 후로는 1시간 하고 있으면 화들짝 놀랍니다. "체스를 한 시간이나 뒀다고????" 라면서 한심한 느낌이 듭니다. 결국 듀오링고 어플을 디지털 웰빙 시간 제한을 걸어놨어요. 별 생각없이 하다보면 금방 체스 한 시간 하더라고요.

 

외국어 공부가 아니라 자꾸 게임을 하는 것도 심란한데, 유료 결제로 1년에 10만원씩 내가면서 게임을 한다는 것이 아주 견디기 힘듭니다. 

 

 

별걸 다 파는 끊임없는 광고 

요즘은 별 걸 다 팝니다. 최근에는 '연속학습기록 복구' 기능까지 광고합니다. 5년을 넘게 하다보니 1000일 넘게 연속학습 한 적이 있고, 깨지고 또 900일 정도를 채웠습니다. 그 기록을 되살리는 것이 그다지 큰 의미가 있진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월드컵 관련 코스튬 의상도 팔기 시작했습니다. 

 

듀오링고 연속기록듀오링고 광고

 

 

폭락한 듀오링고 주식

결국 저는 듀오링고 유료 구독을 해지했습니다. 구독 해지하는데, 해지 버튼만 다섯 번을 눌렀습니다. 그만큼 붙잡습니다. 듀오링고가 상황이 안 좋은 걸까요?

주식을 보니, "듀오링고 망해가나봐요"가 저의 느낌만은 아닌가 봅니다. 

 

듀오링고 주가가 고점 대비 80%가 빠졌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520달러까지 올랐던 주식이 1년 사이 급하락 하여 120 달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쫓기듯이 자꾸 뭘 하나 봅니다. 

 

듀오링고 주가, 듀오링고 주식 가격

 

훌륭한 외국어 학습 어플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더 쉽지 않은가 봅니다. 

 

덧, 다른 외국어 공부 어플 좋은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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