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에 대한 생각, 하느님이 돈이 필요하실까?

교회 성당 헌금, 꼭 십일조를 내야할까?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암에 걸린다, 보너스에서도 십일조를 내야 한다, 길가다 돈을 주웠어도 십일조를 내야 한다"는 등의 뉴스를 보니 의아했습니다. 제 눈에 악착같이 돈을 뜯어내는 상업적인 것으로 보였던 겁니다. (삐딱한 신자)


십일조 안내면 생명책에서 지워버릴거야


이제는 기독교라는 말이 개신교를 지칭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으나, '기독교'는 성경을 읽는 종교라는 뜻으로 카톨릭과 개신교 등 성경을 읽는 종교들을 아우르는 말 입니다. 같은 성경을 읽고도 저마다 해석하는 바가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목회자는 성경에서 십일조에 대한 해석이 매우 빡세게 하며 "용돈, 보너스, 길가다 주운 돈, 복권 당첨금 5천원이라도.. 모든 수입에서는 무조건 하나님께 드릴 돈 10분의 1부터 바쳐라" 라고 해석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해석이 다르다 보니, 성당은 십일조를 내지 않습니다. 헌금을 내긴 하지만, 수입의 10분의 1을 반드시 내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신자 가정마다 한 달에 한 번 내는 교무금이라는 것이 있긴 한데, 자신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4인 가족이면 생활비를 고려해 몇 천 원에서 만원 정도입니다. 4인가족의 십일조는 수입을 가족 수로 나누고, 생활비 빼고, 거기에서도 10분의 1도 안되게끔 계산합니다.


물론 신부님들도 헌금 더 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실 때가 있습니다. 신부님들의 경우 다른 성당에 앵벌이(?)를 다니십니다.

가령 군부대 신부님의 경우 부대 성당의 헌금으로는 군 장병들 초코파이 살 돈도 모자라서, 다른 성당에 와서 강론을 하시고 2차 헌금을 걷어가십니다. 2차 헌금이라고 함이 하나 더 놓여 있는데, 거기에 걷히는 만큼 전해드리는 것 같습니다. 신자 입장에서는 내키면 천원짜리 하나를 더 꺼내어 2차 헌금함에 넣으면 되고, 부담스러우면 안 넣으면 됩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지역 신부님들이 곳곳을 돌며 강론을 하시고, 저희 지역의 상황이 어려우니 좀 도와주세요. 라며 강의비 겸 헌금을 받아 가십니다.



모든 것을 갖고 계시는 하나님께 왜 헌금을 내야 하지?

많이 걷어가든 적게 걷어가든 헌금에 대해서는 가끔 의문이 듭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친구는 어느 날 문득 의문이 생겼답니다.


'하나님은 모두 다 가지고 계시는데, 이런 푼돈이 필요없으시잖아.'


라고요. 그러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람에게 돈만큼 소중한 것도 없으니, 가장 아까운 돈을 바친다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겠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친구의 이야기가 너무 설득력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십일조 강요 대신 햇볕 정책이 낫지 않을까?

친구처럼 혼자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헌금 유도 방식에 따라 헌금액이 많이 달라집니다.


중학교 때 영락교회 재단의 미션스쿨에 다녔습니다. 신앙수련회도 있고, 추수감사절 축제도 하고 했었는데, 학생들에게 헌금 많이 내라는 강요는 하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헌금을 걷기 보다 교회에서 베풀어주려고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떡이랑 과일 간식 등을 주고, 뭔가 해주려고 했습니다. 교회 행사날은 푸짐히 얻어가는 날이지, 헌금을 삥뜯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도 기도회에 참여해서 시험 잘보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하고, 교회 봉사활동에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역시 미션스쿨이었는데 이 곳의 교목님은 딴판이었습니다. 종교수업 시간에 들어와 한 시간 내내 "용돈으로 떡볶이 사 먹으니 살만 찌지. 그 돈으로 먹기만 하지 말고 십일조를 내라"고 강요했습니다. 기독교 학교라고 해서 베푸는 건 쥐뿔도 없었는데, 종종 헌금 삥뜯어가는 날이 있었습니다. 특정 종교 기념일이면 강제로 헌금을 걷었습니다. 학생들은 그에 대한 반발로 100원씩만 냈습니다. 100원조차 안 내면 명단에서 X표를 하고 담임선생님한테 혼나니까 최소금액 100원씩만 냈던 겁니다. 딱 한 명, 종교부장만 만원 냈어요. (기독교인이 종교부장 한 명은 아니었는데....)


성당에서 평소에는 헌금으로 제일 깨끗한 천원 짜리 하나를 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눈물을 흘리며 지갑에서 만원 짜리를 꺼내어 냈던 적이 있습니다. 무척 힘든 시기였는데, 신부님의 포근한 말씀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신부님의 강론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고, 답답했던 마음이 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그 때 말씀하신 내용은 흐릿하게 기억에서 지워지고, 그 때 정말 감동해서 울었던 기억만 납니다. 미사포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거리면서 헌금을 냈습니다. (미사포가 그런 용도로도 좋을 줄은 몰랐는데...)


헌금이 많이 걷히면, 더 많은 목회활동을 할 수 있으니 신자들이 더 많이 내주길 바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놓고 "십일조를 바쳐라, 십일조를.. 더 내라, 더더더더더더"라며 부담을 주는 것보다는 먼저 베푸는 햇볕정책이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나눠주고 세금을 나눠주는 세관이 아니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교회는 십일조 안내면 나쁜 일 생길거라며 불길한 저주를 내리는 곳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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