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흘러내려오는 입체안경과 입체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웃겨보이는 것,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자리가 없어서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서 목이 살짝 아팠던 것 등을 감수하고서도 영화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긴 러닝타임에다가 "CG는 있지만 내용이 없다, 어디서 본 듯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아바타를 통한 대리만족: 벗어나고픈 현실 탈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많이 자는 이유도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실보다 온라인 속 캐릭터에 몰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속의 캐릭터는 돈만 들이면 멋진 외모를 가질 수도 있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경험치까지 높이면 높은 레벨로 추앙받을 수도 있기에 현실보다 멋집니다.
영화 속에서도 아바타는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인간보다 키는 두 배나 되고, 몸매도 좋고, 능력치도 뛰어나서 자연과 소통할 줄 알며, 동물을 조종하여 하늘을 날고, 지상을 달릴 수도 있습니다. 인간보다 환상적이죠. (피부가 퍼렇고 얼굴이 좀 웃기게 생기긴 했지만...)
더욱이 영화 속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전쟁에서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고 휠체어 신세가 된 전역한 군인입니다. 그런 그가 아바타를 통해서 다시 걷게 되는 순간의 환희는 보는 사람을 다 뭉클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모습으로는 걷지 못하고 더 이상 군인으로 전투에 나갈 수 없지만, 아바타를 통해 다시 걷고 싸울 수도 있는 것 만으로도 이미 현실보다 아바타가 좋은 상황이 됩니다. 현실에서 그토록 원하는 것, 너무나 바라고 있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아바타를 통해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 입니다.
이 순간부터 관객은 아바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바타를 통해 경험하는 환상적인 세상에 젖어들면서, 점점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싫고, 본 모습이 된 장면이 나오면 단잠을 깬 듯한 기분을 느끼며 아바타 세상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2. 3D 환상 CG만으로도 본전치기
영화에서 아바타를 통한 대리만족 뿐 아니라, 또 다른 사람들의 환상을 충족시켜 줍니다. 꿈 속에서나 볼 법한,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너무나 아름다운 판도라 행성입니다.
감동적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된 영화를 3D로 보면, 반짝이는 행성의 눈꽃이 손을 뻗으면 내 손바닥 위에 사뿐히 내려앉을 것 같습니다. 3D영화의 특성처럼 내가 하늘을 날고 있는 기분으로 허공에 떠 있는 환상의 산 위에 직접 간 느낌이고, 판도라행성의 생명의 나무의 정기를 내가 받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영상과 3D만으로도 엑스포나 박물관, 전시관에서의 입체영화를 관람한 것 이상의 본전은 찾게 되는 것 입니다. 최소한 아름다운 판도라 행성 탐험은 한 셈이니까요. 아바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도 아바타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은데는, 내용을 떠나 극장에서 볼만한 시각적 즐거움 만큼은 확실히 보장된다는 이유도 큰 것 같습니다.
3.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내용
영화 예고편을 보면, 최첨단 군 장비에 맞서 새를 타고 덤비는 부족들의 모습을 보며, 저게 왠 "계란으로 바위치기"인가 싶었습니다. 결론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다 알고 계실겁니다. 당연히 나비족의 승리입니다.
돈과 이익만 쫓으며 최첨단 장비로 몰아붙이는 비인간적인 기계군단을 인간미 넘치는 소수의 사람들이 나비족과 힘을 합쳐 싸워이긴다는 설정 자체가 감동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영화속에도 그들의 전투장면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속 시원하고, 눈물나게 감동적이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보너스로 주인공들의 사랑도 들어가고, 동료애도 나옵니다.
거기에다가 영화는 생각거리까지 던집니다.
아바타는 알고보면 환경영화입니다. 우리주변의 생태계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들의 힘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는 강력한 메세지가 담겨있습니다. 자연의 힘을 경외하고 이용할 줄 아는 나비족의 모습과 아름다운 자연에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것 입니다.
4. 그 밖에.. 배우, 동물
영화의 주인공도 매력적인 한 요인입니다. 주인공인 샘 워딩턴은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주연보다 멋진 '마커스'역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잘 생긴데다가 캐릭터도 매력적이죠. 그리고 이제 환갑을 넘었음에도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시고니 위버와 실제 배우의 얼굴은 안 나오지만 연기력 뛰어난 나비족 캐릭터들이 멋집니다.
나오는 동물들도 멋진데, 타고다니는 말 비슷하지만 말은 아닌 동물과 익룡 비슷한 새가 아주 멋집니다. 트랜스포머를 보고 나면 로보트가 사고 싶어지듯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새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고 하늘을 날고 싶어지는..)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정말 10점 만점에 10점이 아깝지 않은 영화인 것은 아닙니다.
뻔한 내용을 잘 풀어내긴 했지만, 결국은 권선징악적이고 교육적인 메세지를 담은 뻔한 주제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긴장감은 없습니다. 그리고 나비족의 모습에서 원시부족에 대한 편견이 곳곳에서 엿보여 중간중간 불편해지는 부분도 많습니다. 아바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멋지지만, 결국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사실은 더욱 씁쓸합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아쉬운 요소들이 있더라도, 우선 환상적인 그래픽과 3D상영만으로도 극장 관람료의 값어치는 하고 있고, 사람들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요소들과 감동적인 내용에 생각거리까지 던져주기때문에,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로 평가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아바타는 여러 가지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인기를 끌지 궁금해집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 라라윈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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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나그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바타 참 명작이죠 ㅎ
글구 제 블로그에 '좋아'사용법은 방명록에 달아 놓았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요일 되시와요~ ^^
⎿ 라라윈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감사합니다~ ^^
덕분에 저도 좋아버튼 넣었어요~
행복박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정말 이건 꼭 극장가서 봐야되는 영화인것같아요...
무엇보다도 3D로 봐야된다는...^^
인기가 대단하다는게 주말에는 예매 안 하면 볼 수 없더라구요~
⎿ 라라윈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꼭 3D로 극장에서 한 번 볼만한 영화인거 같아요....^^
달려라꼴찌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꼭 보고 싶은데 왜 이건 전체 관림가가 아닌걸까요 ㅠㅜ
아이들이 5살 8살이어서요 ㅠㅜ
⎿ 라라윈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대결장면의 폭력성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바타들의 헐벗은 옷차림의 선정성 때문일까요??
⎿ 정티쳐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어차피 보호자동반이면 입장가능이니 데리구 가세요....저도 큰애가 7살인데 데리구 갈려구요...극장에서 못보면 다음에는 dvd로나 봐야되는데...그러면 의미가 없을듯해서요
에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나마도 편집되서 개봉되었다는 것......-_-;;;
명작이라고 칭찬받는 영화들의 dvd가 나올 때 굳이 아마존이나 외국 이베이에서 구입하는 이유는,
국내 개봉 dvd는 보명 항상 잘린 장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때문에 짜증 많이 나죠.
물론 개봉당시 몇살을 기준으로 했느냐에 따라 외국도 편집하긴 하지만,
국내 출시 dvd는 감독판이나 확장판이란 것들 조차 편집이 지금도 있다는 겁니다.
그걸 언제 알았냐하면......하도 편집장면들이 많아서 한번은 국내 개봉영화의 상영시간하고
해외 dvd에 적혀있는 상영시간하고 비교해서 같으면 무삭제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론
특정장면을 늘리거나 반복하는 방식으로 상영시간을 맞춰서, 그 다음부턴 해외에서 구입합니다.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야기가 그렇게 감동적이었나요? 솔직히 저는 그 이야기 때문에 영화자체를 실망한 케이스여서 말이죠.
kazanarun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두 내일 쓰리디로 보러가요 ㅎㅎ
그래서 엄청 기대중.. 예매에 몇번이나 실패한건지......
안지용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너무나도 보고 싶어요....ㅠ.ㅠ.
극장에서 봐야한느데..... 이고~~ 아이들때문에 가지고 못하고 아쉽네요
데보라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글세요. 전 아바타를 보지를 않았습니다. 날 잡아서 보러 가야겠네요.
핑구야 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대리만족,,,,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전 3D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oddpold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음...전 보는 내내 "주먹 쥐고 일어서"라는 말이 떠 올라서요...
그래픽은 나쁘지 않았지만요.
skagns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아바타 봤지요. ^^
정말 3D라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것도 느꼈어요!
벌써 700만 넘은 것이 1000만 그냥 넘겠던데요. ㅎㅎ
정말 대단합니다.
세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바타 3D 주말표를 구하기 어려워서 조조로 보고 왔어요,.
스토리가 단순해서 오히려 더 영상에만 집중하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판도라 행성의 종족들은 .. 제3세계의 토속을 다양하게 섞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지요.
아디오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흐... 전...... 3D처음보고 신기해서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
친절한민수씨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명작이죠~
아마 1000만 넘어서 기록을 세울듯 싶은데...ㅋ
PinkWink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들의 삶이 부럽더군요...
숲과 동물과 소통하는 그 모습이...
그렇게 사는 삶이 또 부럽기도 하구요...^^
소금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 스토리도 그렇지만 3d 기술이 더 끌리는 것같아요. 그래서 dvd가 나오면 살지안살지 고민중입니다. ^^;
하록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러가지로 정말 대 공감! 라라님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잠이 많아졌는데...스트레스 때문이였군요 ㅜ.ㅡ
스페르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바타가 인기를 끄는 이유라...
http://woonhokum.tistory.com/52
영화 <아바타>와 뉴에이지 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